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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Mar 25. 2019

항공회담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한중항공회담이 개최됐다. 무려 5년만에.


2019년 3월 13일 한중항공회담이 개최됐다. 무려 5년만에.


헤아려보니 올해 들어서만 몽골, 모리셔스, 프랑스, 중국까지 네 번의 항공회담이 있었다. 항공회담이란 무엇이며, 우리에게 항공회담 결과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1.    무슨 이야기를 하나요? 


항공회담에서 주요하게 논의되는 의제는 바로 운항 횟수 정하기. 양국간 어떤 노선을 얼마나 운항할지에 대한 이야기다. 예를 들면, 



▶한국: 인천과 베이징을 잇는 노선의 운항이 주 31회밖에 되지 않아.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중국: 흠, 그러면 주 14회 증대하자. 우리도 신공항이 개항해서 수요를 늘려야 하거든. (3/13 한중항공회담)


또는,



▶한국: 인천-파리 노선 탑승률이 연평균 85%야. 성수기에는 90%가 넘는다고. 이코노미는 거의 1년 내내 만석이라 국민들이 항공권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프랑스: 음… 너희 항공사가 우리 시장 잠식할까봐 불안하긴 한데, 특별히 대통령이 언급하기도했으니까 최대 주2회 증대하자. (3/7 한국-프랑스 항공회담)


이와 같은 토의 과정을 통해 특정 노선에 여객 및 화물기를 운항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운수권이 합의된다. 이처럼 기존에 운항하던 외국 지역에 항공회담을 통해 추가로 확보한 운수권을 ‘증대 운수권’이라 한다. 


특정 노선을 몇 개의 항공사가 운항할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예를 들면,



▶한국: 울란바토르에 한국은 대한항공, 몽골은 미아트항공만 운항하잖아(1사 1노선 정책). 독점이다 보니 너무 비싸고 넘치는 수요에 비해 공급도 부족해. 

▶몽골: 우리도 울란바토르 신공항이 개항해서…그러면 다른 항공사도 운항하게 하고, 주6회 운항에서 9회로 늘리자. (1/16 한국-몽골 항공회담)



이런 식으로 새로운 항공사의 진입도 가능해지는가 하면, 아예 새로운 노선의 개발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 모리셔스야. 우리 수교 50년이 넘었는데 직항이 없다는 게 말이 돼? 

▶모리셔스: 그래, 주 4회 직항노선 개설로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자! (2/20 한국-모리셔스 항공회담)


이처럼 운항할 수 없던 지역에 국토부장관이 항공회담을 통해 새로 확보한 운수권은 ‘신규 운수권’이라 한다 .


2.    바로 운항을 시작할 수 있나요?


국가간 항공회담을 통해 운수권을 추가적으로 얻게 됐다면, 이를 국내 항공사에게 배분하는 절차가 남는다. 인천-파리 같이 탑승률이 높은 노선의 경우 항공사들은 주1회 운수권이라도 얻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펼친다. 


▶항공사: 저희는 이 노선이 필요해요. 왜냐하면 이번에 신기종 새로 도입해서 좌석수도 많고…(어필)

▶국토부: 그렇구나. 그런데 안전성 및 보안성, 이용자 편의성, 항공산업 경쟁력, 공공성 제고, 인천공항 환승 기여도까지 다 고려해야 해서…(심사)


국토부는 각 항공사가 제출한 자료들을 검토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씩 운수권을 배분한다. 다음은 2019년 상반기 운수권 배분 결과다. 이를 토대로 항공사들은 하계 스케줄을 짜 운항에 돌입한다.


(출처: 국토교통부)


하지만 이번 한중항공회담처럼 획득한 운수권이 주70회에 달해 하반기 전에 운수권을 미리 배분할 계획인 특수한 경우도 있다.


3.    탑승객이 받는 영향은?


항공회담을 통해 운수권이 늘어나고 독점노선이 풀리는 등 다양한 합의가 도출되면 승객들도 영향을 받는다. 바로 항공권 가격이다. 


A. 독점노선에서 경쟁노선이 되면 당연히 항공권이 저렴해진다. 대한항공이 독점하던 인천-울란바토르 간 항공권은 성수기 최대 100만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비행시간(약 3시간 30분)이 유사한 다른 노선에 비해 운임이 최고 2배 이상 높게 형성되어 있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투입으로 치솟던 운임이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B. 베이징이나 상하이 노선의 경우 지금껏 저비용항공사(LCC)가 취항하지 못했는데, 이번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운항이 가능해져 낮은 가격대의 항공사들이 진입하면서 가격부담이 더더욱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해 동안 성사된 양자 항공회담이 총 4건이었는데, 올해는 3월 안에 그만큼의 항공회담이 성사됐다. 그중 3건이 그동안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골머리를 앓던 몽골·프랑스·중국이다. 


항공회담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할 기회인 만큼, 항공회담 뉴스가 보이면 관심을 가지고 어떤 새로운 도시가 또 우리에게로 찾아올지 눈을 빛내보자. 



프레스티지고릴라의 더 많은 항공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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