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
나는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하고 있다.
지금은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 사례들을 비교하고
분석하는 논문을 쓰는 중이다.
처음엔 예술이 공간을 어떻게 바꾸는지에만 집중했다.
낡은 골목에 예쁜 간판이 생기고,
빈 상점에 전시가 열리고,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에 매료됐다.
그런데 논문을 준비하면서 점점 도시 자체가 궁금해졌다.
사람이 떠난 거리, 기능을 잃은 공간,
구조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행정 시스템.
왜 어떤 시도는 실패하고,
어떤 동네는 다시 살아나는 걸까.
예술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다.
도시를 바꾼다는 건 단순히 예술을 입히는 일이 아니다.
도시계획의 구조를 이해해야 하고,
경제의 흐름을 읽어야 하며, 정책과 행정,
그리고 제도의 틈바구니에서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그 공간에 실제로 사는 사람, 떠난 사람, 돌아오게 할 사람.
공간을 기획한다는 건 결국 사람의 움직임을 설계하는 일이니까.
나는 이제, 나만의 도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누구의 성공 사례를 옮겨 적는 게 아니라,
내가 관찰한 도시,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해보고 싶은 실험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도시를 좋아하게 되면서,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그게 어쩌면 지금, 내가 도시재생이라는 단어 앞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