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인간에게 학습능력을 부여하여 생존하게 만드셨고 그것은 동물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배움에 관해 좀 더 공부하다 보면 때로는 인간은 왜 이렇게 끊임없이 배워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더욱이 항상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그 자체가 피곤할 때가 있다. 그냥 모르면 모르는 대로,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살면 편할 게 아닌가? 그뿐인가 그냥 무리 속에서 무리가 하는 대로 행하는 대로 그냥 휩쓸려 살면 생각할 것도 없고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도 않다. 이 얼마나 속 편하고 괜찮은 방법이지 않은가 말이다.
내 짧은 배움에서 오는 궁금증은 항상 책에 해답이 있다. 이러한 배움에 대한 본질은 이미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된 지 오래고 그것들을 읽으면서 나는 또 학문의 무지를 확인하며 오늘 또 배운다.
인간은 스스로 정해져 있거나 익숙해져 있던 것에서 탈피하여 자기 삶의 질을 향상하려는 욕구가 있다. 또 그와 정 반대되는 무지가 있는데 이 둘 속에서 늘 갈등하기 마련이라고 한다.
삶의 질을 향상하려는 욕구를 학습 욕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학습 욕망은 일반 동물에도 있다. 동물에게 학습 욕망은 각인(imprinting)이나 반사작용으로 나타난다. 동물은 태어나면서 유전자 속에 짜여 있는 생존 방식으로 행동한다. 즉 새끼를 키우는 방법이나 사냥 행동 등 자연적인 규칙이다. 이렇게 동물이 태어난 직후 배우는 행동양식을 각인(imprinting)이라 한다. 그러니까 일반 동물의 학습 욕망은 환경과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것으로 태어나면서 각인된 생존을 위한 행동이다.
하지만 인간의 학습 욕망은 동물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인간은 생존하면서 각자 개인 스스로 서로 다른 존재로 구별하려 한다. 인간에게는 삶의 존재를 지탱할 수 있도록 자연적인 환경이나 인위적인 환경을 바꾸길 원하는 본능이 있으며 이것은 학습이라는 본능에 의한 힘으로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이러한 학습 본능은 무엇이 되고자 하는 가능성에 집중한다. 이러한 가능성은 태어나면서부터 채워져 있지 않고 여백과 잠재력으로 시작한다. 따라서 인간은 이렇게 비어있거나 열려 있는 공간이 채워지기를 바라는 것이 학습 본능이며, 인간의 학습 욕망인 것이다.
이미지 출처: Pixabay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이 되고자 하는 가능성의 여백을 어떻게 채워야 하고 무엇부터 채워야 할까? 이 질문에는 여러 가지 해답들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메슬로우 욕구 5단계로 설명해 보고자 한다. 이 이론은 내가 배움의 감동을 경험했던 이론이며, 정말 많이 사용하고 있고, 이미 알고 있는 분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본다.
매슬로우 욕구 1단계는 생리적인 욕구이다. 인간의 의·식·주와 수면, 휴식, 배설 등에 해당하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욕구로 인간은 제일 먼저 이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한다.
1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2단계 안전의 욕구가 나타난다. 위험이나 위협에서부터 자신을 보호하거나 불안함을 덜게 하는 욕구로 안정적인 직장, 안전한 먹거리 등 미래의 걱정에서 자신을 보존하는 욕구를 채우려 한다.
2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3단계 소속 및 애정의 욕구가 나타난다. 어떤 조직에 속하고 싶거나 가족과 친구 등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가지기 원하는 사회적 존재에서 오는 욕구이다. 의미 있는 관계는 타인을 사랑하고 자신도 사랑을 받음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이루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3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4단계 존경의 욕구가 나타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며, 그것을 통해 자신감과 명성을 얻기 원한다. 즉 외부로부터의 인정을 받기 위해 스스로를 계발하고 발전시킬 동기를 얻기도 하며 자신을 유용한 사람으로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는 욕구이다.
4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마지막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가 나타난다. 이는 최고 수준의 욕구로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표현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달성하려는 욕망인 자기 성취이다. 자기 성취욕은 내적인 만족에 대한 욕망으로 남들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진정한 만족을 추구하는 욕구이다.
매슬로우는 반드시 하위 단계가 충족되어야만 상위 욕구가 발생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5단계까지 이른 사람은 다시 아래로 내려오지 않을까? 요즘같이 미래가 너무나 불확실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1단계의 문제로 허덕일 때도 많다. 그렇다고 나머지 단계는 바라지도 않는 것이 되지는 않는다는 게 우리 모두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누구나 바라는 5단계의 욕구는 어느 단계에 있는 사람이든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고 언젠가는 이루겠다는 신념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학습능력이 인간의 생존 본능이고 욕구 충족 과정이 인간의 존재를 위한 채움의 과정이라면 우리는 배움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동물과는 질적으로 다른 학습능력이며 우리들의 유일한 생존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