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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Jan 09. 2019

항공 취재 직전, 갑자기 기종이 변경된다면?

필리핀항공 B777-300ER(방콕-마닐라) 마부하이 비즈니스석

앞서 올린 필리핀항공 A350-900 비즈니스석 리뷰에서 살짝 언급했었지만, 이번에 리뷰할 B777-300ER과의 첫 만남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마닐라-방콕행에서 탑승 성공한 A350-900 인증샷)

메인 취재 항공기였던 A350-900(방콕-마닐라행)을 탔어야 했는데 오버부킹 문제로 갑자기 B777-300ER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때의 멘붕이란… 


물론 B777도 좋은 기종이지만 A359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찼던 지라 이번 취재는 망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웬걸? 필리핀항공 B777과 함께한 비행은 꽤 만족스러웠다.




필리핀항공, 그리고 B777-300ER 


일단 본격 리뷰에 앞서 필리핀항공 입문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필리핀항공과 B777-300ER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필리핀항공기 도장)

<간단 스펙>


- 필리핀 국적항공사 ― 77년간 무사고 경력 보유, 필리핀 최다 노선 스케줄 보유

- 1) 1941년 아시아 최초로 상업 비행을 시작한 항공사

- 아시아 항공사 최초로 태평양 횡단하여 미주 노선 취항

- 1991년 대한민국에 첫 취항(인천-마닐라 노선)

- 2) 글로벌 항공동맹에 속해 있지 않음 

- 3) 마일리지 프로그램: 마부하이 마일즈 

- 메인 허브공항: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

- 4) A350-900, A330, A321, A320, B777 기종 보유

- 2018년 스카이트랙스 수상 경력: 4성급 항공사 선정 / 가장 성장한 항공사 2위


**

1)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사 2위; 1위는 인도항공

2) 최근, 최종 후보로 스카이팀(Skyteam)이 거론되는 중

3) 전일본공수(ANA)항공, 에티하드항공과 제휴되어 있어 이쪽으로도 적립 가능

4) B777 기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에어버스 기종 사용중(a.k.a 에어버스 빠)


(출처: 보잉 공식 홈페이지)

<B777-300ER>


- 보잉 사에서 개발한 중·장거리용 광동체 쌍발 여객기 B777(트리플 세븐) 시리즈(ex. 777-200, 200ER, 200LR, 300, 300ER 등)중에서도 최신 기종

- B777-300ER은 300 버전에서 항속거리나 제어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로만 채우면 최대 550석까지도 확보가 가능할 정도로 큼


이처럼 B777-300ER도 스펙으로만 보면 충분히 매력적인 기종이다. 갑자기 탑승기가 바뀐 탓에 조금 당황했지만, 이제껏 B777 시리즈는 취재해 본 적이 없기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럼 본격적으로 리뷰 GO!




혼돈의 카오스였던 체크인 

& 미라클 라운지 


보딩 타임 약 2시간 전, 방콕 수완나품 공항 제2 터미널에 도착했다. 


카운터 안내판을 보니 ‘PR731편: S 카운터’. 곧장 찾아갔지만 이내 당황하고 말았다. 아니 대체 왜 어디에도 필리핀항공 카운터라는 표시가 없어… 기대했던 비즈니스 라인은 물론이고, 필리핀항공 표식이 일절 없었다. 


당황스러워서 이곳저곳 물어보고 있는데, ‘S 카운터가 확실하다’는 직원의 말에 다시금 돌아가 보았더니 여전히…  


(아주 작게 보이는 필리핀항공 마크)

혼란의 시간이 30분쯤 지났을까. 필리핀항공 카운터임을 알리는 판넬이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아주 작게 ‘Philippine Airlines/ Economy Class’라고 쓰여있는 이것은 무엇인가… 그냥 지나가면 모를 듯.


카운터가 열렸음에도 비즈니스 라인임을 알려주는 표시는 꽤나 늦게 떴다. 아무리 타 공항이라도… 카운터 찾으며 이렇게 혼란스러웠던 적은 처음이었다.


(각종 티켓들)

체크인을 마치고 받은 보딩패스 티켓과 레인 티켓, 그리고 미라클(MIRACLE) 라운지 티켓.


미라클 라운지는 수완나품 공항 내에 퍼스트 라운지 1, 비즈니스 라운지 3 총 4곳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비즈니스 라운지가 3곳이나 되니 탑승 게이트와 가까운 곳을 찾아가면 되는 형태. 


난 탑승 게이트 ‘E7’과 가까운 미라클 라운지 콩코스 F로 향했다.


미라클 라운지는 24시간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각 항공사 비즈니스 승객뿐만 아니라 PP카드로도 입장이 가능한 곳이었다. 


PP카드 입장이 가능하다 해서 북적이진 않을까 걱정했으나, 생각보다 자리도 널널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푸드 코너는 단출했다. 생과일 2~3개, 빵과 쿠키 6~7개, 각종 티와 주류, 음료 정도가 준비돼 있었고 핫푸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 수준... 주전부리처럼 가볍게 즐기기엔 괜찮았다. 




마부하이 비즈니스와의 첫 만남,

B777-300ER이 이렇게 넓다고?


탑승동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직원 曰: A359 못 탑니다. 오버부킹 돼서 B777로 바뀌었어요)을 접하고 슬픔에 잠긴 채 기내에 탑승했다. 


아니 근데 이게 웬걸?! 왜 이렇게 깔끔하고 좋아? 기대 이상으로 깔끔한 첫인상에 갑자기 취재 욕구가 샘솟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필리핀항공이 ★신형★ B777-300ER을 들여온 건 2016년. 이제 막 2~3년 차에 접어든 항공기에서 느낄 수 있는 때묻지 않음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구조는 2-3-2 배열. 깨끗함과는 별개로 1인석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출처: Seatguru.com)

비즈니스석은 총 2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4행(총 28석)까지는 앞 구간, 5~6행(총 14석)은 뒤쪽 구간 그리고 뒤이어 이코노미 공간이 나오는 구조였다. 


좌석은 리클라이너 타입! 3열/2열 좌석은 각각 이런 느낌이라 보면 된다. 



 3열 좌석




2열 좌석  


(비즈니스 뒤쪽에 있는 이코노미석 참고)

비즈니스석을 보자마자 입을 다물 수 없었는데, 바로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나게 넓은 Pitch 때문이었다. 무려 78inch(약 198.12cm)… 웬만한 성인 남성도 거뜬할 것 같은 퍼스트급 면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TIP 

-프고가 리뷰한 항공사별 A350-900들 중에서도 가장 넓은 Pitch를 자랑했던 필리핀항공 A350-900과 동일

-마부하이 비즈니스(Mabuhay Business): Pitch 78 / Width 20 / 165 degree recline

-피에스타 이코노미(Fiesta Economy): Pitch 33 / Width 18.5 / standard seats


그럼 이젠 좌석에 앉아서 좀 살펴볼까. 나의 좌석은 ‘5K’.


5K석은 뒤쪽 비즈니스 구간 중에서도 첫 번째 줄이었다. 앞자리라 스크린이 벽에 붙어있는 형태.


웰컴 티로 받은 오렌지 주스엔 오렌지 한 조각이 띄워져 있었다. 그냥 주스만 내어 주는 곳이 많은데… 기분이 좋아지는 포인트였다♥


좌석엔 개별 담요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 베개 등이 준비돼 있었는데, 아쉽게도 어메니티는 제공되지 않았다.  

기내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이 수납함. 


웬만한 아이스박스를 맞먹는 크기에, 숄더백을 넣어둬도 공간이 이만큼이나 남았다. 


지금껏 탄 비즈니스석들은 대부분 수납함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거나 발 넣는 부분에 임시로 짐을 넣어둬야 했는데, 이렇게 따로 마련된 수납함을 사용하니 그렇게나 편할 수가 없었다♥


그에 비해 조금 불편했던 점은 넓어진 좌석만큼이나 멀어져 버린 스크린. 멀~리 떨어진 화면을 보는 것이 은근 답답하게 느껴졌다. (다행히 취재하고 나니 금방 착륙이라 큰 불편함을 느낄 새는 없었지만…)


 TIP 

- 파나소닉 eX2(Panasonic eX2)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장착

- 15.4inch(약 39.12cm) AVOD 


좌석 옆에 고이 세팅돼 있는 스크린 컨트롤러.


컨트롤러로 TV, 게임, 음악, Flight Map 기능을 조작할 수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스크린과의 호환'이 잘되지 않아서 조작이 불편했다. 


스크린이 멀리 있어서 잘 안 보이는데(네… 눈이 침침합니다) 컨트롤러 버튼 몇 번 누르면 자꾸 스크린으로 조작이 넘어가서 눈이 빠지는 줄 알았다. (최신 음악, 영화도 별로 없음! 좌석은 만족스러웠지만 기내 엔터테인먼트는 비추)


+ 그 외, 좌석 아래쪽엔 USB 포트 및 헤드셋 소켓


그리고 빠지면 섭섭한 좌석 플랫 시범-


(직관적인 좌석 컨트롤러)

필리핀항공 B777-300ER 좌석은 넓고, 수납함도 있어 완벽해 보였지만... 풀-플랫(Full- flat)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165도까지 펼 수 있는 좌석. 사실 난 풀-플랫보단 조금 경사가 있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 이 부분이 크게 아쉽진 않았으나 풀-플랫을 기대한다면 꼭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기내식 테이블 세팅)

드디어♥ 기내식을 리뷰할 시간!


BEIGE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 B777-300ER!

지금, 방콕-마닐라 최저가 확인하기! ▶



필리핀항공, 여기 기내식 맛집이네 


방콕-마닐라 구간 기내식은 총 1회 코스요리(애피타이저-메인 디시-디저트 순)로 제공됐다. 탑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을 받아서 약 30분 뒤에 기내식이 나왔다.


메뉴판엔 방콕-마닐라 / 마닐라-방콕 왕복 구간 메뉴들이 함께 나와 있어서 덕분에 마닐라-방콕 때 먹을 기내식도 미리 구경할 수 있었다. 


(방콕-마닐라 구간 ‘애피타이저’)

애피타이저로는 ‘슈림프 파파야 샐러드(Shrimp Papaya Salad)’가 제공되고 있었다. 새우를 좋아하는 나에겐 그야말로 럭키♥ +준비된 식전빵들의 이름을 적어 놓는 섬세함까지…! 


(방콕-마닐라 구간 ‘메인 & 디저트’)

<메인 디시>

Beef Caldereta ⓕ

Hainanese Chicken ⓐ

Cream Spinach Stuffed Pork Loin ⓦ


메인 디시는 세 메뉴 중에 고를 수 있었다. '하이난 치킨(Hainanese Chicken)'으로 초이스! 


각각의 메뉴가 조리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서 (ex. 필리핀 스타일ⓕ, 아시안 스타일ⓐ, 웨스턴 스타일ⓦ) 메뉴 선택이 고민스럽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아침 출장이라) 쎈 주류는 못 시키고… 아쉬운 대로 샴페인만 홀짝홀짝 받아마셨다.


애피타이저


드디어 나온 애피타이저 ‘슈림프 파파야 샐러드(Shrimp Papaya Salad)’ with 견과류


일단 플레이팅이 너무 예뻤다. 구성도 알차고! 음식이 눈으로 한 번, 입으로 한 번 먹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첫눈에 ‘필리핀항공 기내식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 신선도 또한 최고였다. 메인 재료인 슈림프는 말할 것도 없었고 그 외 녹색 상추, 당근, 토마토도 너무도 싱싱했다. 맛도 좋았다! (다만… 고수 향이 좀 나서 다 먹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나처럼 고수를 못 먹는다면 미리 말하길)


(함께 내어준 식전빵)

식전빵 또한 고소하니 맛있었다.



 메인 디시


애피타이저를 먹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인 디시 ‘하이난 치킨(Hainanese Chicken)’이 나왔다. (필리핀항공… 기내식 회전율도 신속해서 만족스러운 부분♥)


역시나 이번 플레이팅도 만족스러웠다. 특히 고추와 파 슬라이스로 깨알같이 데코를 한 부분이 취향 저격이었다. 


닭고기 맛도 일품이었지만, 가장 맛있었던 건 라이스! 적당히 닭 육수 간이 배어 짭짤한 그 맛이 너무 좋아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평소 기내식을 먹으면 간에 기별도 안 가는 편인데 밥과 고기, 곁들인 채소의 구성까지 알차 든든했다.



 디저트


디저트로는 ‘더블 초콜릿 퍼지 케이크(Double Chocolate Fudge Cake)’와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스트로베리맛)’이 준비돼 있었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선택! 배가 불러 퍼지 케이크까지는 주문하지 못해 내심 아쉬웠는데, 센스 있게도 미니 초콜릿을 나누어 주었다♥


착륙까지 남은 시간 동안 입이 심심할까봐 이런 견과류도 또 챙겨주고…!


ARRIVAL CARD와 함께 현지에서 쓸 수 있는 FREE 유심 쿠폰까지 줬다. (이런 이런 센스쟁이)




총평 : 넓은 좌석에서 편하게 즐긴 코스요리 먹방 


나의 첫 B777-300ER.


처음에 기종 변경 소식을 들었을 땐, '이번 취재 망했다. 아무리 좋아도 A350-900만 할까' 이런 생각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껏 탔던 좌석 중에 가장 널찍한 좌석이라 생각될 정도로 넓은 면적.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던 고퀄 기내식이 내 선입견을 바꾸어 놓았다. 


물론 최고의 시스템은 아니었지만(스크린은 너무 멀었고, 엔터테인먼트도 별로였으며 1인석도 없었...) 비행 내내 '참 편안하다, 기내식 참 맛있다.'란 생각들을 반복했다. 이때의 비행이 꽤나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이후 A350-900 비행이 기다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언젠가 필리핀항공 B777-300ER을 탈 기회가 생긴다면, 기쁜 마음으로 탑승하길!


BEIGE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 B777-300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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