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이가 자린이에게(1)
자전거 라이딩을 꿈꾸는 자린이들에게 같은 자린이로서 제가 겪은 경험담과 지식을 공유하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라이딩을 하시는 분들이 타는 자전거는 3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MTB, 하이브리드, 로드 사이클
(1) MTB
MTB는 바퀴가 두껍고 튼튼합니다. 산악자전거라고도 불리죠. 승차감도 좋은 편이에요. 로드 사이클과 비교하면 MTB가 에어서스 들어간 S클래스라면, 로드 사이클은 딱딱한 스포츠카라 할 수 있습니다.
비포장 도로를 가거나 집 근처, 짧은 거리 출퇴근 용, 공원 돌기 정도로 적합합니다. 저는 출퇴근과 공원 정도 돌 때는 MTB를 이용합니다. 제 아내와 같이 라이딩을 할 때도 부인과 보조를 맞추려고 MTB를 타기도 합니다. MTB는 튼튼해서 아이들이 타기에도 좋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도 고장 나지도 않습니다.
단점은 타이어가 넓기 때문에 지면 마찰력이 크고 따라서 속도가 느립니다. 즉, 로드 사이클과 같은 속도로 갈 수도 없지만, 같은 속도를 내려면 체력소모가 엄청납니다. 제 큰딸이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고 제가 MTB를 타고 5km 공원 한 바퀴 경쟁을 했는데, 제가 졌습니다. 하이브리드에게도 밀리죠. 따라서 20km 이상 먼 거리를 갈 때는 비추합니다. 체력소모가 많고 속도가 느려서 라이딩의 참맛을 느끼기 힘듭니다.
따라서 집 근처나 공원 정도를 다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저도 출퇴근과 공원 운동용으로 MTB를 타고 있습니다.
(2)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로드 사이클과 MTB의 딱 중간입니다. 일단 손잡이가 MTB같이 T자형입니다. 바퀴의 폭은 로드 사이클 <하이브리드 <MTB입니다. 하이브리드는 라이딩을 즐기고는 싶은데, 로드 사이클이 불편한 분들께 추천합니다.
제 큰 딸이 MTB를 타다가 하이브리드로 바꿨는데, 학교나 학원 통학용은 MTB가 튼튼하고 편하다고 합니다. 안장도 MTB가 좀 더 넓고 승차감도 더 좋다고 하고요. 단, 속도는 MTB보다 빠릅니다. 실제 자전거 라이딩을 가면 도로에서 하이브리드를 타시는 분들을 꽤 많이 보게 됩니다. 제 아내도 현재 하이브리드를 타는데, 제가 MTB를 타고 라이딩을 가면 저와 비슷하게 따라붙습니다.
하이브리드는 라이딩을 하고 싶은데 좀 더 편안 자세로 하고 싶고, 왕복 거리가 40~50킬로 정도 된다고 할 때 무난합니다. 단점은 바퀴 폭이 좁아 동네에서 막 타면 타이어 펑크가 쉽게 납니다. 자전거 막 타고 노는 아이들에게는 MTB가 적합해요.
(3) 로드 사이클
로드 사이클은 바퀴폭도 가장 좁고, 안장도 좁고, 손잡이가 T자형이 아니라 불편합니다. 보통 처음 한 달 동안 로드 사이클을 타다가 적응을 못해서 중고로 파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일단, 속도가 제일 빠르고요. 오르막 구간에서도 잘 탄력을 붙이면 기어 변속 없이 올라가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장거리를 갈 때 별로 힘이 안 들고요. 승차감이 안 좋고 안장통 때문에 엉덩이에 쿠션이 있는 쫄쫄이 바지를 입고 타야 합니다. 제가 이것을 타고 자린이지만 90km를 왕복했습니다. 가격도 카본 소재로 가벼운 것은 300만 원이 넘고 마니아들은 천만 원 넘는 자전거를 구입해서 타고 다닙니다. 제가 로드 사이클을 사러 갈 때 자전거점 사장님이 한 달 타고 중고로 파는 경우가 많으니 입문형으로 구입해서 타보고 적응되면 비싼 것으로 사라고 할 정도로 적응하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부분 집 안에 따로 보관하기 때문에 베란다에 두거나 아니면 거치대를 따로 구입해야 합니다. 고가의 로드 사이클은 밖에 두면 안장부터 훔쳐간다고 하더라고요. 일상에서 집 밖에 두고 타는 자전거가 아니라는 점도 불편합니다.
그래서 저는 일상용으로 MTB를 타고, 라이딩용으로 로드를 탑니다. 자전거가 2대가 있는 셈이죠. 로드 사이클로 20~30km 정도를 라이딩하면 감질맛이 나서 동네 공원을 더 돌곤 합니다. 뭔가 운동되는 느낌이 MTB에 비해 현격히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