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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ince ko Jul 04. 2018

언젠가 라면이라도 같이

태국이주노동자 쑤어이와 라면

사람들은

언제 술이나 한 잔 하자 그러지


살 부러진 우산 들고

하루 종일 

일자리를 찾다가

봉지라면 하나 사 들고

쉼터에 온 태국인 쑤어이

우리말로 예쁜이라는데

벌건 라면 앞에서 

살포시 얼굴 붉히며 라면 권한다


멀찍이 서 있어도 

매운 냄새가 

풀풀 나는데

팔팔 끓는 냄비엔 

송송 썰어놓은 고추가 

보글보글 매운 맛을 부풀리고

벌겋던 라면은 자작자작 졸아든다


나중에, 나중에라고

쑤어이의 청을 웃음으로 넘겼다


쑤어이

언젠가

고추 없이도 

맛있게 끓일 수 있을 때쯤

라면이라도 같이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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