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경시 학원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무리한 선행과 무리한 심화를 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이 아이는 계속 개념을 소화 못하면서 진도를 나갑니다. 엄마도 진도를 나가기를 바라고, 친구들도 진도를 나가니 본인도 불안하여 진도를 나갑니다.
일반적으로 정답률이 80% 후반에서 90%대로 교재 진도가 나가지 않으면 구멍이 계속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잘 정리해서 공부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수박 겉핧기식으로 공부를 합니다. 즉, 제대로 수학을 공부하는 방법과 느낌을 모른 채 진도만 뺍니다. 그래서 수학에 대한 메타인지능력을 상실합니다. 자기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조차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무리한 심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못 따라가니, 어릴 때는 부모에게 의존해서 풀이 설명을 듣고 숙제를 하고, 조금 크면 과외선생님을 이용하거나 해설지를 보고 숙제를 합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면 블랙라벨을 학원에서 끝내도, 나중에는 쎈수학도 못 푸는 실력이 됩니다. 수학은 스스로 풀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간혹 아이 실력은 안 되는데, 최상위를 빠른 속도로 끝내려는 부모를 보게 됩니다. 대부분 설명하기로 최상위가 끝나서, 아이는 전혀 실력이 늘지 않고 수학 문제를 푸는 안 좋은 습관만 가지게 됩니다. 초등 때 최상위까지 해도 중등 가서 쎈수학도 못 푸는 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공부한 것입니다.
문제는 고등 때 아이들을 가르치면 이런 아이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기가 소화가능한 교재를 자기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했다면 고등 가서 평균 2등급 정도 노릴 수 있는데, 이렇게 공부하여 공부정서까지 망가져서 4등급으로 추락합니다.
학원에서 이렇게 공부하다 온 아이들을 가르치면 여전히 아이와 부모는 눈높이가 높습니다. 문제점을 교정하기보다는 빨리 역전하기를 바랍니다. 비록 경시학원을 못 따라가서 그만뒀지만, 그것의 대안이 올바른 습관으로 천천히 문제점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학원으로 옮겨서 경시학원 못지않은 선행과 무리한 심화를 하기를 바랍니다.
아이의 실력과 부모님의 눈높이가 부조화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고등 가서 망가집니다. 그래서 고등부 선생님들이 무리한 선행이나 심화하지 말고, 꼼꼼히 개념만 하고 제발 고등부에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겁니다.
아이가 못하면 그것을 인정하고 그것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 수학의 발전을 꿈꿀 수 있습니다.
간혹 제가 심화를 강조한다고, 못하는 학생도 심화해야 한다고 오해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제가 강조하는 심화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여유 있게 아이가 충분히 생각해서 스스로 끝내는 심화입니다. 그래야 아이가 실력이 늘고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나중에는 역전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 심화를 실패하는 경우가 아이가 실력이 안 되는데, 선행도 빠르고 심화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심화가 설명하기가 되고 속도전이 되면서부터입니다.
초4 아들이 최상위 4-1을 최근에 끝냈습니다. 한참 후행에 해당합니다. 부족한 아이는 이렇게 느리더라도 스스로 풀게 기다려주면서 심화를 시키라는 것이 제가 주장하는 심화입니다. 그리고 중등부터는 선행을 조금 신경 써서 진도가 느리면 부분적 심화를 해서 진도를 빼는 것을 강조합니다. 초등까지는 아이가 부족하면 현행만 따라붙더라도 심화를 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스스로 푸는 심화를 뜻합니다.
저희 학원에 초4 아이 중에 최상위를 95% 정답률로 풀고 틀린 것도 거의 고치는 뛰어난 유전자의 아이가 있습니다. 지금 초6-2 최상위를 엄청 빠른 속도로 끝내고 있습니다. 아마 이 아이는 중등 과정도 매우 잘하겠지요. 심화까지 해도 순식간에 중등 3년 과정을 끝내고, 초6이나 중1에는 고등 과정을 나가고, 중2 정도면 고등 전범위를 나갈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초5 아이는 벌써 고등 과정을 나가고 있습니다. 중등 일품까지 다 끝내고 고1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고1 과정을 나가면서 중등 과정을 블랙라벨로 다시 복습할 예정입니다.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 이미 고등 전 과정을 끝내고 고등 심화까지 끝낼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이렇게 우수한 아이들도 가르치고 매우 성실하고 착실하며 공부만 하면서, 살아가는 아이도 가르칩니다.
그러나 제 자녀들의 선행 속도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 자녀의 상황에서 가장 무리가 없으면서도 올바른 방식으로 수학을 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개념과 선행은 꼼꼼히 충분히 소화되게 나가야 한다는 것. 심화는 스스로 풀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연습을 시켜야 한다는 것.
고등학교에 가게 되면, 구멍이 많으면서 선행이 빠른 아이들과 구멍은 없으면서 선행도 느린 학생들은 보통 4등급을 받습니다. 구멍이 없으면서 선행이 빠른 아이들은 3등급을 받습니다. 심화를 스스로 풀면서 진도가 느린 아이들은 보통 2등급을 받습니다. 심화를 스스로 풀면서 진도가 빠른 아이들은 보통 1등급을 받습니다. 이것은 내신에 한해서입니다.
수능의 경우는 고3 때 보기 때문에 진도가 조금 느려도 심화를 스스로 푼 아이들이 1등급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