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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우아할 수 있을까?

by 민수석

청룡영화제에서 화사님의 축하 공연이 있었습니다.

뮤직비디오에서 함께했던 박정민 배우가 무대에 함께 섰습니다.


박정민 배우는 가만히 서서

노래하는 화사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오십을 코앞에 둔 저도 괜히 마음이 설레더군요.

어쩌면 나이와 상관없이,

진심으로 집중하는 한 사람의 시선에는

사람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스레드에는

박정민 배우를 향한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화사의 음색, 배우의 눈빛,

그 사이에 흐르던 미묘한 공기까지—

아마도 모두가 그 설렘을 느꼈기 때문이겠죠.


평소 화사의 음색을 좋아했지만,

이날만큼 가사에 깊이 귀 기울여본 적은 없었습니다.

공연 후 찾아본 노래 Good Goodbye.

제목처럼 ‘좋은 이별’에 대한 노래였습니다.


특히 마음에 오래 남은 구절이 있습니다.


안녕은 우릴 아프게 하지만 우아할 거야

나 땅을 치고 후회하도록 넌 크게 웃어줘

Goodb-ye


상대가 잘되길 바라는 이별.

그만큼 사랑했고,

그만큼 놓아줄 준비가 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이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윤종신의 좋니처럼

억울함과 미련이 뒤섞여

차마 아름답게 끝내지 못하는 관계가 더 많습니다.


이별은 늘 두 사람의 몫이지만,

그 결말을 ‘우아함’으로 끝내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생각해봅니다.

어떤 관계든 끝이 찾아오게 마련이라면,

서로의 새로운 세상을 응원하는 방식으로

조용히, 그리고 단정하게

마무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각자의 길을 향해

가볍게 등을 두드려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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