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대로 일하면서 살 수 있도록
2년 전 '회사 밖에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온라인 워크숍을 열었었다. 당시 작은 SNS 계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대 이상의 인원이 모였었다. 그만큼 회사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겠지만 '경제적 자유'나 '디지털 노마드'가 핫했던 시기였던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휘청거리는 지금은 모두들 최대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여전히, '프리워커'가 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불안정한 수익이라는 단점을 커버하는 너무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나만의 일을 나만의 방식으로 기획하고, 그것으로 수입을 얻는 그 성취감만으로도 인생이 달라지는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라도 이런 생활을 추천하고 싶은데 내가 몇년 간 부딪혀왔던 여러 일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큰 진입장벽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프리워커 101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4주간의 커리큘럼으로 간단하게 프리워커로 살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모임이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면 안되지만, 갈피를 못 잡는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은 있다. 간단한 워크시트를 제공해주고 모임원들이 숙제로 해오는 방식의 모임이다. 아직까지 2분만 신청했지만 여러 곳에 홍보하고 있으니 운이 좋으면 6명을 다 채울 수도 있다. 하지만 2분이라도 신청해주신 것에 대해 충분히 감사하다. 나의 '프리워커' 관련 컨텐츠는 2년전 워크숍으로 끝났다. 그럼에도 믿고 신청해준것만으로도, 내가 기획해본 컨텐츠를 실행해볼 기회가 다시 생긴 것만으로도 보람찬 일이다.
* 모임 참여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있다면, 글 하단의 블로그 링크를 방문해주세요.
아래는 내가 프리워커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짧은 이야기다.
처음에는 갈 길이 없어서 그랬다. 상황상 취업을 할 수 없었고, 대학을 진학할 수도 없었던 나는 온라인에서 소소하게 내 디자인을 팔기 시작했다. 학창시절부터 취미로 해온 일이라 어렵지는 않았다. 그 생활이 계속되다보니 최저시급 받는 알바보다는 훨씬 노동 대비 페이가 나았다. 여러 상황이 나아지면서 조금이나마 모은 돈으로 이런저런 교육도 들어보고 활동도 해봤다. 그러다 슬슬 미래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쯤, 주변인들과 고민 상담을 하면 그들은 모두 취업을 권하지 않았다. 내가 특별하게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고작 혼자 자취하면서 먹고 살만큼이었는데도 말이다. 아버지의 걱정이 조금 있었지만 결국 나는 취업하지 않고 회사 밖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맨땅에 헤딩이었으나 그렇게 경험하며 만난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 덕분에 시야가 넓어졌다는 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어느정도 정신적으로 안정되었을때 재테크 열풍이 불었던 덕분에 재테크에 대한 공부를 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내가 원하는 커리어는 회사 생활로는 이룰 수 없었기 때문에 회사에 대해 미련이 남았던건 오로지 안정적인 돈이었던 것인데, 재테크를 공부하며 내가 생각하는 것이 허상이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프리워커로 남기로 결정했다.
프리랜서와 프리워커의 차이점은 뭘까. 가장 처음, 1인 사업자와 프리랜서의 차이점을 구별하는 것만큼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벤다이어그램으로 표시하자면 이런 것들은 확실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점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느낀 차이점은 1인 사업자는 영업부터 실무, 회계까지 전부 맡는 경우라고 생각된다. 물론 회계는 어느정도 세무사를 고용해서 처리할 수 있지만 말 그대로 '사업자'를 내는 경우인만큼 어느정도 회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자금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면 안된다. 반면에 프리랜서는 영업부터 실무, 세금 처리까지 본인이 맡는 경우도 있지만 상근직으로 한 업체에 상주해서 일을 해도 프리랜서라고 부를 수 있고, 어떤 팀에 일시적으로 일원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혹은 1인 디자인 업체처럼 일을 맡아서 할 수도 있다. 보통 고용주쪽에서 원천징수를 해주면 되니 굳이 사업자를 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줄 필요는 없다. 이렇듯 애매하게 겹치기도 하고 차이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내겐 프리랜서와 프리워커의 차이점도 이렇게 다가왔다. 내게 프리랜서는 단순히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실무자의 느낌이라면, 프리워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획하여 일하는 사람이다. 이 두 가지에는 큰 차이가 있고 나는 이런 이유로 프리워커의 삶을 선호한다. 나는 두 방식 모두 일을 경험해봤는데 그 차이가 너무 컸다.
예를 들면, 디자인 강의를 내가 주체적으로 커리큘럼을 짜서 모객하고 수업을 진행해본적이 있고 프리랜서 강사로 학원에 채용되어서 일을 해본 적이 있다. 성취감과 페이 모두 큰 차이가 났다.
내가 기획한 디자인 강의를 해본 경험이 먼저였으나 모객을 하는 것에 피로와 스트레스를 느껴 처음으로 학원에 지원을 해봤다. 학원에 채용되었을때 받은 페이는 내가 받아본 것 중 최저 페이였다. 하루 2시간 수업이었고 학원의 교재대로 수업을 진행하면 됐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페이를 올려주고 수업 시간을 늘려주겠다는 말에 안정성을 생각하고 다녔지만 결국 나는 금방 그만뒀다. 낮은 페이도 스트레스였지만 항상 맞춤식 교육을 해주던 나에게는 학원의 커리큘럼이 말도 안될 정도로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다. 결국 남은 수업은 내 방식대로 교육했고, 다행히도 수강생들은 크게 만족해주었고 일부 학생에게는 개인적으로 과외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그 때 당시에 내가 했던 수업은 결국 학원에 소속된 상태로 진행한 수업이기 때문에 내가 노력한 시간에 대한 성과는 학원이 가져가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 받은 외주와, 한 에이전시를 통해서 받은 외주(결국 하청의 하청 개념이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영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 뿐이지 오히려 사람이 갈려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어떠한 회사나 에이전시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워커의 삶으로 돌아왔다.
다만 프리워커의 삶이 쉽지는 않다. 새롭게 마음을 먹으면서 인스타도, 블로그도 새롭게 시작해보려고 했지만 0에서부터 다시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나를 알리는 것이 여전히 막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정체 되어 있던 느낌에서, 다시 내게 관심을 주는 팔로워 1-2명에도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는 건 좋은 일 아닐까.
프리워커 101을 모임 형식으로 기획했지만,
만들어 본 기획안을 차근차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프리워커 101을 만들다 ②로 계속됩니다.
프리워커 101 모임원 모집은 아래 링크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