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평범함을 즐기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야구 경기를 볼 때
하이라이트만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그것 마저도 건너뛰기 하면서..
야구 경기에서 득점 장면만 보고 있는 것입니다.
득점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의 과정보다는
누군가 홈을 밟고 득점을 하는 장면이나
결정적인 순간에 삼진을 잡는 그런 장면의 편집 영상만 보게 되니
과정이 지루해짐을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까? 직구? 슬라이더? 커브?
타자는 어떤 공을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을까? 등
결과보다 과정을 즐겼었는데 말이죠.
비단 야구뿐 아니라 축구 경기를 볼 때도,
드라마를 볼 때도 흥미 있게 편집된 영상만 보게 됩니다.
시간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요즘에 맞겠다 싶으면서도
야구, 축구, 드라마뿐 아니라
내 삶도 하이라이트만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이라이트의 순간만 기대하다 보니
일상의 삶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일상의 지루함 들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하이라이트가
만들어지는데 말입니다.
김민식 pd님의 '외로움 수업'을 보면
은퇴 후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두들 은퇴 후 해외여행 등 살면서 느꼈을 하이라이트의
순간만 떠올리고 지속될 것 같지만
결국 일상의 평범함이 기다리고 있고
이러한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고 한다고 말합니다.
양재천 걷기, 서울 둘레길 걷기, 도서관 가기,
문화센터 강좌 듣기 등
돈 안 들이고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소개가 나와있습니다.
작년 자기개발 후 직전 하이라이트가 난무한
생활이 될 거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던 것은 평범한 일상과
그로 인해 느껴지는 조급함이었습니다.
결국 이 조급함을 이겨내지 못했고요.
이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일상의 평범함을 즐기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일상의 평범함을 즐길 수 있도록
가지고 있는 욕심을 버리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