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에필로그

봄의 끝자락, 강릉 해안 도로.
바람은 여전히 찼지만, 하늘은 맑았다. 재형은 바다를 배경으로 자전거를 멈췄다.


그의 등에 새겨진 문구 — “Never Downhill, Only Rise.”

설악 그란폰도를 완주한 뒤, 그는 그 문장을 새겼다.


그의 곁에서 함께 달리던 관광팀 외국인들이 환호하며 사진을 찍었다.

“Jae-hyung! you are legend!”
그는 웃었다.
“No, I'm just a rider.”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머리를 스쳤다.


그 시각, 서울의 어느 공원 벤치.
영실과 지원. 지원의 딸이 봄바람 속에서 웃고 있었다.

잠시 후, 영실의 휴대폰이 울렸다. 재형에게서 사진 한 장이 왔다.


바다 위에서 두 팔을 벌리고 있는 그의 모습.
그 아래엔 짧은 메시지가 있었다.


“형, 진짜 살아 있는 기분이에요. 잘 지내죠?”


영실은 천천히 미소 지었다. 지원은 그 표정을 보며 영실의 어깨에 기댔다.


그날 밤, 바다는 잔잔했고, 한강의 불빛은 여전히 반짝였다.

누군가는 사랑을 찾았고, 누군가는 자신을 되찾았다.

그리고 바람은, 여전히 그 길 위를 스치고 있었다.


과거도 미래도, 결국 이 순간 속에 있었다.

가슴이 뛰는 삶을 선택한 그들이, 세상을 새로 써 내려가고 있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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