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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과 상상 Jun 21. 2023

내가 세상을 지배하느냐? 세상에 지배되느냐?

브런치 스토리 중독에서 깨어나며

나는 수학 공부법 책을 쓰면서 자기 주도성을 강조했다. 수학 공부에서 자기 주도성은 수학을 잘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개념 공부에서 자기 주도성, 문제를 풀 때의 자기 주도성이야 말로 수학 공부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이랴? 모든 공부의 핵심이 자기 주도성이다. 


어렸을 때 공부를 자기 주도적으로 해서 그런지 인생도 자기 주도적으로 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누군가 명령을 내리는 직장이 싫어 조그맣게 사업을 하고, 운동을 할 때도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바로 고치지 않는다. 일단, 내가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다양한 것을 시도해서 나의 문제를 정리한다. 그러고 나서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하나씩 시도해 보며 점검한다.


그래서 가끔 선배들은 볼링을 치거나 골프를 칠 때 자기들이 해준 말대로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조언을 안 들으려는 행위가 아니라, 내 머리 속에서 나의 문제에 대해 정리가 되지 않아서이다. 스스로 스윙을 해보며 안 되는 원인을 찾고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그러다 보면 정리가 된다. 이 상태에서 남의 조언을 적용해야 원리를 이해하게 된다. 이것은 수학 공부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 때와 정확히 똑같은 행동 절차다. 모른다고 바로 물어보거나 풀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고민과 다양한 시도를 한 후, 설명을 들어야 이 문제가 진정으로 정리가 되는 것이다. 


수학에서의 자기 주도성이 삶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신기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종속되는 상황을 싫어한다. 


얼마 전 브런치라는 것을 알게 되어 작가가 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원래 글은 블로그나 카페에서만 썼는데, 새로운 플랫폼에 쓴다는 것이 흥미로왔다. 그런데 문제는 글을 쓰는 것에 종속되어 하루에도 몇 편씩 쓰게 됐다는 것이다. 할 일도 많고 바쁜데 예전에 블로그에 썼던 글들을 다듬어서 하루에 2~3편씩 올리곤 했다. 


제일 싫어하는 무엇인가에 종속되는 삶이 시작된 것이다. 글은 내가 쓰고 싶을 때 쓰는 종속물인데, 내가 글쓰기에 끌려가고 있었다. 원인을 생각해 봤다. 조회수 해봐야 기껏 몇 십 회다. 유튜브 영상 하나만 올려도 최소 1000명 이상이 봐준다. 여기는 고작 몇 십 회에 내가 종속되어 글 쓰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 봤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았다. 그것은 매번 울리는 라이킷이었다. 누군가 내 글을 읽었다는 라이킷이 휴대폰에 정신없이 울리고 그때마다 나는 브런치를 찾곤 했고, 계속 글을 올리곤 했다. 바로 휴대폰의 브런치 앱을 삭제했다. 이제 알림이 오지 않는다. 평온한 상태다. 내가 글을 쓰고 싶을 때,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쓸 수 있는 상태다.


살면서 많은 것에 종속되거나 방해받지 않으려고 휴대폰도 무음으로 하고 카톡 알람도 꺼놓는다. 내가 확인하고 싶을 때만 카톡을 열어보고 온 메시지를 확인하다. 인스타 팔로잉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정보를 확인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페이스북 앱도 삭제했다. 


현대 사회는 자기들 필요에 의해서 인간을 종속시킨다. 플랫폼을 만들고 거기에 종속되는 인간을 만들어 인간의 돈과 시간을 지배한다. 


종속되기 싫다면 벗어나면 된다. 온전히 나를 느끼려면 지인들 만남까지 통제하고 최대한 나만의 고독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김종원 작가의 [마지막 질문] 중에서


니체의 삶도 돌아보면 고독의 연속이었다. 

타인을 따라 평균이 되는 삶에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결국 그 안에서만 행복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혼자 떠나거나 남을 수 있는 사람은

고독을 견딜 용기를 통해 

자신과 만난 뜨거운 행복의 순간을 누릴 수 있다


고독을 견딜 수 있다면

행복과 성취감

성장과 더불어 가치 있는 인생까지

모두 얻을 수 있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그것이 당신에게 정말 절실하다면

철저히 혼자가 되는 일상을 선택하라


그리고 자신에게 질문하라

나는 왜 존재하는가?


혼자를 견디기 힘들 때마다

이 문장을 가슴 깊은 곳에 담았다가 꺼내 읽어라


무리를 지은 곳에는 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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