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공주는 인기가 없다

성숙한 남성 05 - 왜 여성은 연상남을 좋아하는가

by 꿈애취애

여성의 매력을 가리키는 표현 중에, “백치미(白痴美)”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백치(白痴)”라는 말은, “바보 같다“,“맹하다“와 같은 부정적 의미입니다만, 아름다움(美)이 결합하여,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여성스럽고 청순한“ 등의 긍정적인 의미가 되어 버렸습니다. 남자들이 이성(異性)의 순수함을 좋아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여성들은 남자의 순수함을 싫어하나요? 순수한 연하남도 남성으로서 충분히 매력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결혼 통계에 의하면 연상녀 연하남 커플의 비율은 20%가 되지를 않습니다. 20여년 전에는 채 5%도 안 되었는데, 최근에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일반적으로 여자는 연상의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 연상남을 좋아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더 순수할 것 같은 연하남보다는 연상남을 선택한 그 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들여다 보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제 나름대로 상상해 봅니다. ‘여자들은 남성들에게 안정감을 기대한다. 안정감에는 경제적 안정도 있지만 정서적 안정도 포함된다. 여기서 정서적 안정이란 문제해결 능력, 더 정확히는 위기에 봉착했을 때 나타나는 심리적 여유를 말한다.’라는 답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기서 ‘심리적 여유’가 핵심인데, 이는 쉽지 않는 일입니다.

위기란 본인의 역량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또, 극복하지 못하면 자기 인생이 박살나는 일입니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고, 또 초래하는 결과가 미미하다면 위기라고 부르지도 않습니다. 본인 능력으로 해결할 엄두도 안 나고, 또 그 결과가 너무나도 두려운데, 그 상황에서 여유를 가진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위기 앞에서는 마음이 먼저 무너집니다. 하지만 위기를 통해, 부서지고 깨지고 찢겨 나가면서 단련되는 곳도 마음입니다. 위기를 많이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마음은 단단해집니다. 그게 연륜(年輪)입니다. 연륜이 쌓이면, 다시 위기가 찾아와도 태연하고 담담하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 연륜을 쌓기 위해 필요한 것이 “절대적인 시간”입니다.

예측할 수 있는 위기가 있고, 예측하지 못하는 위기가 있습니다. 예측할 수 있는 위기는, 준비와 연습 그리고 각오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예측한 위기에 처했을 때, 사람의 마음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한 위기에 닥치면, 사람의 마음이 쉽게 우그러집니다. 그 모양이 바뀌고, 크기도 변합니다. 컷던 크기가 작아지기도 하고, 작았던 마음이 커지기도 합니다. 연륜은 예측하지 못한 위기에서 더 잘 쌓입니다. 그리고 일반적(혹은 확률적)으로 예측하지 못한 위기를 누가 더 많이 겪는가를 떠올린다면, 당연히 세상을 더 오래 산 사람입니다.


29살의 여성이, 순수한 20살 남자와 연륜(여유)이 느껴지는 38살 남자 중 한쪽과 사귀어야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까? 반대로 29살 남성이, 순수한 20살 여자와 연륜(여유)이 쌓여 있는 38살 여자 중 누구를 택할까? "어디에 더 가치를 두느냐?"라는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인 결과는 남편 연상 63.5%라는 혼인 통계(2024)가 보여줍니다.


이러고 보니 평강공주가 인기가 없는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디즈니에 백설공주를 비롯한 수 많은 공주 스토리가 있듯이, 한국에도 평강 공주 스토리가 있습니다. 평강 공주 스토리는, 아버지 왕에게 쫓겨난 공주가 자립해서 바보 남편(온달)을 장군으로 키우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온달이 나중에 장군이 된 것을 보면, 이 사람은 지능이 낮은 저능아가 아니라, 그저 어리숙하고 순진한 총각(남자)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아내에게 평강공주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냐고 살짝 떠보니, “바보를 남편으로 맞이하는 것이 싫고 그 바보(=순진한) 남편을 멱살 잡고 하드 캐리해서 장군으로 만드는 일은 더 더욱 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더군요. 또 남자인 제 입장에서도 아무리 공주(beauty)일지라도 “‘바보‘인 너를, 내가 장군으로 만들겠다“라고 하면, 열 받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결혼 시장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가 원하지 않는 서사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 같습니다.


덧붙이면, 연륜이 쌓이면 쌓일수록 필연적으로 잃어버리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순수함”입니다. 남자가 세상을 경험하면 할수록 소년의 순진함은 사라집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나이브(naive)하지 않다, 순진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본인은 더 이상은 가지지 못하는 순수함이 아직 남아 있는 존재(어린 여성)를 접했을때, 끌릴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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