실패를 통과하는 일,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여정

박소령님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

by 율리
namu-jogag-eul-deulgo-gogunbuntuhaneun-ppalgan-jong-i-salam.jpg 이미지 : freepik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성공가도만을 달리는 인생은 아마 없을 것이다.

원했던 목표를 이루고 인기를 얻고 하는 일이 잘 될 때가 있다. 열심히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고, 긴 시간 노력한 일이 한 순간 수포로 돌아갈 때도 있다.

누구나 크고 작은 실패와 성공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그 시간을 한 번쯤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공의 어떤 순간, 지난한 고뇌와 실패의 시간을 지날 때는 모르지만, 돌아보면 내 삶의 패턴이 보이기도 하고 그 자체가 새로운 동력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의 실패의 기록을 읽는 행위도 어쩌면 비슷하지 않을까?



박소령 님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 박소령 님은 디지털 콘텐츠 스타트업 ‘퍼블리’의 창업자다.

이 책은 2015년 퍼블리 창업부터 2024년 회사 매각과 함께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기까지 그의 기록이다.


인생에서 필요 없는 경험은 없다는 말이 있다. 기쁘고 행복한 일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쓰디쓴 경험도 인생의 자양분이 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 경험들을 어떤 배움과 통찰로 끌어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타인과 세상을 원망하고 지지리도 운도 없음을 탓한다면, 지나온 시간도 남은 삶에서도 배움과 성장을 기약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통과하며 무엇을 배우고 그것을 어떻게 자원으로 활용하느냐일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실패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더 절박한 질문은 어떻게 실패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실패를 다룰 것인가, 혹은 실패 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 실패를 마주했을 때 패배감은 옆으로 밀어두고 가만히 상황을 살펴본다면 그 잔해에는 반짝거리는 것이 잔뜩 섞여 있다.

그리고 그 일에서 무엇인가를 배웠다면, 그것을 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실패를 통과하는 일, 12p-



하나의 기업, 특히 투자를 받아 운영하는 스타트업의 CEO는 날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일 것이다(물론 나는 창업도 사업도 전혀 경험이 없지만). 투자유치를 받는 일, 수익 모델을 만드는 일, 새로운 사업으로 방향 전환을 꾀하는 일, 주주들과의 관계부터 사람을 채용하고 관리하며 직접 해야 하는 실무까지. 책을 읽는 동안 10년을 1년처럼 보냈을 그녀의 일상들이 그려졌다.

어떤 일을 하든, 하고 싶었던 일(여기에 진정성이 더해진다면)에 몰두하는 일은 창업이든 조직의 일원으로 일을 하든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이 책의 메시지를 하나로 응축한다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깨닫게 된 10년의 여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에 창업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의 모든 결정이 연동된다. 내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어야만 후회를 최소화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실패를 통과하는 일』, 329p-



결국 창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매일매일 답을 내야 하는 일이라고 작가는 강조한다.

맞닥뜨리는 모든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는 도전의 과정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가,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은 없는가’를 끊임없이 되묻고 의심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여러 상황을 겪기도 한다. 내 못난 모습을 바닥까지 확인하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볼 때도 있다. 정말 어렵고 힘들 거라 예상했지만 쉽게 통과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그 시간들을 통과하면서 자신에 대해, 일의 본질에 대해 배우고 깨닫는다(이 배움이 값지다고 해서 실패의 과정을 일부러 겪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고, 어떤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그 일의 시작과 끝에 대해, 그 과정들에서 내가 해야 할 수많은 선택과 질문, 그것을 대하는 내 태도는 어때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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