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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Jan 23. 2024

피아노 가게 아저씨

내가 운동하는 헬스장 3층에는 피아노 가게가 있다. 주로 중고 피아노를 파는 것 같다. 이 건물은 예전 쇼핑센터 스타일의 건물이라 1층에는 각종 잡화점이 가득하다. 잡화점들은 칸막이가 없고 각 상점마다 파는 물건으로 칸막이를 대체한다. 따라서 3층에 있는 피아노점도 칸막이가 없다. 


헬스장을 갈 때마다 자연스럽게 피아노 가게를 보게 된다. 특히, 내 사물함에서 바로 피아노 가게 아저씨의 모습이 잘 보인다. 운동을 오전, 오후, 저녁에 가기도 하고 평일이나 주말에 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항상 피아노 가게 아저씨는 거기 계신다. 아마 스타필드같이 매장을 항상 열어야 하는 규약이 있는 듯하다. 아저씨의 나이는 대략 60대로 보인다. 


이 피아노 가게 아저씨가 궁금한 이유는 손님이 없기 때문이다. 헬스장을 다닌 지 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손님을 보지 못했다. 이런 오래된 쇼핑센터 건물에서 중고 피아노를 살 사람이 과연 있을까?


임대료는 어떻게 내고 생활은 어떻게 할까? 아저씨를 볼 때마다 궁금하고 걱정된다. 그렇다고 물을 수도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시는데 점심은 드시고 일하시는 걸까?


아저씨의 일과는 아침에 신문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신문을 다 보면 TV를 틀고 뉴스를 보신다. 반복되는 정치 경제 관련한 뉴스를 보고 또 본다. 


운동을 하면서 아저씨의 삶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나라면 무척 지루할 것 같다. 일이 힘들지는 않겠지만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 같다. 만약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면, 손님이 안 오는 것에 스트레스도 꽤 받을 것이다.  


그런데 아저씨는 별로 걱정이 없어 보인다. 항상 여유 있고 오히려 즐기시는 것 같이도 보인다. 젊었을때 돈을 많이 벌어놨나? 내가 여유가 있다면 피아노 한대 정도 구입해드리고 싶다. 그럼 아저씨는 한 달 만에 피아노를 처음 파는 걸까? 아님 6개월? 아님 1년?


궁금하다. 아저씨의 비밀은 뭘까? 임대료는 어떻게 낼까? 그런 상황에도 여유 있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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