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꽤 쌀쌀한 아침입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날이 추워져서인지
아침에 눈을 떠 이불 밖으로 나오기까지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립니다.
여유를 부린 탓에
출근길에 오르는 발걸음도 몇 분 늦어졌습니다.
자칫 셔틀버스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씩 초조해집니다.
셔틀버스를 타려면
버스를 한 번 더 타고 나가야 합니다.
출근 시간이라서인지,
통학 시간이라서인지
몇 분 뒤 도착한 버스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억지로 몸을 밀어 넣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끼어
강제로 차렷 자세를 한 채 서 있으니
괜히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다음 정거장은 지하철역.
대부분 그곳에서 내릴 승객들이라
제가 내려야 할 정거장에서 내릴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중간에 끼어 있어
벨을 누르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나름 소심한 성격이라
이럴 때는 그냥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린 적도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내릴 정거장이 가까워질수록
괜히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고요한 버스 안,
피곤함이 묻은 사람들의 얼굴이 눈에 들어옵니다.
내릴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야만 했습니다.
고요 속에서
작은 외침이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하나의 알을 깨야 했습니다.
“저… 내릴 건데
벨 좀 눌러주실 수 있을까요?”
고요하던 버스 안에서
무심하던 얼굴들의 시선이
잠시 제게로 모입니다.
그 시선 속에서
다시 한 번 말했습니다.
“잠시만요.
저, 내릴게요.”
뒷문에 매달려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내렸다가
다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 순간,
무사히 버스에서 내렸다는 사실보다
이상하게도 안도감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이렇게 통근 버스 안에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피곤한 월요일 아침을
조금은 기분 좋게 만들어 줍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흔드는 큰일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아침,
버스 안에서 외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여기 있어요.”
가끔은 이렇게
조용히만 있던 자리에서
한 번쯤은
나를 불러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