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와와가 여시인 걸 알아요

네 살 와와의 등원 지연 대작전

by 김황야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와와는 오늘도

아파트 주차장 화장실을 세 번이나 들락날락했어요.


놀이터로 곧장 가겠다고 하면 엄마가 눈을 부릅뜨고 안된다고 하지만 쉬아가 마려운 시늉을 하고 "오줌 마려워요!" 하면 엄마가 손을 꼭 붙잡고 얼른 화장실에 데려다주거든요.


첫 번째 화장실에 가서는 쉬아를 실패했어요.

이미 엄마는 실패할 걸 알고 있었나 봐요.

하지만 와와는 아파트 공용 화장실에 놀러 온 기분이에요.

화장실 밖에 있는 헬스장과 사우나에 오고 가는 할아버지들에게 큰소리로 인사도 했어요.

귀여움 받는 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죠.


여전히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서 또다시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어요.

이번에도 실패하면 엄마가 화를 낼 것 같아서 간신히 한 방울, '똑'하고 쉬아를 성공했지 뭐예요.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면 엄마는 아주 친절해요.

화장실을 나와 주차장으로 왔는데 화장실에 또 가고 싶어서 또다시 "오줌 마려워요!!"를 외쳤어요.

그런데 친절했던 엄마가 돌변했어요.

눈을 부릅뜨고 두꺼운 목소리로 "마지막이야 (으르렁)"

호랑이 엄마로 변했지 뭐예요.

와와는 혼이 날 것 같아서 간신히 쉬아를 했는데 이번에도 한 방울, '똑'하고 나왔어요.

엄마는 화가 났는지 할아버지들에게 인사하고 귀염 받는 나를 두고 혼자 주차장으로 가버렸어요.

얼른 엄마를 따라갔어요.


괜찮아요. 와와에게는 한 번 더 기회가 있어요.

어린이집 현관 앞에도 어른 화장실이 있거든요.

거기도 가겠다고 할 거예요.


어린이집 지하주차장에 도착했어요.

얼마 전에 안 사실인데요. 지하주차장은 한층 더 내려가면 지하 2층도 있대요.

어린이집에 가기 싫으니 지하주차장 탐방을 꼭 해야 해요.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엄마가 와와에게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해 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어요.

엄마가 와와를 사랑한다고 했으니 엄마 손을 잡고 지하 2층으로 가는 건 쉬웠어요.

그런데 지하 2층 주차장 모퉁이 길에 하얀 자국들이 있어요.

엄마에게 물어보니 그건 쥐의 흔적이라며 얼른 가자고 하셨어요.


우리는 어린이집으로 통하는 아파트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몰라요.

그래서 꼭 경비실에 호출해야 하는데 호출 버튼 누르는 것도 와와가 꼭 해야 할 일이에요.

계단으로 가는 길도 있지만 와와는 이 길이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 있잖아요.

공동현관은 금방 열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어요.

엄마랑 와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니 친구 쥬쥬가 아빠와 함께 1층에 와 있었어요.


와와는 너무 반가워서 쥬쥬에게 간단히 인사하고 쥬쥬네 삼촌에게 가서 손을 잡았어요.

쥬쥬네 삼촌이 웃었어요.

엄마를 보니 엄마가 분명 웃고 있는데 표정이 조금 이상했어요.

엄마는 분명 돌아가는 차 안에서 할머니에게 전화해 "와와는 보통 여시가 아니야"라고 이야기할 거예요.


쥬쥬는 금방 어린이집으로 들어갔어요.

하지만 와와는 화장실에 들렀다 갈 거예요.

그런데............ 와와는 엄마에게 끌려서 어린이집 현관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삐죽빼죽.. 기분이 안 좋아지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반 친구들이 젤리를 먹고 있다고 귀띔해 주셨어요.

젤리...? 그다음에 와와는 어떻게 된 일인지 젤리를 먹고 있었어요.


엄마가 뒤에서 "잘 가라" 하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은 것 같아요.

오늘도 분명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이곳에서 맛있게 젤리를 먹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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