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심화의 필요성
이 친구는 작년 문이과 분리 시대에 문과 수능으로 4등급을 받은 친구입니다. 올해와 같은 문이과 통합으로 해석하면 대략 6등급 정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결국 6등급에서 1년 만에 1등급으로 수학 성적이 수직 상승한 셈입니다.
궁금해서 상담을 했습니다. 이 학생은 초등 시절 수학을 심화까지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경시도 어느 정도하고 선행은 중등까지 끝났다고 해요. 그런데 무리한 선행과 심화에 지쳐, 중등부터 고등까지 사춘기와 함께 6년을 공부를 안 했다고 합니다. 재수를 하면서 다시 수학 공부를 하니, 초등 때 열심히 했던 감각이 되살아났다고 합니다. 마치 학습 능력은 가득 차 있었는데 그동안 수학 공부를 하지 않아서 내용이 비어있는 상태였던 것이죠. 그 내용을 채우니 다시 수학이 제자리에 돌아온 것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많이 봅니다. 초등 때 영재원이나 영재센터까지 다니면서 열심히 하다가 중등부터 수학을 논 아이들이요.. 나중에 열심히 하면 정말 신기하게도 성적이 빠른 속도로 오릅니다. 이과를 선택해도 성적이 올라요. 그래서 저는 한번 만들어 놓은 심화 능력은 시간이 지나면 감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다시 수학을 몰입해서 열심히 하면 금방 되살아난다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자녀를 초등시절 심화를 천천히 제대로 시키느라 선행을 못 뽑았을 때, 중등부터 부분적 심화를 하며 모든 과정 심화를 안 하고 넘어가도, 고등부터 다시 여유를 가지고 심화를 하면 초등 때 길러놓은 심화 능력이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초등 때 수학 심화를 하면, 머리도 좋아지는 효과가 있어서 일석 이조인데, 이것을 초등 때 안 하고 중등이나 고등부터 시키려고 하면 훨씬 힘들다는 것이 문제예요.
한번 쉽게 공부하는데 길들여진 뇌는 잘 변화가 안 됩니다. 반대로 초등 때 심화하고 중등 때 안 하더라도 고등 때 다시 심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을 가르치며 많이 경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