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대출 이용 썰 2년 치 길게 풀어본다.
5만 원 정도만 투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액이면 조금 리스크 있는 곳에 투자하고 싶었다.
예금, 적금, 펀드 다 해봤다. 주식도 해봤다.
적정한 수익률에 적정한 리스크를 찾고 싶었다.
어디에다가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마침 재미있는 기사를 찾았다.
내 첫 P2P 투자는 2015년 07월 18일.
재미있는 날로 기억한다.
한창 내 장래를 걱정하며 재미있는 게 없을까 찾고 있을 때였다.
당분간은 취업할 기회가 없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주식도 해보고, 펀드도 해보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소액을 굴려서 용돈 그 이상으로 여유가 생기는 방법이 없을까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한다.
http://www.kban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771
15년 7월 초 기사. 어떤 국회의원이 P2P 대출을 경험하기 위해서 거액을 투자했다는 기사였다.
스타트업에 워낙 관심이 있던 터라 미국의 렌딩클럽의 사업 모델은 알고 있었지만, 뭐든지 아는 것과 경험하는 것은 다른 법. 소액으로도 다른 사람들의 대출에 투자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흠.. P2P 투자라.. 우선 개인 간의 대출이니까 부도 위험이 있을 거고.. 개인끼리만 하면 추심이 어려울 것이고.. 생각보다 부작용이 많을 것 같은데..'
은행원이신 부모님 밑에서 자란 터라서 은행 여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평생을 들으면서 자라왔다.
거기에 나는 경제학까지 전공했으니 '공짜 점심은 없다.'가 머릿속에 아로새겨진 사람이다.
당연히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보고서 의심부터 했다.
'이거 잘 돌아가는 거 맞나?'
그렇다고 내가 돈 몇 만 원 없다고 당장 죽을 것도 아니어서 경험 삼아서 투자해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저 때 비트코인을 샀더라면.... 크흡..)
조금 알아보고 나니 지금은 유명한 카쉐어링 업체 <쏘카>에서 '리워드 대출'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투자한 금액에 약속한 이자도 지급하는 동시에 쏘카를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매달 준다는 것.
어차피 가끔씩 차도 필요했던 터라 좋은 조건이라고 해서 투자를 했다. 그리고 꽤나 쏠쏠하게도 몇 백 원씩 받았다.
꽤나 쏠쏠한 쿠폰으로 재미를 보던 나는 또 새로운 투자를 해봤는데 바로 렌터카 업체인 유로 렌터카였다.
당시에 리워드가 있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 후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데, 내가 투자한 금액으로 구매한 자동차를 탈 수 있는 기회에 선정되어서 슈퍼카 시승에 참여했다.
뭐, 이렇게 투자를 시작했다.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직장인도 아니었고 잃어도 크게 상관없는 금액이라고 시작했지만
투자한 것 대비 재미있는 경험을 해서 P2P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게 내 돈이 네 돈 되고.. 내 돈을 네가 빌려가고.. 다시 받고..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중간에서 일이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과연 내 돈을 중계해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회사의 책임자는 누구일까. 궁금해졌다.
마침 ㅍㅍㅅㅅ 페이스북 페이지에 팔로우를 걸어놓은 상태였고 8percent 대표 인터뷰가 있길래 읽어봤다.
이때가 2015년 9월이니 벌써 2년 전. 생각보다 오래됐구나..
여차 저차 해서 페이스북 친구도 해놨고 거의 한 달에 한두 번씩 아기들 사진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 사기 칠 사람은 아니겠구나... 싶어서 대충 믿기로 했다.
지금이야 완전히 빠져들어 피플 펀드, honest-fund 등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큰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곳도 에잇퍼센트 (8percent)이다.
에잇퍼센트는 특이하게도 자동 분산 투자 기능이 있어서 일정 금액이 있으면 자동으로 투자할 수 있다.
단점이 있다면 투자 금액과 채권기간만 설정할 수 있다는 점.
나는 기간과 금액뿐만 아니라 등급도 고려하고 싶지만, 그 딴 거 없다.
http://www.taxwatch.co.kr/taxnews_view?uid=31114
http://www.dailian.co.kr/news/view/637357
http://www.dailian.co.kr/news/view/638660/?sc=naver
부모님은 항상 그러셨다. 세상에 돈 버는 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라고.
이렇게 좋은 플랫폼인 P2P 투자. 앞으로 계속 가능할까. P2P 업계는 계속 발전하면서 기존의 금융을 대체할 수 있을까?
몇 개의 기사들을 읽어보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있다. 광고비 지출, 플랫폼 수익성이 좋지 않음 등의 이유로 P2P 업체들의 지속가능성이 의심받고 있다.
가이드라인이 생기면서 금액 제한도 생긴 것 같고 (물론 일정 조건을 갖추면 투자 가능 금액은 커진다), P2P 대출이라는 명목으로 사기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이유일까. 서비스 이용자 측면에서 여전히 P2P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업체들의 상황이 크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어쩌면 나중에는 몇 개를 제외한 회사들은 문을 닫을지도 모르겠다.
P2P 대출로 새로운 핀테크 시장이 열리면서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하고, 투자받고,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P2P 투자를 주변에 권유하고 있다.
어차피 가지고 있을 소액이라면 주머니에 넣어두는 것보다 매달 이자가 들어오는 것이 좋지 않은가.
그리고 사업을 일찍 시작한 몇 개의 업체들은 몸집이 제법 불어나서 당장 망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다양한 투자를 경험하는 것이 개인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노동 소득보다 금융 소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니까.
수업이 일정하든, 일정하지 않든 한 번도 소액투자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P2P 투자 2년치 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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