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껴안아도 뜨는 공간 5cm
11월 4일 월요일. 엄마는 지난 해 겨울 골절 수술 받으신 부위의 철심을 빼셨다. 그 날 새벽 꿈에서 추운 밤 바닷가에 빠진 하얀 강아지를 구해주고, 어느새 떠있는 햇볕에 잘 말려진 따스한 모래로 물기를 털어주었다. 뽀송해진 강아지를 껴안었다.
11월 5일 화요일 새벽. 깊이 잠든 꿈 속에서 밤하늘 배경화면에 엄마 메세지가 떴다. 딸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보내진 한 문장. 낯간지러운 말을 선뜻 해준 적 없는 어머니라 눈이 떠졌다. 밤새 걱정할 일이 없는데도 걱정했다.
11월 6일 수요일. 병실에서 엄마의 뒷모습을 계속 쓰담았다. 별이의 뒷모습 같기도하고, 그냥 등을 쓰담는 지금이 그리워질 순간이 올테니. 쓰다듬으면서도 엄마가 그리웠다.
서점에 들러 잠깐 책을 읽고, 책을 사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 엄마는 무슨 책을 샀냐며 제목을 읊어보고 들춰봤다.
크게 팔을 벌려 엄마를 안으니 엄마는 눈치를 달래며 얼른 집에 가라했다. 내일 온다고 저벅거리는 발걸음으로 병실 밖을 나왔다.
빨리 돌아갈 용무가 있는 집이 아닌데도. 밤거리를 좀 걸어도 되는데도. 버스를 마다하고 지하철을 탄다.
엄마와 간격이 생길때 마다 지금을 살면서 지금을 그리워 하게 된다. 오늘도 아무리 안아도 생기는 틈 5cm에 그리운 마음을 놓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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