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앓이
마라도를 나와서 산방산을 방문하고 중문해수욕장을 거쳐 외돌개를 돌아 오늘 우리가 묵을 곳은 바로 서귀포 숙소 법환동에 위치한 제주락이다.
제주여행을 하면서 늘 고민되는 곳이 숙박인데 이번 제주 여행은 백패킹 텐트를 들고 와서 그런지 그냥 예약 없이 다니다 맘에 드는 곳에 묵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제주락은 범섬이 정면으로 보이는 법환포구 해안도로에 인접한 펜션으로 제주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재현 한 그런 숙소이다. 일단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조심스럽게 들어가 본다.
마치 신비의 문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나무와 돌담장 사이로 들어가면 우리가 하루 쉬게 될 서귀포 숙소 제주락이 나온다.
구조물 자체가 돌의 느낌이 나도록 설계된 펜션이라 그레이 톤의 콘크리트가 돌과 잘 어울려 웅장함과 중후함을 더해 준다. 입구는 뒤쪽이 주 출입구이긴 하나 아래 사진에서 보여줄 앞마당 콘셉트의 출입구가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1층에 3개의 문이 등장한다.
그것도 커다란 철문... 마치 성에 들어가는 느낌처럼 말이다.
요즘 인테리어에서 주거 공간에 철을 들이기 시작했다. 과거 있을 수도 없는 그런 노쇠를 말이다.
그 철문에는 자물쇠가 굳게 잠겨져 있고 우린 이 자물쇠를 봉인 해제하기 위해 일단 1호실을 방문한다.
1호실은 아침에는 조식 식당이 되고 낮에는 인포가 된다.
참고적으로 1호실도 똑같은 객실을 임시로 개조해서 사용하는 중이고 옆에 카페를 리모델링 중에 있어 완성이 되면 조식이나 카페를 그쪽에서 이용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열쇠를 받아 우리의 숙소에 체크인하고 일단 베란다로 나와서 이 신비스러운 제주락을 담아본다.
이렇게 방에서 베란다로 나오면 자연과 함께 만나는 공간을 만날 수 있는데 작은 티 테이블도 있고 나지막한 돌담도 있고 그리고 확 튀는 시야의 초록색 정원과 시원한 푸른색의 바다를 바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베란다에서 정원으로 나와 숲 속 귀퉁이에 있는 가든파티용 테이블까지 걷는다.
그 앞에는 올레길 7코스 이면 도로와 범섬이 나를 반기다.
아 정말 내가 꿈꾸던 그런 위치와 그런 뷰 그리고 그런 공간이다.
제주락은 이렇게 1층에 3개 객실 2층에 3개 개실 해서 총 6개의 룸이 있다.
지금은 1층 1개는 식당 및 인포로 사용되고 있지만...
가장 적당하고 욕심부리지 않는 선택인 것 같다.
1층은 이렇게 앞마당 정원과 연결돼서 좋고 2층은 범섬과 바다가 객실에서도 내려다 보이는 좋은 선택의 고민을 갖게 되는 서귀포 숙소이다.
완전히 돌담을 빠져나와 이면 도로에서 보면 제주락은 숲 속에 가려져 숨겨진 숙소가 된다.
혹시나 밖에서 올레꾼들이 들여다 보일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될 듯하다.
이제 내부를 천천히 살펴본다. 일단 어느 곳을 여행 가던 숙소의 욕실은 중요하다.
제주락의 욕실은 역시 이색적이고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일단 상당히 높은 층고로 인해 상단과 하단을 분리한 타일 시공
샤워부스 대신 로맨틱하게 욕조를 선택하고 습식과 건식을 샤워 커튼으로 구분했다.
특히 타일을 이용한 비누 받침대 수도꼭지 마감 등 투박하면서 좋은 느낌이 묻어났다.
인테리어는 조화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 제주락 만의 조화가 곳곳에서 묻어 나온다.
다음은 객실이다.
원룸 형의 객실은 전면에 돌로 쌓은 TV 장식대
드문 드문 놓인 다른 디자인의 고가구 의자들
역시 쇠 느낌의 재봉틀 소품까지..
콘크리트 벽면의 실내 마감
원목 떡판의 침대 머릿장 벽 부착
그리고 곳곳의 성 같은 조명들....
편의시설인 에어컨과 간단한 붙박이 책상?
다 맘에 드는 구성인데 단 하나 옥에 티가 콘센트의 배치였다.
요즘은 더블베드에도 협탁을 양옆으로 두고 그 협탁 근처에는 콘센트를 둔다.
스마트한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더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아래 사진에서처럼 전기 쿡탑과 수전 그리고 미니 냉장고까지 조밀 조밀하게 배치되어 있다.
대략 적으로 룸 컨디션과 주위 환경에 대해서 살펴봤다.
제주 여행 시 숙소에 대해 고민을 한다면 하루쯤 서귀포 법환동에 위치한 제주락에서 경험도 좋을 듯싶다. 제주락은 예약도 직접 해도 되지만 에어비앤비를 사용한다면 그곳에서도 원 클릭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필자 역시 그곳에서 조회 및 예약을 하였다.
다음날 아침
우린 제주 백패킹의 성지 비양도로 출발해야 하는 터라 일찍부터 체크아웃을 서두른다.
그래서 조식도 1등으로 먹으러 1호실로 간다.
아침 새벽부터 맛있는 식사를 위해 준비한 걸 우리는 새벽에 잠이 깨서 고스란히 들었다.
환기상 문을 열고 요리를 하고 준비하다 보니 새벽 6시부터 문 여는 소리, 프라이팬 소리, 도마 소리 등 새벽의 자연의 소리를 방해하고 있었다.
약간의 비매너적인 느낌이 들어 기분이 언짢았으나 모든 것이 그 정도는 상쇄시킨 건 같다.
가지런하게 식탁은 세팅이 되어 있고 아침 과일과 커피로 일단 문을 열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만드신 토스트와 채소들은 나의 입맛을 충분히 사로잡았다.
그 어떤 나라에서 어떤 조식 중에서 가장 맛있는 맛이었음을 기억한다.
제주락!
제주도 여행을 다시 하게 되면 제주락은 다시 하룻밤 데이트하고픈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