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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Mar 25. 2019

캐리어 분실 및 파손, 이럴 땐 이렇게!

캐리어가 부서지고 없어져도 걱정 덜 하는 방법!

 여행 갈 때 많은 사람들을 걱정시키는 것.

‘내 캐리어가 없어지거나 부서지면 어떡하지?’

고등학생 때였다. 어학연수라는 명목으로 동급생들과 함께 한 달간 영국에 간 적이 있다. 부푼 마음을 안고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한 친구의 캐리어가 나오지 않았다. 지금에야 캐리어가 나오지 않으면 당장 입을 옷과 생필품들을 사고 보상 청구하면 그럭저럭 당장의 위기는 넘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땐 고등학생이었다. 돈도 없고 경험도 없는.


결국 그 친구는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간 캐리어가 영국에 도착할 때까지) 며칠씩이나 같은 옷을 입으며 버텨야 했다. 여행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라스베이거스, 여행지에 도착했는데 캐리어가 안왔다면?)

그 악몽 같은 상황을 눈 앞에서 지켜본 후론 캐리어 분실과 파손에 대한 공포심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위탁수하물로 맡긴 내 캐리어에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공포감이 점차 무뎌 질 무렵, 사건이 터졌다.

(바퀴가 사라졌다!)

네 발 달린 캐리어가 세 발이 되어 나온 것.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할 때 벌어진 일이라 다행이었지만 인천에서 집까지 바퀴가 세 개뿐인 캐리어를 끌고 오느라 정말 고생했다. 


혹시나 비슷한 일을 겪은, 겪으실 분들을 위해 캐리어 분실 및 파손 대처법을 정리한다.




 캐리어 분실 대처 방법


짐이 다른 곳에 가 있을 경우


다른 사람들 짐은 다 나온 것 같은데 한참을 기다려도 내 캐리어가 안 나온다면? 

가장 먼저 공항에 위치한 수하물분실 신고센터(Baggage Claim)로 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하물 관련 클레임 접수 센터는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 곳에서 탑승권에 부착된 수하물 태그를 보여줘야 한다.

(탑승권 뒤에 부착된 게 바로 수하물 표)

대부분의 경우, 엉뚱한 곳으로 짐이 가 있는 경우가 많다. 수하물 확인표가 있어야 내 짐의 위치를 조회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잘 챙겨 놓아야 한다. 캐리어 위치가 확인되면 항공사 측에서는 자택(귀국 시 분실됐을 경우), 체류 호텔(출국 시 분실됐을 경우)로 캐리어를 보내주는데 통상 며칠이 소요된다. 

(호텔/자택으로 배송하는 배송비는 항공사가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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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입을 옷과 생필품을 사는데 드는 돈은 일용품 구입비(Daily Necessity Fee)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50USD 수준에서 지급된다. 단, 영구 분실이나 파손 외에 수취 지연은 항공사 재량, 탑승한 클래스에 따라 보상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므로 참고할 것.



짐을 영구히 분실할 경우


흔치 않지만, 짐을 영영 못 찾게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럴 때도 마찬가지로 공항에 위치한 수하물 분실 신고센터에서 손해물품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며 영구 분실은 대체로 몬트리올 협약에 기반한 보상 체계를 따른다. 

몬트리올 협약은 항공사의 책임과 권한에 관한 국제 협약이며 수하물 파손 및 보상에 대한 항공사의 책임 역시 몬트리올 협약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가 이 몬트리올 협약을 따르며 몬트리올 협약 가입국이 아닌 경우 바르샤바 조약을 따른다.                    

캐리어에 비싼 의류나 잡화를 비롯한 고가의 물품을 넣을 예정이라면 보상 기준이 실제 물품 가액에 턱없이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사전에 고가품임을 신고하고 종가요금을 지불하면 신고가격에 따라 배상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종가요금은 내용물에 대한 일종의 보험으로 물품 신고 가액에 따라 100달러당 0.5달러이며 최대 12.5달러이다. (최고 한도액 2,500달러) 




◆ 캐리어 파손 대처 방법


수리가 가능할 경우


밴쿠버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캐리어 바퀴 하나가 사라졌다는 것을 서두에 얘기했다. 사실 바퀴 하나 정도 분실하는 건 일반적으로 수리가 쉽게 가능한 파손에 해당한다. 또, 캐리어를 항공기에 싣거나 내릴 때 흔하게 파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때문에 몇몇 항공사에서는 바퀴나 손잡이 파손에 대해서는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내 경우엔 파손을 확인하자 마자 수하물 분실 신고센터에 캐리어가 파손됐음을 얘기했고, 다행히 내가 탑승했던 에어캐나다에서는 파손 책임을 인정했다. 공항에서 즉시 신고하는 것이 파손에 대한 항공사 책임의 직접 증거로 간주되니 파손을 인지하면 바로 신고하는 게 좋다. 간혹 추후 신고 등으로 파손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질 경우 파손 전과 후의 사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탑승 수속 전에 캐리어 사진을 찍어 두는 게 안전하다.

▶에어캐나다 인천-밴쿠버 B787-9 비즈니스석 후기

(수속 전 사진 찍기!)

캐리어 수리는 크게 △승객이 직접 수리 후 항공사에 수리비 청구 △항공사가 수리 후 고객에게 인도라는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항공사가 직접 수리 센터에 접수하고 고객에게 인도하는 경우에는 편리하긴 하지만 최소 3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후에 예정된 여행이 있거나 나처럼 성미가 급할 경우에는 직접 수리하고 수리비를 청구하는 게 빠르다. 

그런데 캐리어 수리를 어디서 하냐고? 캐리어 수리를 어디서 하는 지 난감한 자, 인천공항을 보라!


<인천공항 內 캐리어 수리 업소 위치>

제1여객터미널 – 지하 1층 동편 사우나 내부, 월~토 6:30-20:00(일요일 휴무)

제2여객터미널 – 지하 1층 세탁소, 매일 8:00-20:00



-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엔 △새 캐리어로 대체 △배상금 지급이라는 두 가지 옵션을 선택 가능하다. 파손된 캐리어의 구매 영수증이 있다면 구매 시점에서 경과된 기간에 따라 감가상각 후 배상이 이루어 진다. 고가의 캐리어일 경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영수증을 챙겨 놓는 게 좋다. 대체 지급되는 캐리어가 일반적인 보급형 캐리어기 때문에 감가상각을 감안하더라도 큰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

(수하물 분실 및 파손 시 작성하게 되는 사고 수하물 신고서)

대체 캐리어 지급받기를 선택할 경우, 항공사 수하물 문제 담당 직원이 선택 가능한 캐리어 모델들이 나열된 팸플릿을 보여준다. 이 중 원하는 캐리어 모델과 색상을 고르게 되는데, 해당 모델 품절에 대비해 2순위 모델도 고르게 된다. 선택한 캐리어는 현장에서 지급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1주일 전후로 자택에 배송된다.


사실 내 경우엔 바퀴만 교체하면 되는 상황이어서 항공사에 수리를 부탁했지만 해외에서 구매한 캐리어라 똑같은 바퀴를 찾을 수가 없어서인지 새로운 캐리어를 지급하는 것으로 현장에서 보상 방법이 변경됐다. (뜻밖의 이득)

정확히 8일 후 집으로 커다란 택배 박스가 도착했고, 앞으로의 여행은 이 새로운 캐리어와 함께하게 됐다. 이번엔 별일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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