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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Oct 21. 2023

일장춘몽

一場春夢

공모전에 보낼 동화를 탈고하고 한참의 휴식기를 가졌다. 

이상하게 시간이 빨리 갔다. 일주일이 뭘 했는지 모르게 지나갔고 새로운 주말이 되었다. 어쩌면 지난 일주일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게 뭐지?'


인생이 갑자기 압축된 느낌이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마치 1시간 혹은 1분같이 축소되어 내 기억 속에 있다. 이렇게 산다면 긴 인생도 한 시간도 안 되는 느낌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원인이 뭘까? 생각해 본다. 


모든 것은 기억이다. 기억이 범인이다.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나므로 시간은 축소되고 인생은 짧아진다. 


뇌과학에서는 장기기억에 저장되는 기억으로 2가지를 얘기한다. 

하나는 자주 반복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인상 깊은 것이다. 우리가 학습할 때 복습을 강조하는 것은 반복되는 것은 기억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상 깊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다. 새로우니 인상 깊어진다. 특히, 장면과 함께하는 인상 깊은 것은 잘 기억된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꿈꾸는 것이다. 새로운 곳을 가고 낯선 음식을 먹고 멋진 경치를 보고 이것은 시각, 청각, 촉각등의 모든 감각이 동원되는 낯선 경험이므로 장기기억에 잘 저장된다. 


그렇다고 여행이 의미 있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뇌구조가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혹사당하지 않으면서 반복되는 일상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잊어먹는 것이고 내 인생에서 그만큼의 삶이 사라지는 것이다. 삶이란 결국 기억이다. 매 순간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 기억되어 인생으로 남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이 적고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시간은 빨리 간다. 기억되는 것이 없으므로 그들의 인생은 똑같이 살아도 더 빠르게 느껴진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면, 삶은 한 순간의 꿈처럼 느껴진다. 숭고했던 목표도 아등바등 살던 것도 의미 없는 꿈일 뿐이다. 


이런 인생을 좀 더 길게 살고 싶다면 몇 가지를 하면 된다. 그런데 과연 좀 더 길게 사는 것이-즉 기억되는 게 많은 것이-의미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그것은 현실이 아니고 단지, 뇌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에 미리 프로그램된 데로 뇌는 작동하고 그것에 의해 우리는 느낀다.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살아보겠다는 것이 의미 있는가? 그것은 신이 만든 내 몸의 프로그램 데로, 게임의 규칙대로 산 다는 것이다. 


그것을 초월해서 살고 싶지만 몇 가지 찾아낸 방법은 소개하겠다.


첫 번째, 기록을 남긴다. 

나같이 글을 쓰고 매번 느낀 것을 정리하는 글을 써라! 글은 당신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막는 매개체이다.  글을 보며 잊힌 내 인생을 되살릴 수 있고 결국 더 길게 살 수 있다. 기억이 많다는 것이 오래 사는 것이다. 일주일 동안 뭘 했는지 아무것도 모르면 결국 일주일은 1분도 안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인상 깊은 낯선 일들을 한다. 

그것의 최고봉이 여행일 것이다. 꼭 여행이 아니어도 안 가본 곳을 가보거나 안 해봤던 것을 하거나 낯선 음식을 먹는다면, 나의 뇌는 그것들을 기억하고 그러한 순간이 내 인생으로 남아서 인생을 오래 살 수 있다. 


세 번째 뇌를 쓰는 행동을 한다. 

뇌를 혹사시키고 힘들게 하면 뇌는 그것을 기억한다. 물론 좋은 기억이 아닐 수는 있어도 그 순간이 힘들어, 그 순간이 긴 것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 뇌를 혹사기키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공부나 연구가 있고, 글을 쓰는 행위도 매 순간 수학적 사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뇌를 혹사시킨다. 





만약에 내가 기억을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

비록 나이가 많더라도 나의 인생은 사라지게 된다. 기억되지 않는 것은 살지 않은 것과 같은 것이다. 


자기가 살아온 인생을 생각해 보자. 어느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가? 

아마 그때 당신은 무척 뇌를 혹사시키면서 공부등을 했거나, 인상 깊은 여행지를 돌아다녔거나 매번 새로운 경험들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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