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의 사유

부자가 빠져나간 나라, 남겨진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by 김현재


요즘 한국 사회에서 부자에 대한

시선은 참 묘합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부자를 좋게 보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죠.


내가 부자가 되지 못한다면,
너도 부자가 되어선 안돼!


이런 고약한 심보로 언론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자들의 소비나 재산을 두고 ‘사치’나 ‘탐욕’이라고 비난하죠. 하지만 그 안에는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공존합니다. 이 아이러니한 정서가 과연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부자들이 지탱하는 세금 구조


우리나라의 세금 구조를 살펴보면 상위 10%의 고소득층이 전체 소득세의 60% 이상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종합소득세, 법인세, 양도세, 보유세 등 대부분의 세수는 부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옵니다. 이들은 단순히 세금을 내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소비 측면에서 고급 식당, 예술·문화, 럭셔리 브랜드,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내수시장을 움직입니다.


만약 이들이 대거 해외로 이주하거나 자산을 외국으로 이전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세금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결국 중산층과 서민층의 세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복지 혜택은 줄어들고, 국가는 재정적 압박을 견디기 위해 또 다른 세율 인상이나 규제를 고려하게 됩니다.




부자 혐오 정서가 부른 역효과


우리나라는 유독 ‘부자 혐오’가 강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부자는 ‘운이 좋아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편법이나 불법을 쓴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낙인찍히기 쉽습니다. 이런 정서는 정부 정책에도 반영돼 ‘부자 증세’가 정치적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부자들에게 ‘너희는 악이니 더 많이 내라’라는 압박만 가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부자들은 점점 한국을 떠나려 할 겁니다. 해외로 자산을 빼돌리고, 조세 부담이 낮은 국가로 이민을 고려합니다. 결국 국내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경제 전체가 흔들립니다.




부자가 떠난 나라의 미래


세계적으로 부자들이 대거 떠난 나라들의 공통된 특징은 경제적 쇠락입니다. 아르헨티나는 한때 남미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지만, 부자들을 ‘적폐’로 몰아 고율의 세금을 부과한 결과, 그들은 자본을 들고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늘어난 세금과 폭등하는 물가, 사라진 일자리 속에서 고통받았습니다.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적 포퓰리즘과 반부자 정서가 극단화되자 자본가들은 모두 국외로 도망쳤고, 남은 국민들은 극심한 빈곤 속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와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이미 글로벌 기업가와 부유층 사이에서는 ‘한국은 세금 부담이 너무 크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부자를 무조건 찬양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일자리와 세금 덕분에 사회가 돌아간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합니다. 부자는 사회의 적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엔진입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자가 사회와 함께 성장하도록 만드는 환경’입니다. 합리적인 세제와 규제, 그리고 부자들의 기부와 사회적 환원이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부자와 서민이 상생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부자를 미워하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부자는 단순히 개인의 사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부를 키우는 데 중요한 축입니다. 만약 부자들이 모두 떠나고, 남은 사람들이 서로의 몫을 나눠 갖겠다고만 한다면, 그 사회는 금세 쇠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자가 빠져나간 나라에서는 경제가 돌지 않고, 결국 남은 사람들마저 ‘가난의 덫’에 갇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반부자 정서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부자가 있어야 나라가 산다


부자를 적으로 만들기보다, 그들의 돈이 국내에서 순환되고 새로운 가치로 재투자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본의 흐름을 끊는 정책은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 뿐입니다. 부자 혐오는 현실을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합니다. 그냥 대중의 질투일 뿐입니다. 오히려 부자를 인정하고, 그들의 성공을 통해 우리도 성장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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