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수학에서 혼공 수학까지
혼공을 지키는 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현재 주변을 돌아보면 없는 것 같아요. 적어도 제 주변에는 여전히 혼공/집공을 하는 아이는 없는 듯합니다.
어쨌든 고등수학을 혼공으로 시작한 터라 혼공으로 마치는 것에 목표를 두었고 고등을 앞둔 시점에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평범한 아이여서 부족한 점은 많지만 혼공의 길을 가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혼공러의 고등수학 공부를 공유합니다.
혼공의 길은 외로운 길입니다. 아이와 부모 단 둘 뿐입니다. 그래서 이 방향이 맞나? 늘 반복적으로 고민이 되곤 합니다. 아이의 문제가 노출이 될 때마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그 고민은 더 크게 수면 위로 올라오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 방향을 다시금 되새겼습니다.
선행의 목표는 아이의 수학적 사고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결국 고등 실전에서는 해당 학교의 최고 난도 문제를 풀지 못하느냐의 싸움이다.
선행의 목표를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아이의 수학적 사고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가장 중요한 도구가 무엇일까요? 류승재 선생님의 말씀대로 <개념독학>과 <몰입을 통한 문제해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늘 고민이 클 때마다, 언제나 불안이 엄습해 올 때마다, 개념독학과 몰입을 통한 문제해결의 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공통 수학, 대수, 미적분1, 확통 모듀 처음에는 늘 기본정석으로 개념독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학원에서 권장하는 방식인 <개념서-유형서-심화서>의 라인으로 진행하진 않았고, 현재 아이의 수학적 사고력보다 조금 더 높은 단계의 문제들을 접하도록 했습니다.
문제집은 아이가 직접 접해야 합니다. 접해보고 할 만하면 과감히 패스하고 1문제라도 조금 더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는 수학을 좋아합니다. 특히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걸 참 좋아합니다. 다른 반 아이들이 못 푸는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 부랴 부랴 가서 풀고 옵니다. 다른 아이들의 문제집에 좀 난도가 있어 보이는 문제가 보이면 곧이 눈치 보며 앉아서 풉니다.
언젠가는 친구들에게 내가 쓴 식이 예쁘게 해석돼서 식만 간단명료해서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가 무슨 멍멍이 소리냐는 말을 듣기도 했고요.
수학정서와 수학역량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힘은 개념독학과 몰입을 통한 문제해결입니다.
<아이가 푼 고등수학 문제집들>
1) 공통수학1,2 : 기본정석(개념독학)-실력정석(연습문제집)-검은색 마더텅(4점짜리만/별 3-4개)
2) 대수/기하 : 기본정석(개념독학)-실력정석(연습문제집)-검은색 마더텅(4점짜리만/별 3-4개)
3) 확통/미적분2: 기본정석(개념독학)-현재진행 중...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기출문제집을 주로 활용했습니다. 자이/마더텅 등의 기출문제집은 난이도가 잘 구분되어 있고 해설지에는 정답률이 잘 나와있어서 아이가 어떤 난이도의 문제까지 풀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2점/3점은 유형, 쉬운 4점은 준심화, 평범한 4점은 심화, 어려운 4점은 극심화(준킬러/킬러)라고 보시면 됩니다. 목표는 정답률 5~10% 이내의 어려운 4점을 풀어내는 실력을 쌓아나가는 것입니다.
어차피 문제 양치기는 여러모로 대형학원에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방법에 더 초점을 두었습니다. 한 문제를 풀 때마다 정확한 절차에 따라서 푸는 것에 더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야 한 문제를 풀어도 10문제(응용/변형 문제)를 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를 읽는 단계에서는 <조건>과 <구하는 것>을 밑줄 긋고, 문제를 푸는 단계에서는 조건들을 결합해서 구하는 것을 풀기 위해서는 <어떤 개념>을 가져와야 하는지 정확히 쓰며, 해설지를 볼 때에는 답을 맞힌 문제도 해설지를 보고 이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는 문제인지, 주어진 조건들을 어떤 개념들로 결합해야 했는지를 해석하도록 했습니다.
해설지에서 핵심적인 열쇠가 되는 조건식은 빨간색 볼펜으로 적게 했고, 그 조건이 어떤 개념과 연결되는지 메모하도록 했습니다. 하루에 5~7문제를 풀며 깊게 접근했고, 빠르면 5분 느리면 20~30분 걸렸습니다. 처음엔 느렸지만 정확도가 쌓이니 속도가 따라왔습니다. 문제집을 다 푸는 게 목표가 아니라 개념과 절차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측정하는 도구로 삼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중등수학 심화(블랙라벨)를 수잘공 1.0 오리지널 버전으로 차근차근 수강하면서 처음에 정확한 방법을 익힌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때 많은 아이들의 여러 방법들을 보면서 나름의 방법을 모색했거든요.
지금은 수잘공 3.0도 있고 단단 특강도 있고 혼공러를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네요. 아이의 성향과 상황에 맞게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11~12월에 확통을 좀 더 다지고(기하를 봐야 할지는 좀 고민입니다) 내심심화서를 중심으로 공수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선행과 실전은 다르니까요.
실전은 타임어택이 있어서 양치기를 통해서 체화하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네요. 솔직히 혼공의 길을 걸으면서 고등실전에서 타임어택 문제는 좀 고민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공부한 아이들의 약점이라면 그것일 테니까요.
그래도 장점이 많아서 한번 부딪혀 보려고 합니다. 아직 고등실전에서 검증된 것은 아니어서 참고만 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혼공의 길 응원합니다!!! 아이와 함께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