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시장이 지루하게 흘러가는 시기에는 ‘공격적인 투자’, 레버리지 ETF나 밈 주식이 유혹처럼 다가옵니다. 지수가 변동이 적어 재미 없다는 생각이 드는 시기에는 변동성이 큰 주식을 찾아 잠깐의 기회를 잡고 수익을 확 끌어올리고 싶어지죠. 하지만 그런 기대와 달리, 공격적 전략은 자주 실패로 끝납니다. 지켜볼 땐 꾸준히 상승하더니 내가 사면 하락해버리고, 도대체 왜 그럴까요?
레버리지 ETF나 밈 주식이 ‘위험해서’라기 보다는 이러한 투자를 실패로유도하는 심리적·구조적 요인이 있습니다.
투자보다 앞선 성급한 감정
공격적인 전략은 보통 ‘기회’라는 이름으로 포장됩니다.
이 종목은 진짜 터질 것 같아. 지금 안 사면 바보다. 이번만큼은 확신이 있어.
이러한 생각들은 사실 냉정한 분석이 아니라 뜨거운 감정의 언어들입니다. 감정이 앞서는 순간에는 지능이 낮아진다고들 하죠. 호가창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순간엔 누구나 냉정을 잃게 되고, 자연스레 낮은 지능을 보이며 잘못된 판단과 선택을 합니다. 그 감정은 대개 원초적인 욕망에서 시작돼요. 앞서 투자했던 손실분을 빨리 회복하고 싶어서, 남들보다 앞서가고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서 그리고 한 방에 일확천금을 얻고 투자를 끝내고 싶기도 하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얼마나 헛되고 멍청한 생각일까요, 투자란 내 돈을 시장에 던지는 행동입니다. 컵 속의 물을 시냇물에 부으면 어느게 내 물인지 모르는 것처럼, 내 돈을 시장에 던지면 어느게 내 돈인지 모르게 되는데 우리는 내 돈을 찾으려 허우적 거리기만 합니다. 그게 바로 뜨거운 감정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거고요.
감정이 투자의 앞자리를 차지해 날 혼란스럽게 만들면 , 그때부터는 시장의 흐름이 아니라 내 안의 기대감에 따라 매매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대는 시장을 통제하지 못하죠. 내 맘대로 호가와 그래프가 움직여주지 않잖아요. 가장 저점에 사서 팍 튀어오르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지만 그걸 현실로 매번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고, 실망은 실수를 부릅니다. 공격적인 투자 실패의 상당수가 바로 이 ‘과도한 기대감정’에서 시작돼요.
손절이 아니라 ‘승부’가 된 투자
공격적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한 번 진입하면 쉽게 나오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지금 팔면 지는 거야. 여기서 물타면 본전은 찾을 수 있어. 조금만 더 기다리면 반등할 거야.
처음엔 투자를 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자존심을 걸고 싸우게 됩니다. 시장과 싸우는 게 아니라, 손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기 자신과 싸우는 거죠. 얼마나 무지한가요. 시장을 이기려 들면 상처받는건 나 자신 뿐인걸요. 이때부터 투자자에게 ‘손절’은 전략적 판단이 아니라 패배 선언처럼 느껴집니다. 내가 졌다는걸 인정할 수 없는거에요. 손절이 마치 ‘손가락 하나를 절단’하는 것처럼 잃은 돈들이 고통이 됩니다. 잃은 돈을 바라보는 시간과 감정적 고통은 비용으로 생각하지 않게 돼요. 그래서 손절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넣거나, 무리한 레버리지를 쓰게 되는 거에요.
결과는 뻔하죠. 시장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손실은 더 커지고, 포지션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지고, 그때서야 비로소 무기력한 청산으로 끝나게 됩니다. 애초부터 냉정한 판단과 시각으로 투자처를 정하고 가격대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뜨거운 머리로는 할 수 없는 상태고,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한것이죠. 이러한 생각이 들면 다행인게, 애초에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으려하는 습성으로 시작한 투자 습관이라 이러한 과오를 반복하게 될거에요.
변동성을 감당할 준비 부족
공격적인 전략은 대부분 고변동 자산에 집중됩니다. 레버리지 ETF, 급등 테마주, 비트코인, 고위험 옵션 등. 이 자산들의 공통점은 등락폭이 크다는 것이에요. 단기간에 10% 이상 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20~30% 손실도 순식간에 찾아옵니다. 그 때부터 ‘존버’가 시작되고, 적절한 현금비중을 갖고 있지 않다면 하락한 가격을 보며 손가락 빨고 있을 수 밖에 없죠. 이런 상황은 심리적 압박을 유발합니다. 매일 주가를 확인하게 되고 자연스레 손실이 날 때마다 내가 저기에 왜 투자했을까 하고 자책하고, 반등할 때는 작은 상승에 기대하다 더 크게 무너져 결국엔 지쳐서 포기하게 됩니다
공격적 투자를 하려면 심리적 체력, 계획된 대응 시나리오, 손실 감내 한도 등이 명확히 세팅되어 있어야 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그런 준비 없이 그저 ‘확신’만 갖고 진입합니다. 그 확신도 어떠한 객관적 사실과 근거에 기반한 것이 아닌, 소문과 추측 그리고 느낌에 기반할 때가 더 많아요. 시장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확신은 한두 번은 통할 수 있지만, 시장은 결국 그 확신을 시험하게 되어 있어요. 그 시험은 내 그릇 싸움으로 이어집니다.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로 이어지고, 투자금 없이도 얼마나 일상을 살 수 있느냐로 이어지고요.
감정 없는 공격은 전략, 감정 섞인 공격은 도박
공격적인 전략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구조적 준비와 감정 통제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한 기대와 감정으로 진입한다는 점이에요. 투자는 속도의 싸움이 아니라 지속성의 싸움입니다. 꾸준히, 구조적으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기만의 기준을 지켜가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습니다.
공격하고 싶을수록, 한 발 뒤로 물러서 보세요. 지금 당신의 전략이 공격인지, 충동인지 분간할 수 있는 거리는 늘 그 ‘한 걸음 뒤’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