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으로 등을 짚고 아래위로 등을 어루만졌다.
2018.1.8일의 기록
한 손으로 등을 짚고 아래위로 등을 어루만졌다.
연말이 나는 이제야 오는 듯했다. 아침부터 개운한 날, 문득 ‘새해’라는 단어가 계속 생각이 났다.
그냥 하루, 한 시간 지났을 1월 1일에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들뜨지도 않았고, 설레지도 않았다.
나흘 지났을 뿐인데, 처음 받은 질문이 30대로서의 앞으로의 날들은 어땠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기대했던 면접에서는 이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어떻게 지원하게 됐느냐고 했다.
나는 아직 4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내게 물어오는 질문들은 그랬다. “별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아직 4일 밖에 지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면접질문에선 그냥 재밌어 보여서라고 대답했다.
재밌어 보인다고 말할 때의 생각이 기억난다. ‘20대처럼 보여야 하나?’라는 생각.
아침부터 갑자기 떠오른 노래 몇 마디에 노래를 검색해봤다.
당신이 나를 필요로 하지만 자신은 그냥 갈 거라니….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가사였다. 그래도 좋았다.
요 며칠 갑작스런 충격으로 고통 받던 머릿속도 차분해지고, 빼곡했던 일정도 다 지나갔다. 옆에 사람들이 있어줘서 다행이었다.
노래를 듣던 나의 ‘그 때’는 한가로웠다. 오후 면접이라 다행이었다. 더 나른해질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간발의 차이로 놓친 버스도 다행이었다. 다른 지도 앱으로 확인하니 그 버스를 탔다면 한 참이나 지각 할 뻔 했으니까.
처음 가보는 학교에 설레었다.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그냥 나는 최선을 다했고, 오늘 면접 또 너무 큰 객체로 보이진 말자는 생각이었다.
내 몸이 구겨져야 했던 것일까…. 거듭 생각해봐도 안 어울리겠지만 기회가 닿는 다면 잘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빨랐다. 버스는 일찍 도착했고, 집 근처 까지 오는 버스라 나는 버스에서 한 숨 잘 수 있었다.
나른한 날이 지나고 나서야 나의 새해는 밝았다. 그리고 아침. 아쉬움을 전하게 돼서 미안하다는 메일을 받았다.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왠지 이 메시지가 앞으로 내가 받게 될 메시지 시리즈의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자리 운세로는 오늘이 행운의 날짜라고 했는데… 다시 그 때 생각난 노래를 찾아 틀었다.
I've been doing what I'm told
나는 주어진 일들을 해내고 있어요
I've been busy growing old
바쁘게 나이들어가고 있죠
And the days are getting cold but that's alright with me
날이 추워지지만 괜찮아요
Sunlight sends you on your way
햇빛이 당신이 가는 길과
And those restless thoughts that cling to yesterday
당신이 어제 매달렸던 끝없는 고민들을 비춰줄거예요
Never be afraid of change
그러니 변화를 두려워 말아요.
먹먹한 가슴을 뒤로 한 채 머릿속에 뜻도 모를 가사의 노래와 위로의 노래가 겹겹이 쌓여졌다.
한 손으로 뒷짐을 진 채 등허리를 어루만졌다. 위로가 필요했나 보다.
2018.01.08. 월요일, 새해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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