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딸기를 먹고 지금 너무 놀라서 노트북을 집어들었습니다.
빨리 저녁먹고 나가야되는데 그 와중에 이건 꼭 써야겠어요.
원래 미국 딸기들은 단맛이 잘 없어요. 얼마전에 브런치북 제목을 '딸기가 맛 없는 미국' 이라고 쓰신 작가님도 계시던데. 그냥 빨갛고 딸기향이 나고 새콤한 맛입니다. 그래서 딸기는 뭐랄까, 채소처럼 먹거나 아니면 갈아서 딸기라떼를 해 먹습니다.
엄청 영롱하고 예뻐서 자주 해 먹죠.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 며칠 전에 마트를 갔더니 하얀딸기를 팔고 있었더랬어요. 그냥 궁금해서 사다놓고 잊어먹고 있다가, 상할까봐 오늘 꺼내서 씻었단 말입니다. 씻는데 심상치 않은 달콤한 향이 났습니다. 그래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미국딸기니까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이 한 입을 베어 물었어요.
세상에 머리털 나고 먹어본 딸기 중에 제일 맛있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 이 격한 놀라움과 기쁨을 어떻게 전달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당도계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엄청! 달고요! 너무 달아서 이거 인공 아닌가 싶게 답니다!!!!!!!! 향그러운 딸기 향이 솔솔 나고요, 과육이 기분좋게 부드럽습니다. 보통 미국딸기는 좀 서걱서걱 하거든요. 분명히 생딸기인데 이가 썩지 않을 까 싶을 정도로 달아요.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황급히 기억하기 위해서 포장을 집어들었습니다. 미국에서 온 게 맞나 싶어서요. 한인마트에서도 한국산 킹스베리 같은 걸 한 알에 막 16불씩 파는 걸 본 적이 있으니 (남편이 너무 사고 싶어했는데 못 사게했던ㅋㅋㅋㅋ), 혹시 한국산 인가 싶어서요.
아아아 산타마리아라는 캘리포니아 산입니다. 아아아 멀지도 않아요! 이런 가까운 곳에서 이런 맛있는 게 난다니!!! 가격은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요. 수입산도 아니고 로컬농장산이라니 더 행복해졌어요. 왜 이 맛있는 걸 처음 먹어봤을까요?
간간히 겉이 약간 핑크 빛이 도는 것도 있고요. 씨앗은 핑크/빨간색입니다. 한 입 베어물면 안에는 새하얗습니다. 전혀 맛 없을 것 같은 비주얼인데 세상에 정말 맛있습니다. 인지 부조화가 온다고요.
미국에 사시는 분들, 정말 달고 맛있고 향긋한 딸기를 찾으신다면, 캘리포니아 산타마리아에서 온 하얀딸기를 사세요!! 꼭 사세요. 이 딸기농장 정말 번창했으면 좋겠습니다!!!!
덧, 찾아보니까 일본에서 열 개 들이 135 불에 팔고 있는 것…? 오마나.. 킹스베리처럼 고급화 한 버젼일까요?
저는 남은 딸기를 해치우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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