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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스티지고릴라 May 23. 2019

중국항공사라는 오해를 받는 '이 항공사'의 속사정

중화항공 A350-900 오사카-타이베이 비즈니스석 후기

‘이런 비행기 봤어?’


타자 마자 동네방네 소문 내고 자랑하고 싶은 비행기를, 가까운 오사카에서 만났다.

중화항공의 최신 기종 A350-900 비즈니스 클래스




 Briefing Part.1

중화항공 (China Airlines) 

(출처: 중화항공 공식 홈페이지)

이번 출장에서 중화항공을 탄다고 했더니 친구들의 반응이 한결 같았다.

Q. 중화항공? 중국항공사 아니야?


물론 출장을 다녀오기 전의 나 역시도 이런 생각에서 자유롭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중화’라는 말은 우리에게 자동적으로 ‘대륙’을 연상시킨다. ‘중화’가 들어간 단어(예를 들면 중화요리, 중화사상) 중에 ‘대륙’과 관련 없는 말이 있던가.

게다가 중화항공의 영문표기는 China Airlines. 중국의 국책항공사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대문짝만하게 CHINA가 들어가 있는데, 놀랍게도 중화항공은 우리가 아는 ‘그 중국’의 항공사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화항공은 대만의 항공사다. 대만의 항공사가 타이완항공이라는 이름대신 중화라는 말을 가져다 쓰고 CHINA라는 명칭을 쓰는 건 중국과 대만의 미묘한 관계에서 기인한다.  

(출처: 중화항공 공식 홈페이지)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이들의 관계를 가리켜 ‘양안관계’라고 지칭한다. 양안관계의 정의를 찾아보면 ‘중국과 대만의 관계’라고 정의해 놓은 것을 제일 먼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양안관계라더니, 그 양안관계가 이제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라고? 정말이지, 뫼비우스의 띠가 따로 없다. 

(출처: 중화항공 공식 홈페이지)

뫼비우스의 띠를 조금이나마 끊어보자면, 양안관계가 어떠한 상황을 근간으로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양안관계는 양국이 서로를 나라로 인정하지 않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한다. 즉, 상대국이 자신의 영토를 불법적으로 점거해 정부를 세웠다고 보는 것이 기본적인 시각이다. 서로가 정통 중국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인 것.

그래서 대만 항공사인 중화항공이 China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만의 시선에선 자신들이 ‘진짜 중국’이기 때문에. 




 Briefing Part.2

중화항공의 ‘A350-900’


대만의 정식 국호는 중화민국이다(참고로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 즉, 중화항공은 대만의 국책항공사! 플래그 캐리어 답게 항공기 도장엔 대만의 국화인 매화가 그려져 있다. 

중화항공은 2019년 3월말 기준으로 29개국 161개 취항지를 오가고 있으며 총 88대(여객기 70대, 화물기 18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만 제 1의 항공사다.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로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으로 적립 가능하다. 

중화항공 이용 시 탑승 클래스별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률은 다음과 같다. 

[탑승 비행편 간단 요약]

- 비행 편명: CI153 (오사카-타이베이)

- 비행 시간: 14:00~16:00 (약 3시간 소요)

- 항공 기종: A350-900

- 예약 등급: D (적립률 115%), 총 1,220 마일리지 적립

- 라운지: 비행 편명에 따라 상이 

이번에 탑승할 A350-900은 중화항공이 총 14대를 소유하고 있는 기체이자 중화항공이 보유한 기체 중 가장 최신 항공기다. 현재 중화항공의 A350-900이 인천에는 들어오지 않고 있어서 오사카까지 가게 된 건데, 이미 프고는 여러 항공사의 A350-900을 취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사카까지 날아가 취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체이냐는 질문엔 주저 없이 그렇다고 대답할 생각이다.


[프고가 취재한 A359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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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례나 넘게 여러 항공사의 A359 리뷰를 해왔지만 중화항공 A359는 첫 인상부터 확실히 다르다.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중화항공 A359의 본격적 리뷰는 간단한 라운지 소개 후에 이어간다.




 Lounge

사쿠라 라운지


인천-오사카-타이베이로 이동하는 분리발권 여정이었지만 오사카에서 따로 탑승 수속을 진행할 필요는 없었다. 대한항공과 중화항공이 같은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이자 탑승 클래스도 모두 비즈니스 클래스로 동일했기 때문에 발권과 위탁 수하물을 모두 인천공항의 대한항공 카운터에서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  

(KIX 에어 사이드 라운지)

단,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환승 시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 안내를 받지 못해서 간사이공항에서 라운지를 찾아 다소 헤매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간사이공항에는 총 8개의 항공사 라운지가 있는데다가 항공사 별로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가 상이한 것이 아니라 내가 탑승할 비행기의 편명에 따라 이용 가능 라운지가 달라진다. 아마도 탑승 게이트 위치를 고려해 이용 가능 라운지 배정이 달라지는 듯했다. 

(JAL 사쿠라 라운지)

중화항공은 기본적으로 KIX 에어 사이드 라운지와 JAL 사쿠라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편명에 따라 배정되는 라운지가 다르기 때문에 공항에 도착해서 물어보는 게 좋겠다. 내가 탑승한 CI153편은 탑승 게이트와 가까운 일본항공의 사쿠라 라운지에 배정됐다. 

꽤 널찍한 실내. 일본항공에서 운영하는 라운지라 일본풍 물씬 나는 음식 섹션이 갖춰진 게 특징이다.  

(가츠산도와 후르츠산도에서 느껴지는 일본의 향기 1)
(다양한 일본술과 신박한 생맥주 기계에서 느껴지는 일본의 향기 2)

라운지 안쪽에는 조용한 휴식 공간과 비즈니스 섹션도 있다.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 중화항공의 A350-900을 만나러 가보자.




 On-Board

비행기에서 오리엔트 급행열차의 향기가 난다

보딩은 출발 시간 40분 전인 오후 1시 20분에 정확히 시작했다. 우선적으로 몸이 불편한 승객들이 먼저 탑승한 뒤에 비즈니스석 승객과 중화항공 자체 멤버십 상위 티어 고객 및 스카이팀 상위 티어(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 고객의 탑승이 이어진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중화항공 A350-900 비즈니스석의 모습. 고급스러운 서재 같기도 하고 호화로운 오리엔트 급행열차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멋진 인테리어다.

참고로 중화항공은 퍼스트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비즈니스 클래스와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이코노미 클래스 등 3종류의 좌석만 운영 중이다. 이 중 비즈니스 클래스는 ‘프리미엄 비즈니스 클래스’와 ‘(그냥) 비즈니스 클래스’ 2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중화항공은 2018년 스카이트랙스 순위에서 35위를 차지했는데, 부문 별 순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석에서 16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최고의 비즈니스석 시트’ 부문에서 6위에 오르며 이 부분에 관한 한 ‘월드 클래스’급임을 자랑한다. 그리고 중화항공의 비즈니스석이 이러한 훌륭한 평가를 받게 만든 주역이 바로 이 프리미엄 비즈니스 클래스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클래스는 B777-300ER과 A350-900에만 탑재되어 있다. 그 외의 기종에는 일반 비즈니스 클래스가 설치되어 있다. 후에 발행될 중화항공 A330-300 리뷰에서 보다 자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시트 배열’이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클래스 배열은 1-2-1 배열로 중앙 2인이 가운데를 바라보며 배치된 리버스 헤링본(Reverse Herringbone) 타입이다. 반면, 일반 비즈니스 클래스는 2-2-2 배열. 

이전에 다뤘던 에어캐나다의 B787-9 비즈니스 클래스도 이와 동일한 배열을 따르고 있다. 다만, 에어캐나다의 경우 중앙 좌석 사이가 거대한 칸막이로 가로막혀 있지만 중화항공은 그렇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일행이 동승할 경우엔 이쪽이 더 나아 보인다.  

(출처: 중화항공 공식 홈페이지)

사전에 창측 1인석인 17A로 좌석 지정을 해 두었다. 

자리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자 승무원이 다가와 ‘오늘 승객이 거의 없으니 원하는 곳으로 자리를 바꿔도 된다’며 말을 건넨다. 그 말을 듣고 주변을 보니 기내가 정말 텅텅 비어 있다. 오사카-타이베이는 중화항공이 하루에도 4번 이상 운항할 만큼 인기 구간인데 신기한 노릇. 

창측 좌석은 좌석 당 창문 1.5개~2개 정도가 확보된다. 또, 일반적으로 허리 벨트만 있는 다른 비즈니스석들과는 달리 허리 벨트 외에 어깨에서 사선으로 내려오는 안전벨트가 하나 더 있다. 좌석 위에는 이불과 벨벳 소재의 베개가 놓여 있다. 

앉은 상태에서 발을 쭉 뻗어도 닿지 않을 만큼 넉넉한 개인 공간. (에디터 키 170cm) 

스크린은 18인치로 시원시원한 크기다.

탑승하자 마자 웰컴 드링크와 봉지 스낵이 제공되며 3시간가량의 짧은 비행이라 탑승 직후 바로 어떤 기내식을 먹을 건지 주문 받는다. 기내식이 나오기 전에 시트를 꼼꼼히 살펴보기로 한다. 

역시나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시트 마다 놓여있는 개별 테이블 램프. 좌석 옆에 있는 시트 컨트롤러를 통해 조명을 껐다 켰다 할 수 있다. 물론, 테이블 램프 외에 독서 등도 따로 있다. 

테이블 램프 스위치 겸 시트 컨트롤러. 우측 버튼으로 좌석을 한번에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도 있으며 중앙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시트 부분 별로 세부 조정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중화항공 A359 비즈니스석의 장점이라고 느꼈던 수납 공간들. 에어캐나다와 거의 동일한 수납 구조였지만 한 끝을 가른 건 우측 수납함을 열자 보인 거울이었다. 어찌나 유용하던지. 자고 일어난 직후 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 장점을 발휘할 테니 장거리 비행일수록 실용성이 커질 듯하다. 

수납함 안에 들어 있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단거리 비행인만큼 제공되는 기타 어메니티는 없다.  

우측 수납함 안에는 USB포트와 헤드폰 소켓, 110v 콘센트가 있다. 수납함 내에서 각종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어서 깔끔하다.  

스크린 컨트롤러도 수납함 안에서 뽑아 쓸 수 있다. 터치스크린이며 메인 스크린과 개별적으로 사용 가능한 멀티 태스킹 기능이 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부분은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다. 한국 출도착 편이 아닌 데도 5편가량의 한국 영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좌석 하단에서도 수납 공간을 여러 곳 확인할 수 있다. 수납 공간이 뭐 그렇게 중요할까, 싶지만 타 보면 안다. 매번 오버헤드빈에 가방을 넣다 뺐다 부산 떠는 게 꽤나 수고스럽다는 걸. 수납 공간은 다다익선이다. 

풀 플랫 상태의 모습. 후에 작성할 리뷰에서도 언급하겠지만 단거리 비행은 비즈니스석이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이불을 주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로 3시간 이하의 비행에서 누워 자는 승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불이 아예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담요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다.

중화항공의 A359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이불이 제공됐는데 담요가 아니라는 사실에 일차로 놀랐고, 그 폭신함에 이차로 감동했다.


프고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 A3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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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light Meal 

탑승 직후 나눠 준 메뉴판. 산뜻한 표지를 보니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또?)  

(음식 메뉴)
(음료 메뉴)

언뜻 보기엔 복잡한 메뉴판이지만 오사카-타이베이 구간 기내식은 중식, 양식, 일식 등 3가지 형태 중에 한 가지를 고르면 되는 방식이다. 참고로 중식과 양식은 스타터와 디저트가 같지만 일식은 스타터와 디저트 모두 다르다. 다음은 각 장르 별 메인 디쉬.

- Chinese : 계란 볶음밥과 쌀가루 소스를 곁들인 찜닭

- Western : 매쉬드 포테이토와 레드 와인 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스튜

- Japanese : 밥과 구운 완두콩 소스를 곁들인 구운 넙치 

나는 일식 퀴진을 선택했는데 여기서 기내식 선택 팁을 하나 공개한다.

기내식은 일반적으로 출발국가의 음식과 도착국가의 음식이 모두 실리게 되는데, 이때는 출발국가의 음식을 선택하는 게 좋다. 즉, 일본 출발 대만 도착과 같은 이런 비행에서는 일식 기내식을 선택하는 게 낫다는 뜻이다.

한국 출발 비행편을 생각해 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비행기는 출발 국가에서 제조한 기내식을 싣고 출발한다. 아무리 같은 레시피를 적용한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만든 한식이 더 맛있을 수 밖에.

그리고 일본에서 만든 일식 기내식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밥은 조금 굳어서 딱딱하긴 했지만 계란말이와 새우, 각종 채소 전부 맛있었다. 생선 역시 따뜻하고 촉촉해서 더 바랄 게 없을 정도. 

디저트로는 계절 과일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그리고 커피/차가 나온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바닐라, 녹차 중 선택 가능했는데 왜 매번 초코 맛은 없는지 모르겠다(투정).




 Lavatory 

이번엔 기내 화장실의 모습. 큰 특이 사항은 없지만 거울에 있는 LED 조명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좌측엔 가글용 종이컵 디스펜서가 있고 우측엔 아카 카파(Acca kappa)의 오드 뚜왈렛과 핸드 크림이 놓여 있다. 세면대에는 동일 브랜드의 핸드 솝이 준비돼 있다. 

보다시피 공간은 협소해서 이코노미석과 큰 차이는 없다. 아마도 어메니티 정도에서만 차이가 있는 듯.




 Summary


그간 항공편을 선택할 때 출도착 시간만이 고려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기종도 당신의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길 바란다. 

중화항공은 현재 오사카-타이베이 구간을 A330-300과 A350-900을 투입해 하루 4번씩 오가고 있다. 이번 출장에서는 그 두가지 기종을 모두 취재했으며, 취재 결과 두 기재에 탑재되어 있는 시트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후에 발행될 A333 리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인기 노선은 하루에도 몇 번씩 운항 스케줄이 편성돼 있고, 그러다 보니 여러 개의 기종이 동일한 노선을 운항하는 경우가 많다.

항공기 기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동일한 운임과 시간을 소모하는데 굳이 구형 기재에서 180도로 눕지도 못한 채 비행을 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프고가 직접 취재하고 리뷰한 A3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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