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맞춰 뛰는 인연을 만난다는 것.

by 민수석

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운동화 끈을 묶고 트랙 위로 나섰습니다.

이제 사흘째 같은 시간에 나온 걸 보니,

‘작심삼일’은 넘어선 셈입니다.


늘 그렇듯 천천히 제 페이스대로 달리고 있었는데,

옆 트랙에서 달리던 한 분과 보폭과 속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분은 저보다 조금 더 빨랐지만,

곡선 주로에서 바깥 레인을 돌다 보니 다시 나란히 맞붙게 되었습니다.

잠시 속도를 줄이며 제 리듬에 맞춰주는 듯한 기분마저 들어,

괜히 배려심 깊은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 보는 분이었지만,

그렇게 생각하니 묘하게 든든했습니다.

한동안 같은 속도로 나란히 달리다 보니 이내 제 호흡은 거칠어지고,

그분은 다시 자신만의 페이스로 달려 나갔습니다.


살다 보면 이렇게 주파수가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의도했든, 아니든 옆에서 묵묵히 걸음을 맞춰주는 사람입니다.

삶의 방향이 비슷하고, 속도 또한 맞아야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각자의 리듬을 지키면서도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인연을 만난다면 놓치지 않아야 할 텐데,

우리는 종종 그 순간의 소중함을 지나치고 맙니다.


잠시 후, 다시 한 바퀴를 돌던 그분과 또다시 발걸음이 맞닿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함께 뛸 기회를 얻은 것이 왠지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인연도, 삶도 어쩌면 그렇게 또 돌아와 다시 발맞출 순간을 선물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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