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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원 Sep 01. 2022

제발 아프지 말아 줘

감기에 수족구병까지...

날씨가 조금 이상했다. 변덕이 심한 날씨로 딸아이가 감기에 걸릴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찾는다. 안된다고 해도 고집을 부리는 5살을 꺾을 수 없어 못 이기는 척 주었다.

아빠가 퇴근하고 고깃집으로 가서 축하파티 겸 소주를 한잔 먹었다.

2층엔 설빙이 있는 식당이었다. 딸아이는  먹고 디저먹으러 카페에 가자고 성화를 부렸다.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음에도 아이를 위해 카페로 가서 커피와 빙수와 아이 음료를 시켰다.

빙수를  숟가락 먹은 율이가 훌쩍였다. '...  것이 왔구나...' 환절기에 조심해야 하는데 차가운 빙수까지 먹었으니 바로 코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노는 내내 코를 훌쩍거리는 모습이었다.

환절기를 한 번도 그냥 지나간 적이 없다. 매번 감기를 앓고 지나가는 걸 알면서도 조심시키지 못한 내가 안일했다. 괜히 빙수를 먹은 남편을 원망도 해 보았다. 진짜 원인은 면역력이 없는 이유인데도 말이다.


주말을 그렇게 훌쩍이며 지나가고 월요일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코로나 검사를 하겠다고 해서 힘들어하는 아이를 붙잡고 콧속을 아프게 했다. 아이는 발버둥을 쳤고 안타까운 마음에 아이를 꽉 안았다.

음성으로 나온 아이와 감기약 3 치를 처방받아 집으로 향했다.


고열이 있으면 병원으로 오라는 말이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밤새 38~39도를 왔다 갔다 하며 아이는 열이 나기 시작했다. 해열제를 먹이니 조금 괜찮아지긴 했지만 평균 37도를 가뿐히 넘겼다.

다음날 딸아이는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다는 기쁨에 신이 나 있었다. 엄마 속도 모른 채...


힘겹게 월, 화, 수를 보내고 코막힘은 조금 있지만 콧물이 거의 다 나오지 않아 등원을 했다.

손등에 벌레 물린 것이 살짝 의심스러웠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원한 딸아이와 함께 찝찝한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수족구병이었다....

당장 주말에 충주에 가야 하는데 수족구에 걸리고  것이다. 주변에 수족구 걸린 얘기는 들었지만 우리 아이가 수족구에 걸리리라고는 상상도  했는데 결국 걸리고 말았다.


주말에 고모집에 못 간다고 하니 딸아이가 울기 시작한다. 고모 보고 싶다며 울부짖는다. 자주 보고사는 것도 아닌데 이리도 서러울까.

빨리 나으면 갈 수 있다고 다독이며 집으로 돌아갔다. 손등에 하나였던 수포가 두 개가 더 번져있었다.

제발 무사히 지나가야  텐데...

심하게 번지지 않고 지나가기를 바라본다. 5 동안 아무 곳에도 가지 말라던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자니 딸아이가 울고, 열이 많이 오르던 날짜를 계산하니 어쩌면 토요일이면 완쾌할 것도 같고...


우선  먹고 잘자며 빨리 좋아지고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모든 것이 순탄하게 지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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