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6 나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

by 가시나물효원

글을 쓰면 쓸수록 나와 마주해서 내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데

나는 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없는 거 같아서 요즘 고민에 빠졌다.

어디서부터 내 이야기를 공개해야 하고 그 부분은 빼놓고 싶고

분명 어떤 주제로 오늘 하루 이야기를 풀어내야지 하면서 주제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로 카카오톡 나에게라는 곳에 메모가 빼곡하다.

그러다가 글 쓸 때쯤이면 아 그건 좀 아닌 거 같아 라면서 글을 다른 주제로

적당히 적어내곤 한다.

솔직히 이런 고민들이 아마 나라는 사람을 나 자신이 마주할 용기가 없는 거 같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남에게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좋은 삶을 살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한 것 같다.

글을 쓰면 쓸수록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게 밝혀질까 봐 두렵다.

SNS는 내가 만들어서 그 안에 나라는 아바타로 내가 원하는 삶으로 꾸밀 수가 있다면…

지금 이 글을 쓰는 내내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는 게 쉽지 않다.

오늘도 나는 나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도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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