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의 사유

AGI 시대, 인류 앞에 펼쳐질 세 가지 미래

by 김현재


기술 시대가 도래했고

도래할 예정입니다.


AGI(범용 인공지능,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는 5년 내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지금의 AI는 한가지 전문분야에만 특화된 기술이지만 AGI는 사람의 지적능력을 모두 가진 기술입니다. 5년은 아직 짧아보이고 10-20년 내로 상용화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이게 친숙합니다. 인공지능이 없던 세상으로 돌아간다는 생각 자체를 못할 정도로요.


AGI는 인류 문명사의 거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어요.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특정 영역에 국한된 도구였지만, AGI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지적 활동을 수행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발전할 수 있는 존재로 상상됩니다. 그렇다면 AGI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요?

유토피아적 이상향,
디스토피아적 악몽,
독점된 기술 봉건주의?


노동에서 해방된 유토피아 사회


AGI 시대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은 ‘노동에서 해방된 인류의 삶’을 강조합니다. 지금까지 인간은 생존을 위해 노동을 강제받아야 했어요. 그러나 AGI가 농업, 제조업, 의료, 행정 등 대부분의 생산과 서비스 영역을 맡게 된다면, 인간은 생계 부담에서 벗어나고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예술, 철학, 과학적 탐구가 인간의 주요 활동이 될 수 있어요. 오늘날에는 생존 경쟁 때문에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자기실현’이 모두에게 보편적인 삶의 방식이 되는 것이죠. 질병이 정복되고, 우주의 비밀이 풀리고, 무한에너지까지 확보된다면 인류는 더 이상 결핍이 아니라 풍요를 전제로 한 문명을 살게 됩니다. 근데 이미 예술, 철학, 과학은 인공지능이 다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에 의존을 많이 하고 있죠.


즉, 실리콘밸리의 리더들이 말하는 AGI 시대는 ‘일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시대’, 그리고 ‘인간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유토피아로 그려집니다.




인간의 존엄을 잃는 디스토피아 사회


하지만 AG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습니다. AGI가 인간의 지능을 압도하는 순간, 인간의 역할은 급격히 축소될 수 있어요. 단순 노동뿐 아니라 전문 직업군까지 빠르게 대체되면, 사람들은 사회적 역할을 잃고 ‘불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자유의 상실이에요. AGI는 효율과 합리성을 최우선으로 두기 때문에, 인간의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선택을 제한하려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자유롭게 선택한다고 믿는 것들이 사실은 AGI의 알고리즘에 의해 ‘허용된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인간은 영원히 어린아이처럼 통제받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AGI 시대의 디스토피아는 실업 문제를 넘어, 인간 존엄과 자유의 본질적 상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소수가 지배하는 기술 봉건주의 사회


세 번째 가능성은 ‘기술 봉건주의’입니다. AGI를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주체가 소수의 기업과 국가라면, 인류 사회는 지금보다 더 불평등한 구조로 재편될 수 있습니다.


생산을 담당하는 것은 AGI이고, 그 소유권을 가진 자본가와 권력자는 절대적인 지위를 얻게 됩니다. 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산에서 배제되고, 기본소득과 엔터테인먼트로만 생존과 즐거움을 유지하는 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어요. 이는 마치 중세 봉건제 사회에서 영주가 농노를 지배하던 모습과 비슷합니다. 마치 로마시대에 콜로세움의 엔터테이닝 느낌으로요.



겉으로는 평등한 복지 사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디지털 농노제’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거죠. 기술과 자본을 가진 소수가 새로운 ‘영주’가 되고, 다수는 AGI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혜택에 의존하는 구조가 될 위험이 큽니다.


제대로 분배되고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된다면, 유토피아적 가능성이 열릴 수 있습니다. 통제 불능 상태로 발전하거나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된다면, 디스토피아나 기술 봉건주의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류가 주도권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느냐입니다. AGI는 분명 막대한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그것이 인류에게 ‘기회의 시대’가 될지, ‘통제와 지배의 시대’가 될지는 우리의 선택과 준비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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