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앓이
제주 새별 오름은 두 번째 방문이다.
누군가 다시 꼭 가보고 싶다는 요청이기도 했지만 나 역시 그리웠다.
제주 새별 오름은 제주 서쪽에 위치한 오름 중 대표적인 오름으로 애월에 위치하고 있다.
새별오름은 다른 오름과는 다르게 들어가는 입구가 활주로처럼 넓고 길게 펼쳐져 진입부터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들불축제가 이루어지고 각종 행사 및 드라마, 영화 촬영이 이루어지는 곳 중에 하나이다.
자연적 배경이 좋다 보니 이동 커피숍도 유유자적하게 좋다.
새별 오름은 봉우리 한 개 봉긋 솟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지만 빠르게 그 정상에 올라 아름다운 제주 애월의 풍경과 눈과 귀 그리고 심장이 호강함을 느낄 수 있다.
오르는 내내 푸르른 풀들은 인사하듯이 하늘 거리고
하늘의 솔개 역시 반갑다고 내 머리 위를 빙빙 돌며 인사를 한다. 역시 큰 새의 자유 활공 비행은 멋지기까지 하다.
날갯짓 몇 번으로 저렇게 활공을 하다니...
점점 오를수록 숨은 가파오지만 시야는 즐거워진다.
멀리 한라산 자락이 구름 속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저 자연이 좋다고 그저 꽃과 풀이 좋다고 저리 따라오는 녀석이 난 그냥 마냥 좋다. 어느 날 나의 품에 안긴 그 녀석..
그래서 자연이 없는 곳에서도 그리고 자연이 있는 곳은 더욱 외롭지 않고 행복하기 그지없다. 늘 함께 하자구나.
걸어온 길은 언제나 한 번씩 뒤 돌아보게 된다.
그것이 트레킹이던 삶이든 간에...
때론 돌아본 길이 아쉽고 모자란 풍경일지라도 나 스스로에게 위안을 하고 반성과 함께 채찍을 하기도 한다.
어차피 그 길은 내 껏이기에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양분으로 사용하길 노력한다.
오늘 걸어온 길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리고 어느새 도착한 오름의 정상을 알리는 돌.
그의 이름으로 우린 비로소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게 한다.
그리곤 잠시 호흡을 풀면서 자연을 느껴본다.
처음에는 오를 때 주변을 느끼지 못하고 무조건 오르기만 했지만 어느 순간 꼭 올라서 느껴야 하는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꼭 올라야만 하는 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
그저 나에게 맞는 내가 만족한 정도의 높이면 되지 않겠는가...
아직 가을이 완연하게 오지는 않았지만 이 시기에 올라보니 방목한 말들이 많이 있다. 가장 푸르고 먹을 것도 많은 시기이니 그들도 신이 나 있을 것 같다.
덕택에 이번 제주 여행에서는 저 녀석들과 참 많은 교류를 한 거 같네.
제주 새별 오름!
오늘 잠시나마 즐거웠다. 다음에 다시 보자꾸나..
우린 그렇게 하산을 하고 다음 여정 마라도를 향해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