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커뮤니티도 우리 동네야

by 꿈애취애

사람들이 말하는 "우리 동네"란 향수와 그리움이 묻어 있는 추억의 장소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기에 아련하다. 그래도 굳이 그 장소를 다시 찾는 것은, 잊혀 가는 기억의 조각을 붙잡고 싶은 미련 때문일 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우리 동네"를 굳이 물리적 장소로 한정하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고 싶은 이벤트들이 쌓여 있는 곳이라면 전부 "우리 동네"다.


내게는 SNS 커뮤니티들도 "우리 동네"다. 스마트폰은 2019년 11월에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이라는 의미는 물리적 전화기-스마트폰를 그때부터 사용했다는 말이 아니라, 그 시점부터 모바일로 검색하고 상품을 구입하고, 카톡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러다가, 2022년 4월 15일에 처음 온라인 세계를 접했다. 내게는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이런 세상, 이런 별세계가 있는 줄도 몰랐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블로그, 블로그, 인스타, 루틴 챌린지, 책 읽기 모임, 글쓰기, 책쓰기 등등이 오프라인 대면 없이, 또 오프라인과는 다른 사고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너무 신비한 경험이었기에, "블로그 알고리즘 키워드" 관련 무료 특강에 참여한 일(4월15일)을, "내가 온라인 세계에 처음 입장한 날"로 정하고 기념하고 있다.


얼마 전, 내가 첫 가입한 단톡방의 리더가 단톡방을 리뉴얼했다. 공지를 통해 휴면 멤버(활동이 거의 없는 멤버)가 아닌, 활동 있는 멤버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단톡방으로 이사했다. 나도 함께 이사했는데, 살짝 충격이었다. 미련을 두었기 때문이다. 내게 미련이라는 감정을 있는 줄 몰랐다. 나는 후회한 적이 거의 없다. 내가 한 결정과 행동은 그 상황, 그 조건에서 내 행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여겼기에, 후회를 하지 않는다. 미련도 그 연장선이었는데, 그 감정이 생겨 스스로도 놀랐다.


온라인 세계에 발 디뎌 처음 들어온 커뮤니티에서 그 동안 쌓은 이벤트들 - 그 기억들의 일부가 소실될 것을 두려워했을까? 아니면 다시 그 장소로 되돌아갈 수 없기에 아쉬움을 느꼈던 것일까? '내가 늙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노인은 과거에 집착하고, 청년은 미래를 꿈꾼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상보다 남아 있는 날들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넘치는 사람만이 앞으로 갈 수 있다. 뒤돌아 보는 날보다, 꿈꾸는 날들이 많은 사람들이 젊은이다. 내가 뒤돌아 볼 줄은 몰랐는데,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앞으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이런 일들이 점점 많이 생길 것 같다. 현재의 온라인 커뮤니티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그려 본다.


스마트폰이라는 도구는 2008년에 나왔다. SNS 효시인 페이스북, 현 메타는 2012년에 창업했다. 그러니 카카오 단톡방, 네이버 카페, 밴드, 인스타그램과 그 외에 커뮤니티들의 나이는 이제 갓 10살을 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유입된 멤버들의 10대거나, 20대였을 것이고 커뮤니티 1세대들의 평균 나이는 아주 많게 잡아도 40살이 넘지 않을 것 같다. 이 사람들이 평균 수명에 근접했을 때의 일들을 상상한다. 40~50년 후의 일이다.


다른 관심사가 생겨서, 혹은 본인과는 결이 달라서 커뮤니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신체적 수명을 다해 의학적 사망으로 멤버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케이스다. 사라지는 멤버들이 점점 많아져, 커뮤니티가 자연 소멸할 때, 남아 있는 자들은 어떤 심정일까? 이제는 사라져, 가 볼 수 없는 "우리 동네"를 떠올렸을 때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 향수와 그리움이 묻어 있고 다시 찾을 수 없기에 아련한 곳, "우리 동네, 우리 커뮤니티". 새로운 모임을 찾아 설레이는 여정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쌓아온 추억들이 너무 방대하기에, 앞을 바라 보기보다 자꾸 뒤돌아 볼 수 밖에 없는 곳, "우리 동네, 우리 커뮤니티". 어쩌면 모두 꼰대가 되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나 때는 말이야", "우리 동네에서는 말이야", "우리 커뮤니티에서는 말이야". 다들 그렇게 거스릴수 없는 흐름 속에서 나이를 먹어 가겠지만, 그래도 그때는 할 말이 많았으면 좋겠다. 남아 있을 이들에게 전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풍성하다면, 후회없는 인생을 살았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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