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획... 어쩌면 경영이라는 영역에 있어 종합예술
PROJECT 4-1(전시기획) : 오프라인 전시 기획1 | 시차조정
=> 아크보호소 입양 홍보 사진전 ‘시차조정’
2022.6 ~ 9
한줄요약 : 전시기획... 어쩌면 경영이라는 영역에 있어 종합예술
1. 나 김흥식, 오프라인에서 멋있고 싶었다.
김흥식은 약간의 허영이 있습니다. (어쩌면 약간이 아닐지도?) 영화 ‘위대한개츠비’에서 개츠비 역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샴페인 잔을 들고 윙크를 하는 장면. 저는 그 장면의 주인공이고 싶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저와 제 팀이 만들어낸 오프라인 행사에 관람객들이 찾아오고 그 속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과연 나와 내 팀이 만들어낸 맥락과 가치에 사람들이 공감하는지’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거기서 느껴지는 뿌듯함을 현장에서 느끼고 싶었습니다.
2. 온라인에서 느낀 답답함
예컨대 온라인 전시를 개최하거나 온라인 펀딩을 진행한다거나 등등 온라인의 세계에선 그야말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했기에 더 이상 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질 못했습니 다. (물론 어플이나 웹페이지를 새로이 개발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온라인 세계에서 아예 새로운 판을 만드는 건 언제나 절 흥분케 합니다.) 허나 학부생 신분에서 서울 시내에 오프라인 공간을 향유하는 것은 단순히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오프라인 전시 추진 과정에서 제 능력을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3. 아크보호소를 돕기 위해
인천 계양산의 구조견 보호소 아크보호소에 몇 차례 봉사를 갔었고 정말 열악한 상황에서 150여마리가 생활하고 있음에 큰 충격을 받 았습니다. 아크보호소는 본래 개농장이 보호소로 탈바꿈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즉 대부분이 대형견이고 이로 인해 국내 입양이 어렵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해외입양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아이들을 입양 보내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일단 아크보호소 자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아크보호소도 보호소 홍보 및 입양 공고용 프로필 사진에 대한 니즈가 있었기 때문에 협조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구조견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 이에 대한 사전협의가 필요했습니다. 예컨대 마냥 열약한 보호소 환경과 기가 죽어있는 구조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대중들의 반감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아크보호소 운영진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선의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고려해야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보호소 직원 분들과 최대한 소통하며 혹시 모를 실례를 끼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다행입니다. 활발하게 뛰어놓는 모습이나 멋진 프로필 사진의 형태로 구조견들을 예비입양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입양 홍보에 있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아크보호소에서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여 최대한 스튜디오처럼 갖춰진 상태에서 구조견 프로필 사진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명을 위해 문서화하고 시각화하는 것. 일을 벌여야할 상황을 앞두고 계신다면 꼭 염두에 두시길 바라며... 기획자가 머리에 그리고 있는 것들이 참여자 모두에게 동기화되어야 예상치 못한 문제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관비용 및 전시비용을 제가 전부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시차조정’ 전시 취지에 공감해주고 지원해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KT&G 상상유니브’. 대학생 조직과 의 협력에 워낙 관심이 많은 단체였기 때문에 전시 준비 과정에 있어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 상상유니브 컨택포인트 1 : 핵심은 디테일
: 사실 상상유니브는 행사 기획안 없이 컨택 했어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전시 기획부터 예산 산출까지 구체적으로 준비하여 상상유니브측 담당자가 고민해야할 부분을 최대한 덜어냈던 것이 수월한 협력 관계 형성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갤러리 홈페이지 속 전시기획안 양식을 최대한 참고했습니다. 상세 내용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었지만 오프라인 전시라는 거대한 행사를 문서에 담아내기 위해서 어떤 구색을 갖춰야하는지 그 느낌 정도는 충분히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상상유니브 컨택포인트 2 : 예상 관람객 숫자에 대한 근거 제시
: 상상유니브로부터 전시 대관 및 준비 비용을 지원 받는 대신 이틀 간 200명 이상의 대학생 관람객을 유치해야 했습니다. 이 목표치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과 더불어 목표치에 해당 하는 관람객들이 실제 방문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했습니다. 3년 동안의 학교 생활을 거치며 연합동아리, 학생회 활동을 나름 꾸준히 해왔기에 이 단체들과 홍보 협력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았고 실제로 전시 이틀 간 약 250여명이 방문해주셨습니다. 인생에 있어 인맥 혹은 네트워크가 전부는 아니지만 또 그것만한 게 없다는 것을 느꼈던...
=> 후원사 혹은 파트너 기업에 뭔가 제안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제안 받는 이들이 원하는 것들을 달성해줌과 동시에 그들이 고민하고 처리해야할 일들을 최대한 줄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1. 아크보호소 촬영
아크보호소에서 이미 소장하고 있는 사진들로만 전시장을 채웠을 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전시 컨셉에 부합하는 아트워크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아크보호소 촬영을 필수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시기획팀과 총 2번 방문하여 19마리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왼쪽 상단 사진을 보시면 나름 열심히 스튜디오를 구성해보려고 애쓴 모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학과에서 촬영 장비를 대여해줘서 저는 쏘카 대여 비용만 부담하면 됐습니다. 촬영 장비 대여료가 가장 무서웠는데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사진 촬영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펜스 밖에서의 활동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대 다수였고 조명과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겁먹은 친구들도 많았구요. (그냥 산만한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촬영 기획안은 이게 전부입니다,, 기획한지 5일 만에 해낸 일이라 뿌듯했습니다. 이 당시 아크 보호소 촬영 전 날 긴장돼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그랬는데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생각이 길면 길어질수록 못할 이유만 수백가지 만들어낸다는 점을. 하기로 했으면 빠른 시일 내에 일을 쳐내는 것. 저처럼 걱정 많은 사람들이 갖춰야할 필수 덕목 아닐까 싶습니다.
2. 전시 컨셉 구상 : ‘주피터’ 브랜드 세계관 접목
이 당시 ‘주피터’라는 펫케어용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독특한 브랜드 세계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전시에 접목시켜보고자 했습니다.
이틀짜리 전시였지만 처리해야 할 미션의 숫자는 굉장했습니다. 학과 광고소모임 후배 친구들을 중심으로 팀을 짰고 팀 별 업무를 분배했습니다.
- 전시기획 / - 전시홍보 / - 대외협력 // 3개 팀에 저를 포함해서 총 14명이 참여했습니다.
각 팀에게 권한과 기획 방향 설정을 위임하는 동시에 준수해줘야 할 가이드라인은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제한된 기간 내에 전시 준비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목표 관람객 숫자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때로는 중간관리자 친구에게 위임한 일에 대해 책임 져야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근데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벌인 일이어서 사고가 터져도 그걸 빠르게 해결해야 겠다는 생각만 가득했지 질책하고 마음에 담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정말 제가 좋아하고 주도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구요. (속 좁은 김흥식이 남의 실수를 마음에 두지 않는다? 아주 의미 있는 발견이었습니다.) 누가 칼 들고 협박해서 리더 자리에 앉아있는 게 아니라면 팀 구성원들에게 징징대지 않는 것. 우리 모두의 덕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시장 한 켠에선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여기서 생긴 수익을 아크보호소에 기부 하기 위함이었고 때문에 최대한 많은 브랜드의 제품을 들여왔어야 했습니다. 대외협력팀에서 제품 협찬 요청 업무를 담당했고 협찬 제품의 수량이나 협찬 사실에 대한 홍보 방식 등 보다 자세한 협찬사 대응 업무를 제가 담당했습니다. 대형 전시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단한 브랜드 광고효과를 보장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열악한 보호소를 돕는다는 사회적 의미 및 약 9천명 정도가 팔로우하고 있는 아크보호소 인스타그램에 협찬 내용이 업로드 된다는 점 정도를 설득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적 을의 위치에 놓였을 때 협찬사 설득은 다른 기교가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얼마나 진심을 드러내느냐... 그거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전시가 끝난 뒤 13명의 팀원들과 함께 전시장 근처 고깃집에 갔습니다. 처음엔 삼겹살로 시작했습니다. 소맥이 몇 잔 들어간 뒤 저는 ‘야 소 맛이나 보자’를 시전하였고 그렇게 등심, 소갈비살이 주문됩니다. 이게 미친 짓인게 ‘맛이나보자’면 회식 막바지에 테이블당 1~2인분 주문을 하는 게 국룰인 것을... 전 회식 시작한지 30분만에 소를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살면서 컴퓨터 살 때 빼고 가장 큰 결제 금액을 마주했고... 순식간에 술이 깨는 기적을 경험했으며 회식 자리에서 절대 쎈척 하지 말아야겠다는 훌륭한 교훈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