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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원 Feb 26. 2023

방학

간절하다.

하루종일 딸아이와 전쟁을 치르느라 머리가 지끈지끈, 목은 따끔따끔 거 린다.    

 

봄방학이라 하루종일 같이 붙어 있어야 한다는 상황이기에 더 싸울 일이 많다.    

 

잔소리를 했음에도 빤히 바라보며 하지 마라는 짓을 뻔뻔하게 하고 있는 녀석은 고작 이제 여섯 살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여섯 살과 싸움이 된다니.   

  

하도 소리를 질러대서 목은 더 이상 말하기를 거부하고,

머리는 마치 뒷골 잡고 넘어가 듯 띵하다.   

  

이런 상황을 1도 모르는 남편은 오로지 엄마의 잘못으로만 생각한다.     


물론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은 나이에 엄마랑 둘이서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니 온몸이 근질근질할 것이란 건 잘 안다. 

그래서 난 방학이 싫다.

절대적으로 싫다.

    

하지만 방학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나에게도 방학을 달라.


아...

나도 방학이 간절하다.

어른들도 가끔씩 방학이 필요하다. 모든 것에서부터의 방학.


남편과 아이와 떨어져 훌쩍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는 그런 방학이 간절히 필요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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