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민은 돈 많은 사람부터 없는 사람까지 제가 봐온 모든 사람들이 하더라구요. 월급이 들어오면 잠시 통장이 불어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원점으로 돌아가 있죠.
“내가 돈을 못 벌어서 그런가?” 하고 자책하지만, 사실은 구조적인 이유가 더 큽니다. 돈에는 이미 균열이 나 있어, 조금씩 새어나가도록 짜여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애써도 돈을 지키기 힘든 다섯 개의 균열을 짚어보죠.
첫 번째 균열: 세금
세금은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균열입니다. 내가 벌어들인 소득에는 소득세가, 내가 가진 자산에는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가 붙습니다. 죽어서 자산을 물려주려 해도 상속세가 기다리고 있지요. 세금은 마치 ‘보이지 않는 동업자’처럼,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든 반드시 일정 몫을 챙겨갑니다.
사람들이 합법적인 절세 방법을 연구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아무리 돈을 불려도 세금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산은 계속 흘러나갑니다. 투자 공부를 하며 세금 공부를 병행하는게 좋아요. 세금은 피할 수 없지만, 제도를 공부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금 공부를 안해서 자기의 예상보다 터무니 없이 높은 세금을 낸 사례도 여러번 봤습니다. 큰 돈을 세금으로 내기 전 두세번 확인해야죠.
두 번째 균열: 인플레이션
세금보다 더 교묘한 균열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직접 돈을 가져가지 않습니다. 대신 시간이 흐르면서 돈의 가치를 깎아내립니다.
은행 통장에 1천만 원을 넣어 두었다고 합시다. 겉보기에 숫자는 그대로지만, 물가가 매년 3%씩 오르면 10년 뒤 이 돈은 지금의 7백만 원 가치밖에 되지 않습니다. 조용하고 확실히 돈은 줄어드는 셈입니다.
그래서 불리는 공격적인 투자도 필요하지만 잃지 않는 방어도 해야합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균열 앞에서 투자 없는 자산은 결국 녹아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세 번째 균열: 소비
세금과 인플레이션이 외부 요인이라면, 소비는 스스로 만드는 균열입니다. 꼭 필요한 생활비는 불가피하지만, 문제는 심리적 소비입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충동적으로 지갑을 여는 경우, 과시 욕구로 필요 이상의 명품을 사는 경우가 여기에 속합니다.
나는 절약은 못하지만 투자로 벌면 되지 나는 씀씀이가 크나 많이 벌면 돼
가장 오만한 생각입니다. 소비는 내가 통제할 수 있어도 소득은 내 통제 밖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소비가 통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투자로 이익을 내도 결국 제자리입니다. 자산을 키우려면 먼저 소비라는 균열을 관리해야 합니다.
네 번째 균열: 빚
빚은 필요할 때 자산을 앞당겨 쓰게 해주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치명적인 균열이 되기도 합니다. 대출 이자는 복리로 불어나지만, 내 소득은 단리로 들어옵니다. 잘못된 빚은 시간이 갈수록 균열을 더 넓히고, 결국 자산 전체를 무너뜨리는 힘이 됩니다.
물론 모든 빚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수익을 내는 자산에 활용한다면 레버리지가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빚은 결국 미래 소득을 당겨 쓰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 대가는 이자로 돌아오고, 자산을 서서히 잠식합니다.
이자를 내지 못해 무리하게 힘든 삶을 사는 분들도 종종 봤습니다. 한두해 버티는 것이야 할 수 있지만, 무리한 대출은 지양해야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이고 DTI와 DSR로 충분히 규제하고 있기도 하죠.
다섯 번째 균열: 사기
마지막 균열은 사기입니다. 원금보장을 강조하는 고수익 상품, 보증이 있는 듯 포장된 금융 제도, 달콤한 광고와 약속. 사기는 시대에 맞게 진화하며, 그럴듯한 얼굴을 하고 나타납니다.
사람들이 사기에 걸려드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탐욕과 무지 때문입니다. 환장의 콜라보죠.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약속하는 순간, 이미 균열 속으로 빠져든 것입니다. 세상에 그런 투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잊을 때 돈은 가장 허망하게 사라집니다.
세금, 인플레이션, 소비, 빚, 사기. 이 다섯 개의 균열은 누구도 완전히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관리하고 최소화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돈을 불리는 것보다 먼저, 돈이 새는 균열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부자가 되는 길은 더 많은 수입이 아니라, 이미 가진 자산을 지켜내는 데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