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란에 익숙해지기
학기가 시작은 8월 27일이고 나는 25일 토요일 밤에 기숙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화수목금토 총 5일을 엄마랑 동생이랑 여행하는 일정이었다.
이번 포스팅은 보스턴을 떠나 뉴욕에서 보낸 약 이틀의 시간,
그리고 교환학생 초기 대혼란의 시간들 되돌아보기...껄껄
사실 뉴욕 여행은 여행도 아니었다. 뉴욕에서 버지니아 대학교가 있는 샬럿츠빌 (Charlottesville)까지 기차로 7시간인데, 그것부터 시작해서 혼자 기숙사 들어가기까지의 대장정을 앞두고 있다는 긴장감에 제대로 즐길 수도 없었다.
아침에 예약한 자유의 여신상 페리를 타고 돌아오니 벌써 기차 탈 시간.
미국의 가장 흔한 기차 Amtrak (사실 이것 말고 다른 기차가 있는지 모르겠다.) 타고 뉴욕에서 Charlottesville 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두근두근두근. 그리고 엄마가 우는지 안우는지 슬쩍 지켜봤는데 안 울어서 다행이었다. 엄마가 울면 같이 울 게 뻔한데, 평소에 낯간지러운 말을 안하는 나로서는 상상만으로도 오글거려 속이 아팠다. 감동적인 영화 슬픈 장면 좋아하면서 이런 건 왜 싫어하는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샬럿츠빌 도착한 다음이나 기차 내부 사진이 있으면 좋을텐데, 긴장해서 그런지 사진이 하나도 없다.
다음 사진은 어찌어찌 기숙사에 들어온 다음 찍은 것.
침대 매트리스가 저렇게 파란 시트로 덮여있는데, 사실 그 날 추워서 죽을 뻔 했다.
저 시트가 너무 차가운 감촉의 천이었고...
나는 에어컨을 어떻게 끄는지 몰랐고...
소심한 마음에 RA한테 연락도 못하겠고 (처음에 기숙사에 짐 옮겨다줄 때도 뭐라뭐라 하는데 못알아들어서 그냥 웃기만 했다.. 바보...)
엄마한테 전화하면 울 거 같아서 참고 옷도 두 세 겹씩 껴입고 누워있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RA한테 문자를 보냈다. 새벽 2시에.
다행히 RA가 바로 답장을 해줬고 걔가 알려준 방법은 "전원 버튼을 10초간 눌러봐!"라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었다.
이것도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인의 특징인가..? 전원 버튼을 몇 초간 눌러서 끄는 기계들은 많지만 누가 10초까지 기다려... 어쨌든 끄는 방법을 알아서 다행이었다.
혼자라는 건 늘 약간 외로우면서도 설레고 뿌듯한 일이다.
짐도 풀었고 혼자 학교 탐방도 했고,
다음 포스팅부터는 사람 사귀는 얘기를 써볼까보당
교환학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사람 사귀고 원없이 노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