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베일을 벗은 NEW 비즈니스석
첫 영국항공 리뷰, 그것도 A350-1000을 탄다고?
엄청난 미션이 내려졌다. 세상에 공개된 지 보름 밖에 안 된(취재일자 기준) 영국항공의 최신상 항공기를 취재해오라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그 안에 있는 비즈니스석은 영국항공이 13년만에 새롭게 만든 시트! 이름하야 ‘클럽 스위트(Club Suite)석’으로 전 좌석 개인 도어가 탑재돼 있어 선공개 때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아이다.
그야말로 대박 중에 대박인 이 아이를 만나기 위해 런던~마드리드로 떠났다.
|Editor's TALK
: 영국항공은 지난 7월 26일 첫 A35K를 인도 받고, 8월 6일 런던~마드리드 단거리 노선에 투입시킴. 초반엔 이렇게 단거리 노선에만 투입을 해보고 앞으로 장거리 노선에 점차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고 함.
본격 리뷰에 앞서, 영국항공이 어떤 항공사인지 궁금해할 사람들을 위해 TMI 장을 펼친다. 원한다면 읽고 가볍게 보고 싶다면 스킵해도 괜찮다.
-1974년 설립된 영국의 대표 민간항공사이자 4성급 항공사
-그러나 영국항공의 전신은 1919년 8월 25일 세계 최초로 런던-파리 노선을 운항한 'AT&T'로, 2019년은 영국항공의 공식 100주년
-항공동맹 ‘원월드(One world)’의 창립 멤버
-허브 공항은 런던 히드로 공항, 개트윅 공항
-멤버십 프로그램 ‘Executive Club’을 운영중. 여기선 마일리지를 ‘Avios’라고 부름
-한때 국제선 수송 부문에서 세계 1위를 했을 만큼 국제선 노선망이 탄탄한 항공사
-그러나 최근 버진 애틀랜틱항공, 라이언에어, 이지젯 같은 신생 항공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예전보단 조금 위태롭지 않냐는 평을 받고 있음
특히, 영국항공의 라이벌 ‘버진 애틀랜틱’도 최근 A35K를 인도 받아 신형 비즈니스석을 탑재했기 때문에 영국항공의 A35K와 대놓고 비교, 승패자를 가리고 있는 판국이다.
마드리드로 떠나기 위해 도착한 히드로 국제공항 T5. 영국항공이 단독으로 사용하는 전용 터미널이다. 사방이 ‘British Airlines’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서야 영국항공에 탑승하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세부 정보>
-비행편명: BA0464
-비행노선: 런던~마드리드
-탑승시간: 16:45~20:05 (2시간 20분)
마일리지는 영국항공의 ‘Avios’로 적립했다. 이번에 함께 취재한 핀에어, 이베리아항공, 영국항공 모두 원월드 소속이라 한 곳에 몰아 적립이 가능하기에 모두 다 Avios로!
전 영국항공 앞으로 탈 일이 없는데요?
사진 속 설명처럼 제 3자에게도 마일리지 양도가 되기에 필요한 지인에게 주고 밥 한 끼 얻어 먹으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Editor's TALK
-‘원월드’는 국내 항공사(대한항공, 아시아나)와 제휴 적립이 안 돼있음
-Avios로 적립하기 위해서는 영국항공의 ‘Executive Club’ 멤버십에 가입해야만 함. 절차는 꽤 간단하니 귀찮아 하지말길!
게이트로 가는 길. B34까지 가려면 셔틀 트레인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걷고 대기하는 시간까지 있으니 라운지에서 넉넉잡아 출발하는 게 좋다.
빨리 왔음에도 게이트 앞은 이미 바글바글. 비즈니스 라인이 두 줄임에도 승객들로 꽉 찼다.
이번 취재… 쉽지 않겠는 걸?
역시나 비즈니스석이 거의 만석이라 기내 클린샷 따기가 쉽진 않았다. 흥미로운 건, 어쩌다 꽉 찬 게 아니라 승객 대부분이 이 기종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찾아 탔다는 것이다.
다들 이륙 전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승무원과 얘기를 나누고 사진 찍고… 좋은 의미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흡사 항공 박람회 같았음)
클럽 스위트석은 1-2-1배열, 리버스 헤링본 구조. 복도와의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아늑한 느낌까지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전 좌석 개인 도어가 달려 있는 ‘스위트’ 타입이라 퍼스트석 같은 프라이빗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A35K 좌석 클래스를 한 눈에 보자면, 클럽 월드 56석+월드 트래블러 플러스 56석+월드 트래블러 219석(총 331석)으로 돼 있다.
여기서 잠깐! 클럽 스위트가 뭐고, 클럽 월드가 뭐고… 헷갈린다면 아래 표를 참고하자
★영국항공의 좌석 클래스
월드 트래블러 플러스는 이렇게 생겼다. 2-4-2배열, 리클라이너 타입 좌석으로 풀플랫은 안 되지만 어느 정도 누워서 갈 수 있고 이코노미 보다 널찍한 게 특징이다.
|Editor's TALK
-월드 트래블러 플러스: Pitch 38(96.52cm)/ Width 18.7(47.50cm)
-월드 트래블러: Pitch 31(78.74cm)/ Width 17.6(44.70cm)
이젠 본격적으로 클럽 스위트석을 탐방해볼까? 2인석부터 빠르게 훑고 내 좌석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2인석
파트너가 있는 승객들이 애용하는 2인석. 좌석이 붙어있어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건 물론이지만 만약 모르는 사람과 함께 앉게 됐다면?
문제 없다. 중간 칸막이 덕분에 어느 정도 독립된 공간을 누릴 수 있으며, 개인 도어까지 닫으면 1인석 느낌이 제법 난다.
다만 아쉬운 건 중간 칸막이가 좀 낮아서 상대방과 종종 아이컨택을 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1인석
1인석은 독립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 혼자 탄다면 무조건 1인석을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Pitch와 Width 역시 널찍했다. 기존 비즈니스석 보다 40% 정도 넓게 뽑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All Black
단박에 영화 ‘킹스맨’이 떠오르는 비주얼. 정장을 쫙 빼 입은 해리와 에그시가 앉아 위스키를 홀짝일 것 같은 느낌… 심플하고 무게감 있는 디자인이 영국 특유의 모던시크 감성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널찍한 레그룸. 아래 간이 수납함과 책자를 둘 수 있는 공간도 있다.
18.5인치(47cm)나 되는 넓은 스크린! 영국항공 100주년을 기념하는 로고가 자랑스럽게 떠 있다.
사이드 테이블은 영국항공의 섬세함이 단연 돋보이는 공간이었다. 총 쓰리 도어로 구성돼 있는데 아래쪽을 열면 수납함이 나온다.
두개의 수납함이 크기와 깊이가 달라서 그에 맞는 아이템을 보관하기 좋았다. 또한 깊은 수납함 안에는 최신형 스크린 컨트롤러와 각종 충전 포트가 마련돼 있었다.
다른 하나를 열면 짠! 거울. 이렇게 큰 사이즈의 거울이 좌석마다 있다니 대박 중에 대박이다.
대표적인 거울성애자 싱가포르항공 비즈니스석과 비교해보면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싱항은 조명이 달려있다는 장점이 있음)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좋은 건 수납함마다 덮개가 있다는 점. 이착륙이나 터뷸런스시에도 아이템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 좋았다.
시트 옆엔 이렇게 좌석 컨트롤러가 있어서 편하게 플랫을 조절할 수 있다. 물론 180도 풀플랫 가능! 지금까지 봤던 아이콘 중에 가장 직관적이라 기억에 남는다. 덕분에 조작하기 너무 단순해서 좋았다.
기내식 테이블은 슬라이딩으로 쭉- 끌어내리면 된다. 테이블이 얼마나 큰지 대형 책자를 두어도 공간이 저만큼이나 남았다. 그리고 굉장히 두꺼워서 안정감 100%였다.
런던~마드리드 노선은 단 2시간짜리 비행이라 기내식을 1회만 제공하고 있었다. 이 작고 소중한 종이가 메뉴판이다.
앞면은 스타터, 메인, 디저트 메뉴가 있고 뒤에는 각종 음료와 주류 리스트가 적혀 있다.
★주문 메뉴
-STARTER: Hummus with shakshouka
-MAIN: British roast chicken supreme
-CHEESE AND DESSERT
사실상 스타터와 치즈&디저트는 일괄 제공이었으므로, 메인 메뉴만 좀 고민해서 선택했다.
주문한 요리들이 한 트레이에 나왔다. (테이블이 큰 건지 트레이가 작은 건지… 아니면 둘 다인지…)
메인 메뉴인 ‘British roast chicken supreme’. 스위트콘 매쉬와 케일, 그린빈이 곁들여진 먹음직스러운 음식이었다. 고기도 부드럽고 육즙도 살아있고 특히 스위트콘 매쉬와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시계방향순으로 담백했던 빵, 고소하고 짭쪼름했던 후무스, 적당히 달고 부드러웠던 치즈 케이크, 신선했던 모둠 치즈.
전체적으로 비주얼도 평범하고, 소박했지만 맛은 좋았다. 우스갯소리로 유럽권에서는 영국 음식이 형편없다고들 하던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올블랙 시트처럼 투박하고 심플한 느낌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 조화로움이 마음에 들었다.
엔터테인먼트와 와이파이. 아쉽지만 영국항공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었다. ‘대체 왜…? 꼭 그래야만 했습니까…?’
◆엔터테인먼트
엔터테인먼트는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
어벤져스, 캡틴마블, 미녀와 야수, 증인(한국영화), 극한직업(한국영화), 니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 Up, 겨울왕국 등 한국어 지원이 되는 영화가 무려 25개나 됐다.
대부분의 외항사에서는 보통 10개 내외, 많으면 20개가 안 되는 정도에서 지원해주는데 영국항공은 꽤 많은 영화를 지원해주고 있었다.
그외에 인기 드라마들도 정주행할 수 있는데 이건 아쉽게도 한국어 지원이 안 되는 것들이 많았다. (이런 것까지 지원해주는 항공사가 있다면 진짜 100점일 듯…)
게임 매니아들에겐 너무도 중요할 ‘Games’ 카테고리. 아케이드, 보드, 카지노, 키즈 게임 등 다양한 게임들로 잘 구성돼 있었다.
◆와이파이
그러나 문제는 와이파이. 영국항공은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자체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클럽 스위트석’이 A350-1000 내 최상위 클래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바우처도 받지 못했다. 물론 유료로 구매하면 이용할 수는 있다. 그래도 그게 그런 게 아닌데… 아주 소량의 바우처를 주는 곳은 봤어도 이렇게 아예 없는 곳은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러웠다.
영국항공이 2019년까지 당사 항공기의 90%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하실 수 있을 거라 밝혔다는데… 기술 확대와 함께 서비스까지 신경 쓴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화장실은 역시 신형 기종이라 깔끔했다. 시트와는 반전되게 올 화이트로 꾸며져 있는 게 마음에 들었다.
어메니티는 ‘더 화이트 컴퍼니(The White Company)’ 제품.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홈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런 소소한 것 하나도 영국스러움이 묻어난다니… 다음엔 장거리 노선에 탑승해 어메니티 파우치로도 제공받고 싶은 마음이다.
살다 보면 군중들 사이에서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튀는 아이가 꼭 있다. 그런가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 시선을 사로잡는 공작새 같은 아이도 있다.
둘 다 매력적임은 분명하지만 분명 그 속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많이 다르다. 나에게 영국항공은 전자였다. (굳이 후자를 따지자면 에미레이트항공…?)
‘클럽 스위트(Club Suite)’. 13년 만에 큰 마음먹고 선보이는 신형 시트임에도 불구하고 과욕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힘을 뺀 느낌을 많이 받았다.
멋을 부리되 너무 튀지 않게,
평범해 보이면서도 특별하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멋진 킹스맨처럼
영국항공의 클럽 스위트는 1부터 10까지 모든 게 자연스럽지만 특별했다. 서비스와 기내식을 논하기엔 2시간이라는 비행은 너무 짧았지만 영국항공의 매력은 제대로 맛본 것 같다.
★클럽 스위트의 다음 행보는?
-2020년부터 장거리 노선에도 조금씩 도입시킬 계획
-2019년 연말까지 총 3대의 A35K를 더 인도받을 예정
-2022년말까지 총 17대의 A35K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힘
★다음 운항 노선은?
-19년 9월엔 런던~두바이 노선
-10월엔 런던~토론토 노선
-12월엔 런던~텔아비브 노선
-20년 1월엔 런던~방갈로르 노선
영국항공의 비즈니스 이상 고객들은 갤러리 클럽 라운지(Galleries Club Lounge)를 이용할 수 있는데 퍼스트 승객과 원월드, 기타 제휴 항공사들도 입장 가능한 공용 개념의 라운지다
★기타 정보
-히드로공항 T3, T5에서 있는 갤러리 라운지 이용 가능
-T3 운영시간: 오전 5시~밤 10시 30분
-T5 운영시간: 오전 7시~오후 9시
-Elemis Spa 15분 무료 트리트먼트(퍼스트, 비즈니스, Executive Club Gold)
다양한 항공사 승객이 이용하는 만큼 굉장히 넓은 라운지. 의자만 해도 족히 100개는 넘어 보였다. 그런데 그만큼 사람이 너무 많아 앉을 곳 찾기가 힘들었다는 게 반전.
조용히 쉴 수 있는 독립적인 곳을 찾는 건 사치일만큼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그래도 다행히 푸드코트는 공간마다 잘 마련돼 있어 이용하기 편했다. 음식 구성도 다양했다.
각종 핫푸드와 핑거 푸드들
샐러드와 과일, 시리얼, 요거트, 베이커리, 쿠키까지. 한 끼 식사로 먹기에 좋은 음식들로 구성돼 있었고 떨어지면 금방 채워줘서 좋았다.
이밖에 즉석 커피를 즐길 수 있는 UNION 커피 바와 와인, 샴페인이 가득한 주류 코너도 즐길 수 있었다.
식사할 때 멋진 주기장&활주로 뷰를 바라볼 수 있는 건 덤! 이륙하는 항공기들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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