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급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땐,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다. 나로서는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도 어리숙하고 서툰 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나는 괴로워하며 밤을 새웠다.
사람들이 나에게 실망할까, 나를 싫어할까 걱정하고 두려워했다.
그렇게 열정은 조금씩 식어갔다.
최대한 버텼고,
아니다 싶으면 떠났거나 떠나야 했다.
내 전공을 떠났고, 첫 직장을 떠났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실패에서 배우고 사람에게 배웠다. 그러면서 조금씩 나만의 길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이 큰 돌덩이는 나에게 돌아가라 말하는 듯했다. 돌아갈 길도 알려주지 않은 채.
가로막힌 김에, 멈춘 김에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했다. 드러누워보기도 하고, 그림도 그려보고.
가끔 사람들이 시간을 함께 나눠주지만
혼자인 시간들이 필연적으로 많아졌다.
처음엔 좀 불편하고 어색했는데
이제는 내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
멈춰보니 나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무엇도 없다는 걸 이제 알았다.
실수해도 실패해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 괜찮다고 버티다 내가 무너진다면 그걸로 끝이라는 것도.
그리고 나를 좀먹는 것들로부터 멀어져야
나를 지킬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