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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Oct 20. 2023

가을이 사라졌다!

커피 한잔과 글쓰기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가 막내아들 잠바를 찾느라고 분주하다. 


"노란 잠바가 어디 갔지? 분명히 여기에 넣어놨는데?"


그새 날씨가 많이 추워졌나 보다.

엊그제까지 반팔을 입었던 것 같은데 벌써 두꺼운 잠바라니.....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강아지와 산책을 갔다. 두꺼운 티에 아내가 사준 가벼운 가을 잠바를 입었다. 그런데 정말 날씨가 추워졌다. 아내가 사준 얇은 천으로 된 가을 잠바는 싸늘한 날씨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잠바 얼마 입지 않았는데? 올봄에 아내가 사준 건데, 벌써 장롱으로 들어가야겠네!'


단풍이 떨어지는 공원 사이로 강아지와 산책을 하다 새삼 가을이 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젊었을 때만 해도 가을이 길었다. 긴팔 티셔츠를 입고 꽤 오랫동안 지내야만 겨울이 왔다. 이제는 그런 날이 얼마 없다. 


문득 다시 한번 지구를 생각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 변화.....

그리곤 이내 무력감이 찾아온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로 굴러가는 자본주의는 점점 지구를 병들게 하고 우리는 하나둘씩 그것을 몸소 느낀다. 어린아이들은 모르겠지만 나 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은 예전에 살던 지구와 지금의 지구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가을이 사라졌다!

이제는 가을옷을 많이 살 필요가 없다. 반팔 여름옷에 추우면 잠바 정도 입다가 겨울옷을 꺼내 입으면 된다. 


나의 삶과 내가 관여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들만 생각하다, 이렇게 전 지구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무력감이 찾아온다. 


'그냥 나도 자본주의에 맞춰 생산하고 소비하다가 지구를 더럽히고 죽으면 되지!'


과연 지구는 바뀔 수 있을까? 친환경적인 생산과 소비, 풍력과 같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서 이 생태계가 공존하도록 인간은 바뀔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누리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까? 많은 기업들이 이윤을 포기해야 하는데 현실성이 있을까? 우리의 미래는 아픈 지구와 함께 멸망하는 것 밖에 없을까?


아름다운 가을길을 강아지와 산책하다 이내 마음이 우울해졌다.


가을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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