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스키장을 통해 배우는 부동산의 가치
요새 골프를 배우고 있는 중이고, 아주 간간히 필요에 의해 필드에 다녀오게 되었어.
나야 골프를 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라운딩을 직접 나가는 일도 굉장히 적은데, 자주 그리고 오래 다녔던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군 이래로 지금껏 골프장이 흥행했던 때가 없었다고 하더라고.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겠지? 1) 코로나로 인해 다양한 사교/스포츠 활동상의 제약이 존재하지만 골프는 예외로 인정받고 있는 활동 중 하나이고, 2) 많은 골프인구들이 비교적 저렴하고 여행도 겸할 수 있는 해외 골프장도 많이 이용했으나 지금은 해외를 다녀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보니 국내 골프장이 성행할 수밖에 없는 듯해.
그렇게 넘치는 수요들을 공략하기 위해서 수도권의 일부 골프장이 소위 말하는 "3교대"를 돌리고 있다고 하더라고. 통상적으로 골프장들은 해뜰녘부터 해질녘까지 운영되고는 했는데, 조명을 설치해서 저녁타임까지 운영하는 골프장이 있다고.
지금은 거의 겨울에 한두번 갈까 말까 하지만 스노우보드를 좋아해서 예전에 스키장에 자주 다녀왔던 적이 있었어. 그 때 좋았던 것이 스키장이 야간타임이 있었다는 것인데, 스키장은 심지어 야간과 새벽타임까지 있지. 스키장에서 야간과 새벽타임까지 돌릴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1) 스키장의 눈을 온전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아 그 시간들을 온전히 활용해야 이익이 극대화되고 2) 스키장 인원제한이 있지 않다 보니 주간에 사람이 너무 몰리는데 조금 더 쾌적한 이용을 위해 인원을 분산하고자 했던 이유도 있을 것이고, 3) 사람들이 보통 스키장을 숙박을 끼고 오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야간 또는 새벽의 스키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었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우리가 흔히 비즈니스를 영위할 때 생각하는 고정비와 변동비 관점에서 보자면
1. 스키장 자체를 보유함으로써 들어가는 비용 또는 임차하는 비용이 완전한 고정비가 될 것이고
2. 야간/새벽타임을 추가해서 더 많은 사람이 스키를 탄다 하더라도 눈이 어디 가는 것이 아니고 더 많은 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물론 설질을 좋게 만들기 위해 인공눈을 매 타임마다 보완해주는 식의 보충은 있지만, 크게 보면 더 추가하는 것이 없다고 가정) - 결국 한 시즌을 위하여 준비한 "눈"도 고정비로 간주될 수 있어 보이고
3. 인건비와 조명 등은 야간/새벽타임을 운영하는데 추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니 시간적인 면에서는 변동비 성격이 있으나, 동타임에 1명이 오든 100명이 오든 동일하게 소요되는 비용이라는 관점에서 고정비/변동비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성 비용으로 보여지네
따라서, 손님의 입장료가 야간/새벽타임을 운영하는데 추가로 필요한 3번과 같은 고정/변동비 성격이 모두 포함된 요소의 비용들을 커버하는 수준 이상만 된다면 운영하는 것이 합당한 의사결정이 될 것으로 보이고, 그만한 수요가 있었으니 운영하지 않나 싶어
이러한 야간/새벽타임의 운영은 2번으로 설명한 "눈"이라는 고정비성 항목을 잘 레버리지한 케이스인 것으로 보이고, 1번 "스키장"이라는 물리적인 장소로서의 고정비성 항목을 레버리지하려면, 겨울이 아닌 시즌에 해당 장소를 다른 용도로 활용해서 수익을 창출하여야 할 거야
골프장도 이와 비슷하게 대입해보면
1. 골프장이라는 물리적인 부동산을 보유함으로써 들어가는 비용 또는 임차하는 비용이 완전한 고정비가 될 것이고
2.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그린" 이 스키장의 "눈"과 같은 고정비가 될 것이고
3. 야간타임을 운영함으로써 발생하는 인건비/조명 등 전기비용 등이 고정/변동비 성격을 포한 하이브리드성 비용으로 보여.
손님을 더 받아도 비용의 증가가 없는 "그린"이 있기 때문에, 3번과 같은 비용들만 받쳐줄 수 있는 손님이 충분히 가능하니 저녁 타임의 운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고, 나아가서 새벽 타임의 운영도 가능하겠지?
여기서 더 나아가서, 1번의 고정비까지 레버리지하려면, 골프장이 휴장을 하는 겨울 시즌까지 골프장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거겠지?
사실 나는 주로 부동산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두 케이스 모두에서 "1번"의 고정비 레버리지가 부동산의 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해
부동산의 가치는 그 부동산에서 정해진 기간 동안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의 값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데, 1번의 고정비 레버리지를 올리는 수단들이 "정해진 기간 동안 창출할 수 있는 수익" 자체를 높이는 활동이 될 수 있다는 거야. 물론, 그것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가 필요한데,
1) 해당 활동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충분해야 하고
2) 그 수요의 충분함은, 나 아닌 다른 주변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동일한 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조차, 그것마저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할 것으로 보여
예컨대, 내가 공유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치고, 입주사를 모집하는데 이 1번 레버리지를 극대화 하겠다고 해서 "주간"에 입주할 회사와 "야간"에 입주할 회사를 나눠서, 야간까지 수요를 받는다고 치면, 이렇게 야간에 업무공간을 임차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을까? 그리고 만약 그 수요가 존재해서 나 말고 다른 업무시설들도 똑같이 야간 상품을 판매한다면? 이에 대해 답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어느 날 반짝 내가 야간 상품을 팔아서 추가적인 임대수익을 낸다고 해서, 그것이 부동산 가치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 같아
근데, 골프장에 있어서는
2) 일부 골프장만이 저녁 타임의 골프를 할 수 있는 여건(e.g., 숙박시설을 같이 갖추거나, 수도권에 완전 인접하여 편의성이 좋거나)이 되어 있다보니 유사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는 규모가 제한적이므로
1) 소비자의 수요만 충분하다면
충분히 장기적이고 보편적인 매출상승 요인으로 보여지고 그에 따라 이것이 골프장의 가치 상승을 견인하지 않을까 싶어. 이미 COVID19 등장 이후 나오는 골프장 매물들의 가격을 보고 너무 높아서 소스라치게 놀랐는데, 위 가정이 실현이 되면 그 가격이 "싼 가격"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