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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Jun 20. 2018

바람 통신

고향에 가는 딸에게 소식을 전하다

방학 맞은 딸아이

고향에 간다는데


성산오름에 오르면

지나가는 바람에 물어 보거라 

아빠 어릴 적 꿈이 무엇이었는지

바람에 숨겨둔 아빠 숨결이 남아 있는지

오름에 올라

바람에 건넸던 노래를 여태 읊조리는지

자전거를 타며 갈라놓았던 바람이

여전히 볼을 간질이는지

살펴보거라 


비 오는 날도 물질 가던 할머니

태왁 망사리에 문어 한 마리, 소라 몇 개

바닷바람 담아 오셨었지


그 바람이

장마가 든 제주에 여태 불고 있는지도

물어보렴


아, 이름은 기억하는지부터 물어야겠구나


고향으로 돌아갈 날이 없다면

오늘을 어이 살까

내일마저 고달픈 하루

바람이나 의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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