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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이라는 존경

by 민수석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올린 날을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많은 일들을 보내느라, 아니 어쩌면 그저 무심히 살아내느라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흐른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나영석 PD님의 말처럼,

오랫동안 묵묵히 같은 걸 이어가는 사람은

그 자체로 존경스러워 보입니다.


과거에 머물면 후회의 그림자가 길어지고,

미래로 앞서가면 불안이 발목을 잡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결국,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사랑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 아닐까 합니다.


며칠 전, 처리할 일이 있어 혼자 부산에 내려왔습니다.

비가 내리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걸었는데,

놀랍게도 빗속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혼자 여행을 왔으니 회 한 접시나 장어구이,

분위기 좋은 곳에서의 맥주 한 잔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저 바닷가 근처 카페 창가에 앉아

젖은 머리로 웃음 짓는 사람들,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풍경 속에서,

마치 내 몫의 위로를 조금 덜어주는 듯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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