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ue Moon May 30. 2020

두 여자의 꿈

꿈은 가까이에


“너 꿈이 뭐니?”


“장차 커서 뭐가 될래?”


이런 질문은 누구나 어릴적에 어른들로부터 흔히 들은 말이다. 꿈 하나정도 없으면 안될성 싶도록 늘 받았던 질문이다. 뭐라도 얼른 근사한것으로 둘러대야만 한다. 초등학교때 내 또래의 아이들은 선생님 아니면 의사나 외교관이 공통된 꿈이었다. 가끔 친구의 꿈은 나의 꿈이 되기도 하고, 나의 꿈은 친구의 꿈이 되기도 했다. 서로 꿈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어른들로부터 받은 셀수 없는 꿈 질문은 사회적으로 출세를 해서 돈을 잘 벌수 있는 직업정도를 가지는 것이었다.


그때 품었던 꿈은 조금씩 자라면서 변하는것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나의 꿈은 주일학교를 다녔던 시절에는 훌륭한 성경교사나 선교사가 되는것이 꿈으로 변했다. 그후로 여러개의 꿈을 품기도 하고, 힘들면 변덕쟁이처럼 버리기도 했다.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나이가 들었다. 중년의 나이가 되었을 쯤에야 알기 시작했다. 꿈이란 별을 따는것처럼 환상적이거나 기적같은것이 아니었다. 사회적 성공이나 지위, 소위 명예를 걸머지는 종류의것도 아니었다.


꿈-dream이란 말은 나에겐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며 동시에 간절한 열망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꿈-Dream 이란 감성적이고 내적인 요소에 더 가까운 것이다. 즉, 물질이나 성공이 뒤따르지 않는 일이다. 화려하고 근사할 필요도 없다. 포장되지 않는 것이다. 잘하는 일, 하고싶은 일을 찾아 가는 일이다.


어릴적, 밤 하늘에 떠 있는 수 많은 별들을 헤아리며 꿈을 생각했다. 그처럼 꿈이란 오래전에 묻어두었던 마음속 어딘가  잃어버렸던 별들을 헤아리는 일이 아닐까. 나에게 가장 어울릴것 같은 별 하나를 품는 일 같은것이다.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게 된 일도 바로 그 별을 찾아 헤맨끝에 비로소 가지게 된것이다.


꿈이란게 희안하다. 내가 발버둥치며 열중하지않아도 빠져들게 하는 마법같은 힘이 있다. 삶을 아주 충실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어느날부턴가 나는 꿈이라는 마법에 푹 빠져 버렸다.  



“레베카! 너 나이들면 뭐 하고 살래?”


나를 열심히 응원하는 조카, 레베카에게 한마디 던졌다. 그녀도 꿈 하나쯤 가졌으면 했다.

25살, 한창 꽃다운 나이다. 사랑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언제까지나 사랑에 빠져 살수 있을거라 믿고있다.

 

그림도 잘 그리고, 손 재주도 있고, 노래도 잘 하니 꿈 하나를 가져보라고 했다. 결혼을 하면 직장인으로, 주부,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야 한다. 시간을 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그녀에겐 지금이 좋은 기회다. "남편도, 아이들도 꿈이 있는 여자로서의 아내, 엄마가 좋지 않을까? ,꿈이 있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도 어릴때부터 꿈을 알아가지 않을까?" 라고 말을 던졌다.


몇주일이 지나, 집으로 온 레베카는 "이모! 나도 꿈 하나가 생겼다!" 라고 눈을 찡긋해 보였다.


레베카는 노래 부르는 일을 시작했다. 어릴때부터 줄 곧 노래를 흥얼거리고 부르기를 좋아했다. 그녀에겐 당연한 선택이다. 남자친구는 열렬한 호응을 하며 새 꿈을 향한 출발의 의미로 마이크를 선물했다.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쉬는 날에는 하루에 3시간 정도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반주로 기타를 치기도 하면서.


레베카가 노래를 부르는것은 뒤늦게 무슨 음반이라도 내어보려는 속셈이 있어서가 아니다. 좋은 노래를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쁨과 보람을 가지려한다. 노래를 하는 동안 모든 씨름에서 벗어날수 있고,  스트레스까지 해소되는 기분마저 든다고 한다. 좋은 변화다. 무언가를 할수 있다는 뿌뜻함이 생겨 일상이 즐거워졌다. 생각했던것보다 대단한 열성이다. 돈을 벌수 있는 일도 아닌데.  아무튼 꿈이란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에 있는 그녀의 엄마나 , 남자친구는 그녀의 노래에 서러울 정도로 혹평을 한다.


“ 노래에 감성이 부족해! , 뭐가 좀  밋밋해!”


“ 아직은 음이 안정적이질 않아!” 이런식으로 그녀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레베카는 금방 낙담해서 나에게 전화를 한다.

“ 따끔한 충고는 필요한거야!, never give up (포기하지마)!" 주로 두 사람이 냉정한 비평가라면 나는 레베카의 편에 선다.


이렇게 레베카와 나는 서로 꿈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충고하고, 밀어주고 ,격려하면서. 레베카는 나의 글의 독자가 되었고, 나는 그녀의 노래를 듣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는 나의 글을 즐겨 읽고, 나는 진심으로 레베카의 감성적인 노래가 좋다.


20대, 30대까지는 꿈이란 결코 닿기 힘든 것인줄 알았다. 이것저것 근사한것만 계획하다 포기하기가 일쑤였다.

그러다 모든것을 탕진한것마냥 지칠때가 많았다. 누구나 잘 하는것, 하나정도의 재능이 있다. 그것을 찾으면 된다. 꿈은 어디에나 있다.


꿈이란 그저 평범하다. 숨가프게 달려갈 필요도 없다. 경쟁도 없다. 한 순간의 성공으로 일단락짓는것으로 끝나는것도 아니다. 평생을 이어가는 진행형이다.

단지, 한없이 자유롭고, 행복하다. 그래서 값지다.

꿈이란 그런것이다.








꿈.ㄷ

성공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꿈은 좀

매거진의 이전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