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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즘 리플렉팅 Jul 17. 2018

[사라지는 동네] -낡은 가게를 오가는 것들.

나의 마을은 재개발 중 2

지나온 사람

 

"그것참 이상하네요. 사장님처럼 이렇게 몇십 년을 (가게를) 운영했으면 부자가 돼야 맞는데…."


저 문 하나 건너면 있는 가게에 누가 들렀나 보다.


그 말이 맞다. 우리 가게에 간혹 들르는 동네 시의원이었다. 이번 선거에선 우리 가게를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저 건너편 주민들이 홍보 전화를 그렇게 했다. 나는 그게 옳지 않다는 걸 알았다. 당원명부가 없어 스스로 팻말을 들고 나선 어느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 캠프는 내가 어디 당원이라는 것을 속속들이 알고서 잘 좀 부탁한다는 말을 어찌 주말마다 할까.


그 말이 없어도 난 그가 그렇게 오랫동안 가게를 오고 갔다는 것만으로도 그를 지지하고 있었는데 믿음에 금이 갔다.


이후 그는 당선이 됐다. 그에게 메일을 보냈다. 당신이 그동안 보여준 믿음을 깨뜨리는 짓은 앞으로 보고 싶지 않다고, 이제까지 쌓아온 모습으로 평가했다고. 하지만 그는 답장이 없었다. 오늘도 카톡 친구 추천에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뜬다.


들르는 사람


어머니는 이제 손을 거의 제대로 못 쓰신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쳐 깁스를 해야 했을 때에도 집주인은 형편을 봐주질 않았다. 두 달 전 근육이 심하게 다쳐 다시 또 일을 하기 어려워져서 좀 봐달라고 해도 집주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존심 상해가며 말했을 어머니의 낯빛이 어두웠다.


동네는 사라져 가는데 월세는 계속 오른다. 힘이 가득한 세상에서 가난한 이들이 모여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오늘은 잘 살았느냐고. 현실에선 보이지 않는데 휴대폰엔 친구 추천으로 잘만 떠있다. 언제쯤  가게의 월세가 낡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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