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며 뒤죽박죽 흐트러져버린 나의 정신머리를 정돈하려면 무슨 말이든 좋으니 글로 써내야만 했다. 4년 가까운 시간 속에 들어있는 가닥가닥의 하루들이 밀가루 반죽처럼 엉킨 실뭉치처럼 ‘4년 차 자영업자’라는 말로 덩어리째 뭉쳐져 있다. 오늘의 작업을 어제도 한 달 전에도 일 년 전에도 했기 때문일 것이다. ’ 4년 전부터 케이크 가게를 운영해 왔습니다 ‘라고 모든 시간들을 뭉뚱그리기엔 내가 겪어왔던 매 순간이 낯설고 새로웠다. 완전히 제로에서 시작했던 우리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꼬박꼬박 성실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따라 한 겹 한 겹 세상에 자리를 잡아온 것 같다. 그 속에 있던 나는 어떤 변화를 느낄 새도 없이 정신없는 상태로 모든 시간을 보냈다.
돌이켜보니 매일이라는 말도 매 시간이라는 말도 단위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초 단위도 쪼개놓은 듯한 매 순간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눈을 뜨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조금이라도 이른 퇴근을 할까를 먼저 떠올릴 만큼 알뜰히도 시간을 써왔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가는 시간조차도 아까워하던 날들이다. 단 몇 분이라도 일찍 퇴근하고 싶은 마음에 한 번에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하려다가 망치기도 여러 번이고 식사를 위한 시간도 아까워 일하는 중간중간 간식으로 배를 채우던 날들도 수두룩이다. 3년 동안 일과 임신, 출산, 육아를 함께하며 긴장 상태로 오전부터 늦은 새벽까지 어쩌면 기계보다 더 혹독하게 일만 하던 몸에 큰 이상이 생기지 않은 일이 기적처럼 느껴질 뿐이다.
아침부터 늦은 새벽까지 주방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시간들이 지나고 이제는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아이와 함께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 일상을 회복했다. 영업종료 후 잔업을 해야 하는 압박 같은 거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못했던 우리의 소망을 이룬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