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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즘 리플렉팅 Mar 06. 2019

<코인법률방>이 사라지면 안 되는 이유 3가지

지금, 국민의 알 권리를 제대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사라지려 한다.

국민 전부가 법률인이 되지 않아도 된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돈이 많지 않아도 된다.

"수임료 단돈 500원! 법, 봐 드립니다!"  


어제,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단돈 500원에 경력 있는 변호사들이 상담을 해주는 타이틀을 내건 <코인 법률방>의 종영 소식이었다. 예능 요소가 떨어지고 광고가 잘 붙지 않는다는 이유로 코인 법률방이 종영된다고 했다. 감히 말하건대, <코인 법률방> 종영은 가치를 길게 보지 못한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가장 잘 들었다 싶은 교양은 법률 교양이었다. 법이 정하는 정의의 역사뿐만 아니라 발표를 준비하며 내가 겪은 사건에 접촉하는 법률과 해결방법을 제대로 고민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르면 교수님에게 자문을 얻을 수 있었던 도움도 컸다. 하지만 이 교육은 모든 국민에게 이뤄지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웃에게 그 긴 시간 투자해 교육을 받으라고 하는 건 이기적인 얘기다. 법은 모두에게 주어진 권리와 책임을 명시하지만, 법에 관한 실질적인 교육은 모두에게 주어졌다고 보긴 힘든게 현실이다. 시민단체나 공공기관 등을 통해 이를 보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안 맞거나 여유가 없으면 이를 챙기기도 어렵다.


애석하게도 이 권리가 적혀있는 법은 잘 알고, 잘 이용하는 사람이 이긴다. 과연, 우리가 피해자가 되었을 때 한문에서 한글로 막 번역된 듯한 글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가해자는 어떤 벌을 받을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 명쾌하고 속 시원한 대답을 듣기에 법은 딱딱하고 어렵다. 코인법률방은 실제 사연을 재구성하지도, 지나치지도 않게 법을 알려준다. 솔로몬의 선택 이후 이토록 친근하게 법을 알려준 프로그램이 있었을까. 코인법률방은 실제 사건이나 일상에서의 분쟁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 코인법률방이 없어지면 안 되는 이유다. 종영되기엔 안타까운 코인법률방. 이 프로그램이 사라지면 안 되는 이유 3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코인 법률방이 사라지면 안 되는 이유 3가지


1. 정말로 법의 문턱을 낮췄다.


코인법률방의 제목과 상담공간은 코인법률방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거리’ ‘코인’ 이라는 낯설지 않은 단어를 공간과 진행방식에 적용함으로써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 가까이에 있습니다.'고 느낄 수 있게 한다.  


<코인 법률방>은 가까운 일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코인노래방을 떠올리게 하는 '500원'란 이용료 책정부터 뒤 이어 나오는 법률이란 단어는 법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돕는다. 장소 또한 특이하다. 위압감을 느낄 사무실이나 거대하고 진부한 스튜디오를 벗어나 거리로 나왔다. 상담 장소는 사무실 아닌 길거리 위. 경력 있는 변호사들이 천막 안에서 점 보듯 상담을 한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사건들부터 중대한 사건·사고까지 시청자들의 사연으로 이루어진다. 이동식 박스에서부터 천막까지 변형되어 온 상담공간은 사연자가 느낄 긴장감을 낮추고, 시청자들에겐 친근함을 보인다.


상담이 이루어지는 실제 천막, 대기 장소는 차 또는 인근 건물을 이용한다.(사진출처 : KBS N )


2. 진정성과 전문성이 함께한다.


앞으론 피로감은 낮추고 '유연하게', 고급정보를 '빠르게, 잘' 가려내는 컨텐츠/미디어가 주목받을 것이다.


<코인법률방>엔 매크로처럼 어디에나 붙일 수 있는 기계적인 답변이 없다. 영양제를 팔러 나온 정보를 가장한 시청자 기만 광고노출도 없다. 코인 법률방은 일상을 구성에 고스란히 반영하였다. 국민들의 법 접근성을 낮췄지만, 진정성까진 낮추지 않았다.


무게감은 있지만, 너무 짓눌리지 않도록 사건의 크고 작은 요소들을 분별하여 넣었다. 사연이 자극적일 수 있지만 작위적이진 않다. 진행 또한 자극성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단호하고 사려 깊다.


출연하는 전문가인 변호사들 또한 같이 화내고 해결지점을 찾으려 애쓴다. 다양한 출신의 4명의 변호사가 모여 법적인 해석과 함께 어떻게든 보다 나은 상황이 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한다. 게스트는 시청자를 대변하듯 궁금해하는 부분을 질문하고, 같이 화내고 슬퍼한다. 시청자는 전문가들로 하여금 자극성에 쉬어갈 뿐만 아니라, 게스트를 비롯한 패널들(변호사들)과 함께 감정을 공유한다.


시청자들은 피로하다. 더는 해결되지 않는 사연들로 이루어져 1, 2등을 나누는 것은 무료하다. 자극적일수록 이달의 사연상을 주는 것에 피곤하다. 자극적인 컨텐츠 제재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시청자들은 별다른 사람이 아니다. 같은 시청자다. 자극적인 컨텐츠는 오래가지 못한다. 유튜브와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에 빼앗긴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돌리려면 방송국의 필터링을 제대로 이용한 컨텐츠(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이미 KBS는 가지고 있다. 코인법률방이다.


코인법률방은 방송 프로그램이란 특성상 완벽한 법률자문처가 되지 못하지만, 다음으로 나아갈 확실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정보가 무분별하게 넘쳐나는 지금, 전문성은 앞으로 더 주목받을 것이다. 시청자도 다를 바 없다. 이젠 포털사이트에 지식인이 정확한 답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앞으론 고급정보를 빠르게, 잘 가려내어 정보를 주는 컨텐츠/미디어가 주목받을 것이다. 


프로그램의 가치를 오래 끌고 가는 것은 광고주가 아니라 시청자다. 그게 공영방송인 KBS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프로그램의 가치와 구성이 국민에게 향하고 있다면, 케이블에서 메이저 시간표를 주고 독려해야 하는 게 공영방송 KBS가 가야 할 행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방송이라면 국민이 자신의 권익을 알고 잘 지켜낼 수 있도록 정보를 주고 지치지 않는 독려와 웃음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증명을 보여야 시청자들의 이탈을 막고 선점할 수 있다.



3. KBS는 <코인 법률방>을 대체할 프로그램을 갖지 못했다.  


시즌을 이어온 컨텐츠가 사라지려면 대체될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아야 한다. 우리나라 방송 3사를 두고 보더라도 <코인법률방>을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선뜻 없다. 단순히 수익성과 예능만 두고 논하기엔 너무 아까운 프로그램이다. 놓치고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익성은 중요한 요소이지만 기업이 갖는 여러 목표 중 하나일 뿐이다. 기업이 가져야 할 하나의 원칙은 '지속 가능함'에 있다.


KBS가 공영방송 타이틀을 내세우는 지금, 코인법률방만큼 공영방송 취지에 맞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생각한다. 타 방송국에 키워드를 빼앗기고 난 후엔 늦었다. 코인 법률방의 키워드는 국민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친근한 진행자, 법률전문가, 게스트의 반응에 신경 쓰느라 놓치지 않는 사연 중심의 구조와 진행방식까지. 코인 법률방을 가졌다는 건 국민에게도, KBS에게도 큰 재산이다. 국민이 바보가 되지 않도록 주어진 권리와 책임에 다할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대표 공영미디어 KBS 라면서.

KBS 소개 - (출처 : KBS 공식 홈페이지. http://open.kbs.co.kr/)
공영 방송( 公營放送 )
이윤 추구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송. 또는 그 기관. 상업 광고를 하지 않으며, 시청료를 주요 재원으로 삼는다. - 표준국어대사전
법의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수임료 단 돈 500원인 <코인 법률방>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말 많고 탈 많은 이 시대에 억울한 일들로 법적 분쟁에 휘말려 피해를 당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하지만 엄두조차 나지 않던 높은 변호사 수임료!
이제 어벤져스급 변호사들이 껌 값보다 싼 500원의 수임료로 정확하고 명쾌한 법적 해답을 찾아준다!
국내 최고 변호사들로 구성된 국내 최초 이동식 거리 로펌~
코인 법률방의 문이 활~짝 열린다!

- <코인 법률방> 기획의도



이토록 공영방송의 취지에 맞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바보 같은 선택 대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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