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돈놀이

시어머니 가족들은 불쌍해

by Blue Moon

시어머니가 돈놀이(?)를 한 것은 오래전부터다.


시어머니가 하는 돈놀이란, 무슨 고리대금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생신이나 어떤 특별한 명목으로 여기저기서 받는 푼돈을 모은다. 여기에 매달 정부에서 받는 은퇴연금이 더해진다. 이런 돈이 쌓이면서 시어머니의 돈놀이는 일상처럼 시작된다.


아들에게 받는 돈은 여동생에게 주고, 여동생에게 받은 돈은 조카딸에게 주고, 남동생이나 조카딸에게 받는 돈은 아들에게 돌아온다.


시어머니의 이런 형태의 돈 관리(?)가 돈놀이인셈이다. 큰돈도 아니고, 이자 돈이 생기는 일도 아니지만 이리저리 굴리니 이 또한 돈놀이가 아니겠는가.


시어머니의 돈놀이에 큰 베네핏(?)을 가지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아들이다. 그것도 단 하나밖에 없는 외동아들이다. 그런 이유로, 혹, 돈이 들어가는 일이 생기면 시어머니는 주저 없이 은혜(?)를 베푸신다.


아들이 얼마 전에 잇몸 수술을 해야 했다. 예상치 않았던 금액을 지불해야 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덴탈 보험으로 커버가 모두 안 되는 수술이 있다. 나머지는 본인 부담이다.)


시어머니는 잇몸 수술을 해야 하는 아들이 어린 자식처럼 그저 측은할 뿐이다. 시어머니도 함께 씨름 씨름 앓는듯한 목소리로 한마디 하셨다.


" 아이고, 우리 아~들 아파서 어쩌냐? 쯧쯧 "


이처럼 아들~아들~하는 시어머님은 아들을 위해서는 뭐든지 하겠다는 태세였다. 아들일이라면 죽고 못 살 정도다. (음, 며느리일이라면 너~알아서 ~ 이런 식이다^)


시어머니의 아들 사랑을 거절한다는 건 불효다. 무조건 받아 챙기는 것이 시어머니에게 드리는 기쁨이다.^


음식을 잘 만들지 못해서 남들처럼 김치도 못 담가주고, 맛난 반찬도 기대하기 힘든 시어머니다. 대신 한 푼이라도 보태려는 것이 시어머니의 사명이요 , 행복이다.

시어머니의 돈은 이렇게 돌아 어떤 땐 여동생에 들어간다. 심지어 여동생의 손자, 손녀들이 어쩌다 방문하면 일일이 이름이 적힌 돈 봉투를 준비해서 보낸다. 그 고마움으로 여동생의 자녀들이 시어머니에게 용돈을 보낸다.


그런 돈은 애리조나에 사는 조카딸에게 보낸다. 육십이 넘은 조카딸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시어머니의 언니) 돌아가신 지 오래다.


그게 또 마음에 걸리고, 안타깝고 불쌍하단다. (사실, 조카딸은 남편도 있고,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 여든 대가족이다. 전혀 불쌍하지도 않거니와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 조카딸은 그런 이모의 정성에 생신이니, 어머니날 등의 이름으로 돈을 보낸다.


이런 식으로 시어머니의 은행 잔고는 조금씩 모아진다. 시어머니의 돈놀이는 변덕 한번 부리는 일도 없고, 아까운 기색 하나 없다.


당신을 위해 쓰는 일은 더더구나 없다. 시어머니의 돈놀이는 순전히 베푸는 자선이다.


무엇보다 전혀 불쌍하지 않은 가족들이다. 시어머니에게는 이래서 불쌍, 저래서 안쓰러워.. 식이다. 모두 불쌍한 형제. 자매들이다. ( 불쌍하지 않는 단 한 사람은-며느리다^ )


생일, 각종 문안, 감사, 회식 등등, 이런저런 명목을 붙이면서 선물처럼 돈 봉투를 준비한다.

아, 이쯤 되면 며느리는 "어머~ 어머니이처럼 살고 싶어요~"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올법하다.


하지만, 며느리는 이런 식의 시어머니의 돈놀이가 그다지 존경스럽지 않다. 계산이 확실한 며느리는 좀 못마땅한 게 사실이다.


우선, 시어머니가 당신을 위해 한 푼도 쓰지 않는 사실이 안 따갑다. ‘옷은 많아! 그까이꺼~ 여행은 무슨 , 집 떠나면 고생이쟎어~’하며 옷 한 벌 사지 않고, 여행도 마다한다. (참고로 사준 옷은 흔적 없이 없어지고 여행은 돈 든다고 안 간다.)


게다가, 자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형제, 자매들에게 가는 돈도 아깝다. 해서 어느 날, 남편에게 몇 마디를 확~던졌다.


"아니! 어머닌, 무슨 자선 사업가도 아니고 맨날 형제, 자매들이 불쌍하다고 그래?"


"변호사 아들에 , 교장 며느리 둔 형제들이 뭐가 그렇게 불쌍한 거야?"


"게다가 알부자인 여동생에겐 매달 그로서리(장보기)까지 봐주잖아?"

진작부터 시어머니의 돈놀이에 어게인스터 한 며느리다. 쉬지 않고 몇 마디를 늘어놓자마자 남편 왈,


"엄마 돈이야! 엄마가 어떻게 쓰든 상관 마~~~~!"


맞는 말이긴 하다. ^ 시어머니가 형제, 자매들이 불~쌍해서 하는 일이다. 뭐, 시어머니의 물질권은 며느리에게 일프로의 권리도 없지 않은가?!


돈놀이는 그녀의 즐거움이며 행복이며, 라이프다. 이런들 저런들 돈을 쥔 시어머니의 마음을 며느리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시어머니는 언제까지고 돈놀이를 성실히 할 것이고, 며느리는 말이 통하지 않는 시어머니께 항의할 것이다.


“어머니이~ 이모님 냉장고 꽉 꽉~찼어요’ 뭐가 불쌍해요?!’


‘어머니이~ 삼촌! 돈 많아요! 아들, 딸도 잘 나가는데~뭣하러 그걸 챙겨요?! “


”어머니이~ 언니(조카) , 안 불쌍해요, 잘 살고 있는데~~"


”어머니는 다 퍼주면 어떻게 해요~~!”


사실, 며느리는 그렇게 빠져나가는 돈이 은근히 아깝다.

왜? 왜요? 하며 감히, 계속해서 시어머니께 앙탈을 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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